성공적인 원격근무를 위한 가이드 제작기
코로나19 위기가 한창 치솟았을 무렵 언더독스도 설립 이래 5년 만에 처음으로 원격근무*를 시도했습니다. 지난 2월 26일부터 3월 20일까지, 약 4주 동안 원격근무를 도입하고 시행하면서 겪었던 시행착오와 변화들, 그로 얻은 인사이트를 원격근무 가이드 제작기를 중심으로 회고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재택근무였지만, 넓은 범위에서 보면 원격근무에 속하기에 이하 원격근무라고 명칭을 통일합니다.
언더독스는 원격근무 중 서로 간 내부 업무방법론을 잘 지키고, 명확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상황을 투명하게 공유하는 걸 중요하게 보았습니다. 이를 통해 신뢰가 만들어지고, 지켜나갈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이미 한 차례 쏟아져나왔던 원격근무 장단점, 인사이트 및 팁 공유 콘텐츠에서도 보았듯 많은 직장인 분들이 공감하고 계신 부분이었습니다.
각자의 공간에서 각자의 상황에 맞추어 업무를 진행하다 보니 타이밍이 맞지 않을 때도 있고, 메신저나 전화로 커뮤니케이션을 하더라도 비대면이기 때문에 의도가 충분히 전달되지 않거나 시간을 오래 잡아먹기도 합니다. 또 업무 진행 상황을 제대로 체크하지 못해 한 주를 손에 잡히는 결과물 없이 물 흐르듯 보내버릴 수도 있고요.
그래서 기존 내부 업무방법론을 다시 확인하고, 사용 중인 소프트웨어 툴의 기능 중 원격근무 중 더욱 빛을 발할 수 있을 만한 기능을 파악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언더독스 답게 일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명확한 원격근무 가이드를 만들고 지키기로 했습니다.
언더독스는 ‘어떻게 하면 일을 더 잘할 수 있을까?’에 대해 늘 고민합니다. 고민에만 그치지 않고 구체적인 액션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상세한 업무방법론을 마련해두고 있는데요. Task 관리, 업무 퀄리티, 자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비즈니스 매너 등 크게 5가지 항목에 따른 핵심 업무 Rules가 있습니다. 그중 Task 관리, 업무 퀄리티, 커뮤니케이션 Rules를 기반으로 원격근무 가이드를 만들었습니다.
아울러 목적에 따라 총 3가지 업무 소프트웨어 툴을 사용하고 있는데요, 바로 공동작업 & 외부 커뮤케이션을 위한 구글 지스위트(G Suite), 사내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슬랙(Slack), 일정 관리를 위한 플로트(Float) 입니다.
구글 지스위트는 원활한 공동작업 및 생산성 증대를 위한 앱으로 이메일, 드라이브, 캘린더 등 다양한 툴이 한데 모여 있습니다. 이메일 초대와 공유 캘린더를 통해 구성원들의 일정을 한눈에 살펴보고, 회의 일정을 쉽고 빠르게 잡을 수 있죠. 원격근무에서 빼놓으려야 빼놓을 수 없는 화상회의도 화면 공유까지 가능한 구글 Meet로 문제없이 진행 가능합니다.
문서, 스프레드시트, 프레젠테이션 등으로 실시간 공동작업을 할 때 근무 중인 공간에서 갑자기 와이파이가 끊기더라도 당황하지 않아도 된답니다. 인터넷 연결과 관계없이 작업을 수행할 수 있거든요. 또 모든 작업을 컴퓨터, 휴대전화, 태블릿 등 기기 종류와 관계없이 구글 드라이브라는 하나의 플랫폼에서 안전하게 액세스할 수 있어서 편리합니다. 특정 파일을 공유할 때는 이메일에 파일을 첨부하지 않아도 다른 사용자를 초대해서 공동작업을 진행할 수도 있고요.
슬랙은 구성원들과 실시간으로 정보를 빠르게 주고받기에 안성맞춤인 툴입니다. 사업/프로젝트별로 채널을 만들 수 있고 채널마다, 메시지마다 세분화된 알람 기능을 활용해서 중요한 정보를 놓치지 않도록 해줍니다. 다만, 채팅형으로 보여지기 때문에 대화의 홍수 속에서 정확히 원하는 정보를 찾는 데 시간이 조금 걸릴 수 있고, 게시글형이 아니라는 점에서 프로젝트 기반으로 업무 공유가 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또 모든 매뉴얼이 영어로 되어 있고, 한글도 완벽하게 지원하질 않아서 간혹 불편함을 느낄 때도 있어요. 국내 IT 기업, 중소규모의 스타트업에서 즐겨 사용하는 툴이 되었습니다.
플로트는 좀 생소하시죠? 효율적인 스케줄링을 돕는 협업 툴인 플로트는 아직 국내에서 상용화된 툴은 아닌데요. 프로젝트, 팀별로 일정을 관리하고 실제 리소스 투입량을 가시적으로 확인할 수 있어 효율적인 팀 관리, 자기 관리에 유용합니다. 무엇보다 구글 캘린더와 연동이 되어 스케줄 관리를 불필요하게 두 번 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 납기 준수는 언더독스뿐만 아니라 모든 회사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일 텐데요. 일간, 주간, 월간 업무 관리뿐만 아니라 프로젝트별로도 관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용한 툴입니다.
2월 26일부터 본격적으로 원격근무에 돌입하기 전 언더독스 원격근무 가이드 1탄이 만들어졌습니다. (뚜둔!) 슬랙을 통해 공유하여 바로 다음 날부터 규칙을 지켜보면서 가이드 상에서 부족한 점들을 보완해나가기로 했습니다.
모든 크루가 풀타임으로 원격근무하는 건 처음이라 초반 이삼일에는 소소한 에피소드들이 있었습니다. 통근 시간이 없으니 9시 29분에 일어나서 바로 노트북을 켜도 업무 진행에 무리가 없어 신이 났습니다. 반려견과 반려묘가 있는 크루들은 출근할 때마다 초롱초롱한 눈빛을 뒤로할 필요 없이 부대끼며 일할 수 있어 행복했고요. 화상회의를 거의 하지 않는 직무의 크루들도 모든 미팅을 화상회의로 진행해보면서 동공지진을 경험하기도 했습니다. 점심시간을 포함하여 8시간이 넘도록 좌식 생활이 가능한 스스로를 보며 놀라기도 했죠.
그러나 이런 문제들이 있었습니다.
언더독스 크루들은 원래 커뮤니케이션 속도가 상당히 빠른데요, 텍스트를 통해 즉답이 어려운 경우 전화를 하거나 바로 대면으로 커뮤니케이션을 이어갑니다. 그런데 비대면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하다 보니 전화 업무가 많거나 슬랙 메시지가 쏟아지는 경우 답변이 빠르게 오지 않기도 했고, 대면하여 설명하면 금방일 일들도 텍스트로 여러 번 혹은 길게 풀어 써야 하니 시간이 더 걸렸습니다.
물론 1주 차부터 모든 크루가 평소처럼 주간 업무 계획을 작성했습니다만, 원격근무를 하니 시간을 자유롭게 쓸 수 있어 자연스레 더 높은 업무 목표를 세우게 되었습니다. 보다 구체적이고 명확한 원격근무 가이드와 업무진행 상황 관리 시트를 마련하여 정해진 시간 내에 업무를 최대한 마무리하고 무리하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1주 차 원격근무가 끝나고 크루들로부터 솔직한 피드백을 받아 원격근무 가이드 1탄에서 부족한 점들을 개선 및 보완했습니다. 그렇게 언더독스 원격근무 가이드 2탄이 탄생했습니다. 밑줄 쫙이 모두 새롭게 추가된 규칙들입니다.
그리고 이런 점들이 달라졌습니다.
업무 시간 중에는 최대한 10분 이내에 슬랙 답장하기, 불가피한 자리 비움 시 슬랙 프로필 상태를 변경하기 등 아주 사소한 부분들까지 규칙을 정했습니다. 물론 이미 필요성을 느끼고 지키고 있는 크루들도 있었지만, 공개적으로 명시하고 모든 크루가 지키기 위해 노력할 때 커뮤니케이션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텍스트의 한계는 전화 연락, 화상 회의를 통해 보완하려 했고, 업무 성과 중심의 대화를 통해 간결하고 명료하게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1주 차에는 원격근무 가이드만 있어 업무 진행상황 관리 시트에 팀마다, 크루마다 업무 계획을 작성하는 방식이 조금씩 달랐습니다. 소요시간(H) 단위까지는 적지 않는 경우, 일자별 목표가 있지만 아웃풋 형태가 아닌 경우, 당일 미완료 업무에 대한 다음 액션 플랜을 적지 않는 경우 등 케이스가 다양했죠. 2주 차부터는 업무 진행상황 관리 시트 작성 규칙을 설정하여 모든 크루가 정해진 시간 내에, 같은 방식으로 작성하도록 했고, 기존 납기를 지키지 못할 경우 사전에 PM과 협의를 거친 후에만 시트를 수정하도록 했습니다.
원격근무가 안정화되기 시작했습니다.
2주 차 중반부터는 재택근무 가이드 2탄과 업무 진행상황 관리 시트 덕분에 원격근무가 안정화되었습니다. 실제로 매주 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3일은 원격 근무를 진행하고, 업무 진행상황을 보다 원활히 조율하기 위해 월요일, 금요일과 이틀은 회사로 출근을 했는데요. 원격근무 마지막 4주 차에는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4일 연속 원격근무를 진행했습니다. 원격근무는 처음이지만, 그래서 더 잘해보자는 마음으로 모든 크루가 가이드를 지키려 애쓰고, 단단한 신뢰가 만들어졌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길어진 사회적 거리 두기와 높은 업무 집중도로 지쳐갈 즈음 언더독스의 원격근무 기간이 끝났습니다. 다시 통근하면서 만난 크루들에게 그럼에도 개선되지 않은 원격근무의 단점을 물었습니다. 재택근무 가이드와 업무 진행상황 관리 시트를 만들었다고, 잘 지켰다고 결코 완벽한 원격근무가 될 수 없기 때문이죠. 크루들의 피드백은 앞으로 언더독스가 보다 안정적인 원격근무 환경을 만들고, 코로나19 이후에도 확대해나가는 데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라고 생각합니다.
성공적인 원격근무를 위해
언더독스에게 남겨진 숙제는?
"평소 사무실에서 크루들과 순간적인 시너지를 발휘해야 할 때가 있어요. 하지만 원격근무 중에 이루어지는 메신저 연락, 전화 연락, 화상 회의는 모두 비대면 커뮤니케이션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빠르게 의사 결정하기 어려웠죠. 또 언더독스는 작은 조직에 협업 프로젝트가 많다 보니 크루들 간 친밀도가 높은데, 함께 커피 한 잔의 여유를 갖지 못하는 것도 참 아쉬웠어요. 화상회의로 모닝 티타임이라도 해볼까요?"
"아무래도 휴식과 일을 같은 공간에서 하고, 업무에 집중하다 보면 개인 시간과 업무 시간의 구분이 어려워지니 출퇴근과 또 다른 피곤함이 있었어요. 코로나19로 인해 재택이 필수였지만, 원격근무의 원래 의미처럼 회사가 아닌, 그렇다고 집도 아닌 공간에서 업무를 진행한다면 개선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렇지만 집 외에 원격근무에 충분히 몰입할 수 있는 공간을 찾는 것도 어려운 일이겠네요."
"매일 매일 업무 진행상황을 세세하게 보고하는 시스템을 저희 스스로 만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힘든 부분들이 많았어요. 오늘 예정된 업무가 잘 진행되지 않을 때 호흡을 변경하고자 내일 예정된 업무와 교체하거나 예상과는 달리 오늘 업무가 빨리 진행되어서 내일 업무의 일부를 오늘 먼저 진행하는 등의 자율적으로 진행하던 부분들까지 보고하고 관리해야 했으니까요. 원격근무를 위한 새로운 시스템에 있어서 크루들의 피드백을 반영하며 적응해가는 시간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원격근무를 위한 하드웨어적인 환경도 잘 셋팅되어 있어야 하더라고요. 화상 회의를 하는데 통신, 마이크, 카메라 상태 등이 원활하지 않아서 '보이시나요?', '들리시나요?', '잘 못 들었어요.' 등의 불필요한 대화들이 여러 번 오갔어요. 화상 회의를 하기 전 각자 하드웨어 셋팅을 신경 쓰고, 앞으로 원격근무 확대를 고려해서 관련 기기들도 갖춰 나가야 할 것 같아요. 숙제가 꽤나 많네요?"
언더독스는 국내외 혁신 창업가 발굴 및 육성을 위한 실전창업교육 전문 기관입니다. 2015년 설립되어 청년, 시니어, 지역, 글로벌 등 4대 영역을 중심으로 창업 교육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교육을 제공해왔습다. 세상을 바꾸는 약 7,790명 (2019년 12월 기준)의 사회혁신 창업가를 육성하고 함께 성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사관학교, 언더우먼 등 자체 시그니처 프로그램과 더불어 지자체∙기관∙기업과 연계하여 실제 창업에 최적화된 교육 프로그램 및 코칭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사관학교 졸업생 114명 / 기수별 평균 창업률 73% / 사회적 기업가 육성사업 10팀 선정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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