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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언더독스 Aug 25. 2022

어떤 편견은 그렇게 나쁘지 않습니다.

고객과 헤어질 결심이 아니라면 말이죠.


진정한 BM은 시장이 탄생시킨다


스타트업의 성패를 결정하는 것은 무엇일까? 답은 창업가의 아이디어와 기술 그 자체보다, 시장에 있다. 실제로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CB인사이트가 미국에서 폐업한 101개 스타트업의 실패 원인을 심층 분석한 결과, 42%가 '시장 니즈 없음'을 패인으로 꼽았다. 이는 성공적인 비지니스 모델은 창업가가 아니라 시장이 결정한다는 것을 확인하게 하는 대목이다. 창업가의 새로운 아이디어는 필히 시장의 새로운 니즈와 연결되어야 하며, 이 연결 과정에서 탄생하는 것이 차별화된 비지니스 모델이다. 그렇다면, 시장의 선택을 받는 BM을 만들기 위해서는 어떤 관점을 취해야 할까?





고객이 창업가의 제품을 '고용'하는 이유


고객은 해야할 일을 발견했을때, 그 일을 하기 위해 제품을 고용한다. 따라서 팔릴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전형적으로 세분화된 고객 유형이 아닌, 고객의 '할 일(Jobs to be done)'을 먼저 파악해야 한다. '할 일' 관점에서 정의된 시장은 제품 카테고리 관점에서 정의된 시장보다 훨씬 크다. 고객의 할 일을 해결해주는 최적의 제품이 아직 존재하지 않는 곳에 진출함으로써 없던 시장을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현재에 이르기까지 고객의 경험을 재정의하는 것이 필요하다.




종이로 가구를 만드는 회사에서, 

가구 경험을 바꾸는 회사로


페이퍼팝은 종이로 가구와 각종 생활용품을 만드는 소셜 벤처로, 법인 설립 전 개인 사업자로 첫 제품을 출시한 시점까지 따지면 9년차에 접어든 중견 기업이다. 첫 시작은 종이 회사에 다니던 박대희 대표가 버려지는 양질의 포장재 종이들이 아까워 이것저것 만들어보던 것. 당시 박대희 대표는 말 그대로 만들고 싶은 것을 만들었고, 자연히 이를 구매하는 사람도 많지 않았다. 더군다나 당시는 지금처럼 환경에 대한 대중적 관심도 적었기에, '박스를 열었더니 박스가 들어있네요', '엄마가 배송 박스인 줄 알고 버렸어요' 등의 싸늘한 제품 후기도 종종 올라왔다. 


페이퍼팝의 종이 가구로 꾸며진 공간


우연한 기회에 언더독스를 만나 소셜벤처 육성 교육에 참여한 후, 페이퍼팝은 시장을 제대로 파악하기 시작했다. 종이가구는 가구로서의 기능을 충분히 할 정도로 튼튼하지만, 그렇다고 기존 소재인 나무나 합판으로 만들어진 가구만큼의 내구성을 담보할 수는 없었다. 또한 저렴한 가격은 장점이었지만, 큰 마음 먹고 오랫동안 사용할 고급 가구를 찾는 신혼부부 같은 고객에게는 선택지가 되지 않았다. 가볍고 저렴한 가구에 대한 니즈는 이사가 잦은 1인 가구, 단기간 사용할 사무실에서 사용할 가구를 찾는 사람들에게 있었다. 이는 기존 MDF 가구 폐기물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지점이기도 했다. 


그 전까지는 가구라는 제품 카테고리 중심으로 시장을 바라보았다면, 잦은 이사로 저렴하게 단기간 사용할 가구를 필요로 한다는, 고객의 '할 일(Jobs to be done)' 관점에서 시장을 재정의함으로써 페이퍼팝은 새로운 시작을 맞이했다. 타겟 고객을 예리하게 다듬자, 어떤 제품을 만들어야 할지도 명확해졌다. 그리고 회사의 소셜 미션에 동참하고자 하는 가치 소비자 못지 않게, 실용적 측면에서 종이 가구를 구매하고자 하는 사람들도 늘어났다. 실제 고객의 만족스러운 후기는 대부분 내구성, 간편한 조립 등 제품의 효용성을 중심으로 했다. 



유수의 시드 투자자들로부터 연이은 시드 투자를 유치한 비결도, 투자자들이 페이퍼팝을 새로운 가구 경험을 제공하는 회사로 인식했기 때문이다. 가구의 소재를 합판에서 종이로 변경한 것은 창업가의 아이디어였지만, 고관여 제품인 가구를 저관여 제품으로 경험하는데서 새롭고도 확실한 효용을 느낀 것은 고객이었다. 그리고 이런 시장의 선택이 페이퍼팝의 BM을 완성했다. 




선입견을 없애지 않기 위한 노력


시장에 없던 제품을 소개하는 입장으로, 종이 가구에 대한 기존 소비자들의 우려와 편견에 어떻게 맞섰는지 묻는 질문에 박대희 대표는 오히려 '선입견에 맞는 제품을 만든다'고 말한다. 애초에 페이퍼팝은 대중적으로 규정된 기존 카테고리에 진입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 필요에 의해 만들어지는 '할 일'을 충족시키기 위해 고용될 새로운 개념의 가구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창업가가 바꿔야 할 것은 고객의 선입견이 아니라, 시장을 바라보는 창업가의 관점이다. 그리고 이를 통해 완성된 BM은, 한때 혁신이라는 이름으로 개편되었던 기존의 판을 바꾼다. 게임체인저는 이렇게 탄생한다.  






R.R.R 언더독스 알럼나이 인터뷰 영상 보러가기 





창업교육의 게임체인저, 언더독스


언더독스는 창업교육 No.1, 창업교육씬의 게임체인저입니다. 언더독스의 첫 창업교육은 2015년 9명의 예비 창업가들과 함께 시작했습니다. 이후 현재까지 언더독스가 선보이는 창업교육이 지속적으로 시장의 표준이 되어, 시장을 이끄는 리더로 자리매김해왔습니다. 언더독스는 세상의 다양한 변화는 창업가들로부터 시작된다는 믿음을 가지고, 창업가에게 가장 필요한 창업교육과 생태계가 무엇인지 치열하게 고민하고 집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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