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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언더독스 Oct 07. 2022

단 한명의 고객을 위한 문제 해결

페르소나 스펙트럼을 통해 미래의 고객을 만나는 법


단 한 명을 위한 문제 해결


뉴욕의 현대미술관에는 유명한 미술품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전시된 한 주방 도구가 있습니다. 무려 ‘인류의 삶에 공헌한 아름다운 공산품’이라는 의미로 영구 전시된, 옥소OXO 감자칼입니다.

이 감자칼은 옥소의 창업자 샘 파버Sam Farber가 관절염으로 어려움을 겪는 아내를 위해 고안해낸 것인데요. 기존 감자칼의 사용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이 제품은, 출시된지 얼마 되지 않아 관절염 환자 뿐 아니라 누구나 사용하기 쉬운 주방 툴로 확고히 자리 잡습니다. 


라이터는 한 손만 쓸 수 있는 사람을 위해 발명되었고, 구부러진 빨대는 누워서 생활하는 환자를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그리고 현재는 누구나 편리하게 쓰고 있죠. 이 모든 사례들은 보편적으로 배제되었던 소수의 사용자를 위한 제품 개발이 다수의 숨은 니즈를 충족시키는 혁신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한 사람을 위한 솔루션이 미래의 고객을 충족시킨다


흔히 제품을 개발할 때는 해당 제품을 가장 많이 사용하게 될 타겟 유저의 사용자 경험에만 초점을 맞춰왔는데요. 기획, 개발, 피드백 등 제품 개발의 총체적인 단계에서 기존에 배제되었던 사용자들의 경험에 초점을 맞춰 그것을 해결해 나가는 ‘인클루시브 디자인’ 개념은 혁신의 새로운 방법론을 제시합니다. 그리고 이는 글로벌 IT 기업을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죠. (참고: 마이크로소프트 인클루시브 디자인 툴킷애플 개발자용 인클루시브 디자인 가이드 )


인클루시브 디자인은 다수 유저에만 주목하며 발생하는 배제를 인지하고, 이에 해당하는 소수 '리드 유저'의 경험에서 배움을 얻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그들은 평균적 유저가 눈치채지 못하는 잠재 요구를 발견하게 하기 때문입니다. 소수 그룹에 해당하는 리드 유저야말로 미래를 보여줄 사람들인거죠.





페르소나 스펙트럼을 적용한 제품 개발  


가령 시각장애를 가진 사용자와 소통하며 만들어진 효율적이고 명료한 회원가입 페이지는 눈이 침침한 어르신, 또는 바쁜 업무 중인 사람의 가시성을 한걸음 앞서 확보해줍니다. 특수한 리드 유저를 적극적으로 고려함으로써, 전체 사용자의 편의성을 향상시키는 직관적인 인터페이스 구축이 가능해집니다.


전 구글 UX 디렉터이자 마이크로소프트 인클루시브 디자인팀의 수석 디렉터 캣 홈즈 Kat Holmes는 한 사람이 놓일 수 있는 다양한 상황을 생각함으로써 생각의 범위를 확장하기를 권합니다. 상황에 따라, 일시적으로 혹은 영구적으로 변하는 인간의 능력을 연속선 상에서 고려하면, 더욱 많은 사람에게 유용한 제품을 만들 수 있습니다.


초기 창업가라면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드는 과정에서 주 사용자가 될 가상의 페르소나를 만들어 초기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과정에 익숙할 것입니다. 여기서 대상자는 가능한 한 구체적이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더 넓은 맥락에서 대상자의 상황을 이해해야 하죠. 






포용성이 더 나은 제품을 만든다


구글의 사례를 살펴볼까요. 기존에는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을 때 피부색이 어두운 사람의 얼굴이 원래보다 훨씬 어둡게 나오는 불편함이 있었습니다. 흑인의 경우, 배경보다 얼굴이 어둡게 표현되는 바람에 졸업사진을 망쳐버리는 웃지 못할 일도 벌어졌죠. 구글의 이미지 퀄리티 엔지니어 피터 셔먼 Peter Sherman은 카메라 렌즈 테스트 진행자 두 명이 모두 백인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에 여러 피부색을 가진 사람들을 대상으로 렌즈의 센서 테스트를 진행했고, 덕분에 구글의 휴대폰 카메라는 다양한 사람들을 정확하게 담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를 계기로 구글은 다양한 배경을 가진 구글 직원 2000여명을 모아 사용자 테스트를 할 기반을 만들었습니다. 이후 비디오 챗 앱인 Duo는 앱 개발 단계에서부터 다양성이 고려되었는데요, 해당 앱의 Low Light Mode를 사용하면 조명이나 피부가 어둡더라도 화면에 잘 담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Solve for one, extend to many


고도화된 시장에서 차별성을 만들어 내야 하는 창업가들에게, 소수의 개인화된 경험에 공감을 기울이는 포용적 방법론은 새로운 기회를 제공합니다. 소수 그룹은 핵심 잠재력입니다. 불편을 감지하고 개선점을 포착하는 시선이 탁월하기 때문입니다.


알고 보면 사람들은 모두 무언가의 소수자입니다. 모든 개인 안에는 다수성과 소수성의 양자가 공존하고 있죠. 시장이 놓치고 있는 틈은, 아직 충분히 조명되지 않은 소수를 중심으로 만들어집니다. 독자적이고 포용적인 시선이 게임체인저의 새로운 룰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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