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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언더독스 Mar 03. 2023

투자VS교육, 창업가에게 필요한 것은?

VC 속 유일한 교육기관, 청년창업사관학교를 통해 창업가 육성을 말하다

청년창업사관학교(이하 청창사)는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에서 주관하는 프로그램으로, 수도권을 비롯 전국 권역에서 운영됩니다. 청창사는 해당 지역에 사업 소재지를 보유한 초기 창업가를 일괄 지원하는 프로그램으로, 1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이 중 민간 주도형 청창사의 경우 권역 별 사관학교를 엑셀러레이터, 창업교육기관 등이 운영 권한을 가지고 도맡아 운영하는데요. 언더독스는 2021, 2022년 2년 연속 세종 청창사의 운영기관이었습니다. 

언더독스가 운영한 세종 청창사는 2년 연속 전국 청창사 중 2위의 성적을 거두었을 뿐 아니라, 이 역시 1위 지역 청창사와 1점 미만의 근소한 격차를 보일 정도로 압도적인 성과를 만들었습니다. 특히 2022년의 경우, 언더독스는 엑셀러레이터 운영기관 사이 유일하게 자체 콘텐츠를 보유한 교육기관이었다는 점이 특징인데요. 이런 정체성이 청창사 운영에 어떤 관점으로 반영되었는지, 그리고 어떤 성과를 이끌어낼 수 있었는지 알아보기 위해 세종 청창사 최종 성과 발표를 마무리하고 와룡 사옥에 방문한 센터장 이한욱님과 사업매니저 서상우님을 만나 청창사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소회와 창업 교육 관점을 들어봤습니다.





2021, 2022 세종청년창업사관학교 센터장/사업관리자 이한욱님, 사업매니저 서상우님 (왼쪽부터)



CHAPTER 1. 모두가 투자를 말해도, 언더독스가 교육에 집중하는 이유


# 언더독스는 엑셀러레이터 운영사들 사이 유일하게 자체교육 콘텐츠를 보유한 교육회사입니다. 여기에 어떤 배경이 있을까요?

민간 주도 청년창업사관학교의 운영은 두가지 관점으로 접근할 수 있습니다. 첫번째는 교육을 중심으로 하는 성과관리이고, 두번째는 투자 베이스의 접근입니다. 그 중 두번째 방식은 2022년 처음 시도되었는데요. 언더독스가 2021년과 2022년 2년 연속 청창사를 운영하고, 두 해 모두 1위와 근소한 차이의 전국 2위라는 좋은 성과를 거두며 확인한 것은, 교육이 투자를 가능하게 한다는 것입니다. 투자 앞단에서 진행되는 교육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거죠.



# 교육이 투자를 가능하게 한다, 어떤 점에서 그렇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하나의 창업팀이 온전한 기업으로 지속가능성을 가지고 생존 및 성장하기 위해서는 여러 요소가 필요합니다. 그 요소들에는 미션, 비지니스 모델, 수익구조, 팀빌딩, 자금 등 여러가지가 있겠죠. 이런 요소들은 단계별로 그 중요도를 달리하여 기능하게 되는데요. 여기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지원 ‘단계’의 적합성입니다. 

우리가 무언가에 ‘단계’가 있음을 말할 때는, 해당 일에 일련의 생략 불가능한 변화 과정이 있음을 의미합니다. 이를테면 발달 단계 A-B-C가 있다고 할 때, A 없이 B가 선행될 수 없고, A에서 B를 건너뛰고 곧장 C로 갈 수 없다는 것이죠.  

창업도 마찬가지입니다. 많은 분들이 고액의 투자금이 주는 후광 효과를 해당 스타트업의 경쟁력 그 자체로 동일시하여 인식하는 경향이 있는데요. 투자는 어디까지나 이전 단계에 대한 가능성의 확인이자 다음 단계로의 이행을 위한 마중물일 뿐, 그 자체가 최종 성과물은 아닙니다. 창업가 역시 투자금을 받기 위해 창업하는 것이 아니라, 창업의 목표 달성을 위해 일정 단계가 되면 투자금이 필요해지는 것이구요.

그런 면에서 언더독스가 교육에 집중하는 것은 스타트업이 다음, 또 그 다음 단계를 충실히 이행하며 성장하는 데 필수적인 첫 단계를 체계적으로 구축해나가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함입니다. 창업팀이 기업으로서 경영이 가능한 하나의 단위가 되어 본연의 역할을 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야말로 장기적 관점의 생존 및 성장에 필수 불가결한 요소라고 보는 것이죠. 



# 그렇다면 투자사가 아닌 창업교육회사로서 언더독스의 청창사 운영의 관점은 어떻게 달랐나요?

투자는 기본적으로 비지니스 모델과 수익구조가 완성된 단계의 팀을 대상으로 합니다. 아무리 배타적인 영역의 사업이어도, 기술이 우수해도 수익구조가 없으면 투자의 대상이 될 수 없어요. 

그럼 수익구조는 어떻게 만들까요? 그 지점을 정교히 만드는 것이 창업교육의 영역입니다. 창업팀은 교육을 통해 비지니스 모델을 다듬고, 그 과정에서 얻은 레슨런을 수익 모델에 반영합니다. 이렇게 역량이 향상된 창업팀은 결과적으로 완결성 있는 수익구조를 만들어 다음 단계로의 이행이 원활해집니다. 즉 투자 유치 가능성이 높아지는거죠.

사실 어느 창업팀이 투자를 받았다는 것은 투자 받는 입장에서 결과론적 이야기에요. 이미 어느정도 완성된 사업 모델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건 애초에 창업교육 단계를 벗어난 창업팀이라는 의미이기도 해요. 

즉 청창사 입교를 통해 한해 동안 달성하고자 하는 중점 목표를 투자 유치에 둘 것이냐, 경영 및 성장 전반에 둘 것이냐는 창업 단계에 따라 갈립니다. 스타트업과 스케일업의 차이라고 할 수 있죠. 저희의 역할과 목표는 창업 교육을 통해 창업팀이 생존할 수 있는 비지니스 모델을 완성하고, 수익 구조를 만드는 것입니다. 그런 만큼 교육 기반 운영사로서 언더독스는 입교생들을 딜 소싱 관점으로 접근하여 투자 발굴 대상을 골라내는 것이 아니라, 낙오자 없이 모두 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롱런하는 창업가로 탄탄히 키워내기 위한 목적이 강하죠. 창업팀들에게 제공되는 기회를 고려한다면 교육이 더 넓은 관점으로 열려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CHAPTER 2. 창업가와 함께 고민하는 파트너   


# 교육의 역할을 강조해 주셨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교육 방식일까요?  

사실 ‘창업사관학교’라는 컨셉은 언더독스가 2015년부터 자체적으로 시도했던 통합적 창업교육 방식으로, 다른 곳에서도 벤치마킹할만큼 언더독스의 시그니처로 자리잡았습니다. 그만큼 저희에게는 익숙한 포맷이죠. 핵심은 기업이 생존할 수 있도록 비지니스 모델을 발굴하고 완성하는 과정을 창업가와 밀도높게 고민하며 함께하는데 있습니다. 실제로 많은 입교생들이 세종 청창사를 통해 본인의 사업을 명확히 진단하고, 다음 이정표로 향하기 위한 최적의 경로를 체계적으로 설계할 수 있었다는 점을 만족 포인트로 꼽았는데요. 여기엔 1년 가까운 기간동안 일주일에 1회 이상 진행되었던 코칭이 무엇보다 유효했다고 생각합니다. 투자는 물론 대출, 지원사업, 상표권 등록, 특허 등록 등 다양한 단계의 니즈에 들어맞는 1:1 지원을 통해 창업가 본인이 세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지원했습니다. 그만큼 코치님들이 개별 입교생들의 사업을 깊이 들여다보며 함께 고민했죠. 

이런 방식은 특히 지역 창업가들이 자주 겪는 인력과 네트워킹 부족으로 인한 어려움을 해소해주는 지점이기도 했습니다. 창업 초기, 처음 겪는 문제는 많은데 조언 구할 곳이 없어서 직면하게 되는 막막함을 해소해준거죠. 이렇게 입교생들의 공동 창업가가 되어 함께 머리를 맞대고 전략을 고민했던 언더독스의 방식이 좋은 성과를 낸 원동력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언더독스는 2022년 전국 운영사 중간 평가에서 2위를 차지했는데요. 청창사의 운영사 평가 합산 항목은 크게 세가지입니다. 첫번째는 교육, 운영, 코칭 만족도 등 만족도 조사 기준의 정성평가이고, 두번째는  매출, 고용, 투자 등 주요 지표에 대한 정량평가입니다. 언더독스는 2022년 해당 두 지표 모두에서 전국 1위를 차지했어요. 마지막 세번째 항목은 발표 평가로 중간 및 최종 발표로 나뉘는데, 이 항목을 포함한 전체 순위는 현재 발표를 기다리는 중입니다. 




# 교육 과정에서 창업팀의 문제를 함께 해결한 구체적 사례가 있을까요?

입교 창업팀 중 하나였던 ‘휴닉’의 경우, 계약 과정에서 특허 이슈가 발생해 재산권 방어가 필요한 상황이 생긴 적이 있어요. 이때 전담 코치 뿐 아니라 해당 케이스에 특화된 전문 코치 2분과 센터장님이 모두 동원되어 해결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여러 기관을 직접 방문했습니다. 노무, 법무, 특허 등 전문영역에 대한 솔루션을 의뢰하기 위해서는, 의뢰하는 측이 우선 어떤 전략과 아이덴티티를 가져가고자 하는지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선행되어야 하는데요. 창업팀의 파트너로서 이에 대한 전략을 함께 도출하고 대응해서 결국 문제를 잘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단순히 교육만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입교생들이 청창사에 있는 동안 다방면으로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존재가 되어주려 했죠. 해당 팀은 전국 청창사 입교생 중 우수팀을 대상으로 하는 데모데이에서 대상을 수상하기도 해서 더욱 뜻깊은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CHAPTER 3.  기업 본연의 역할에 충실할 수 있도록 지원하다 


# 청창사 입교생에 해당하는 1-3년차 초기창업가들이 가장 빠지기 쉬운 시행착오는 무엇이었나요?

초기 창업가들이 가장 많이 겪는 시행착오 중 하나가 비지니스 모델이 좋거나 기술이 우수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라 생각하는 것인데요. 그것만으로는 1년 이상 지속하기 어려워요. 그 이후부터는 매출, 이익, 고용 등 성과에 대한 증명이 요구됩니다. 이를 인지하고 숫자를 통해 경영하지 않으면 기업 생존이 불투명해집니다. 기업 회계는 기업이 경영 가능한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는지, 미래 매출이나 인력 구조 등에 대응할 준비가 되어있는지 판단하기 위해 반드시 숙지해야 하는 지식입니다. 많은 초기창업팀이 어려워하지만, 기업의 장기적 생존을 위해 필수적인 부분이죠. 

세종 청창사를 운영하면서도 이 부분에 대한 교육과 지원에 힘썼습니다. 교육 과정에서는 개론으로 다뤘고, 코치를 통해 1:1 면담을 신청할 수 있도록 해 해당 창업팀의 상황에 적합한 솔루션을 꾸준히 제공했어요. 



# 실질적 자금 조달이 필요한 단계에 접어든 창업팀은 어떻게 지원했나요?

자금 조달을 위해 크게 두가지 프로그램을 운영했습니다. SIT(Sejong Investment Track)와 SAP(Sejong Assistant Program)가 그것인데요.

SIT는 입교생이 직접 투자사를 방문하여 투자 상담을 받고 투자 유치의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입니다. 투자사의 요청이 있는 상태에서 창업팀이 매칭되기 때문에, 실제 투자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특징이죠. 입교 창업팀 중 ‘휴닉’이라는 팀이 이 프로그램을 통해 3억의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자금 조달 방법에 투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하는 지원금과 대출도 있어요. 창업 기반이 잘 되어있다면 투자 외 방법으로도 얼마든지 자금 조달이 가능합니다. 

특히 지역의 경우 스타트업 육성 사업이 확대되는 추세에 따라 지원책으로 제공되는 자금에 대한 경쟁이 덜 치열하기도 합니다. 투자 외 자금 확보 차원에서는 오히려 지역이 더 유리해요. 많은 분들이 간과하시는 사실 중 하나입니다. 지역 창업을 투자 관점으로만 접근해서는 안되는 이유이기도 하죠.

SAP는 대출, 지원 사업 등 많은 시간과 준비가 필요한 사업지원을 위해 코치들이 세종, 대전, 충청권의 주요 기관을 방문하여 지원 내용을 직접 확인하고 입교생을 추천하는 프로그램입니다. TIPI 혹은 창조경제혁신센터 주관의 지원금 사업 지원을 도와 인건비, 시제품 제작비 등을 지원 받을 수 있게 했습니다. 기술보증기금, 신용보증기금 등의 보증보험사와 은행을 비롯한 금융사와의 면담을 통해 입교생에게 보조금 및 대출을 연계하기도 했구요. 

이렇게 언더독스는 창업팀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자금 마련을 위해 투자 외에도 지원금, 대출의 옵션을 넒게 열어두고 기관과 지원사업의 문턱을 낮추는데 주력했습니다. 자금 차원에서도 창업팀과 함께 전략을 고민하는 파트너로서의 관점이 중점적으로 작용한거죠.






창업 생태계가 무르익으며 투자가 마치 스타트업의 성과 내지는 존재 이유처럼 일축되기도 합니다. 현상과 원인, 목적과 수단이 혼재된 것이죠. 그럼에도 교육 기관으로서 언더독스가 견지하는 단계별 창업가 육성에 대한 관점은 확실합니다. 기본기가 잘 된 창업가를 육성하기 위해, 개별 창업가가 가진 가능성을 발견하고 그에 맞는 최적의 지원을 함께하는 것이죠.  

그런 점에서 청창사의 다수 엑셀러레이터 운영사 중 유일한 자체 교육 콘텐츠 기반 창업 교육 회사였던 언더독스가 강조한 이런 관점이 청창사를 운영하는 2년동안 발휘되어 압도적인 연속 성과로 증명되었다는 것은 창업씬에 의미있는 메시지를 던집니다. 이는 창업가를 지원한다는 것의 핵심에는 무엇이 있는지, 그 접근법은 어떠할 때 가장 효과적인지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단기간에 반짝 눈에 띄는 열매보다 장기간 존속할 수 있는 튼튼한 뿌리를 만들어 창업가가 사업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바를 실현시키는 것, 0에서 1을 만드는 과정에서 반드시 필요한 중간 과정을 생략하지 않고 충실히 이행함으로써 그 다음 단계를 가속화시키는 것이 가진 중요성이 그것입니다. 교육 관점의 창업가 지원이 더 많은 가능성있는 스타트업들에게 폭넓은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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