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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언더독스 Jan 11. 2019

더하기가 아니라 빼기

유석영 언더독스 크루 

[언더독 다이어리]
언더독스 크루들이 사회혁신 창업가들을 발굴하고 육성하며 쌓은 경험과 인사이트를 공유합니다.  
언더독스에서 콘텐츠 R&D 총괄을 맡고 있고 창업팀들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호흡하는 코치, 유석영입니다.



안녕하세요, 언더독스에서 콘텐츠 R&D를 총괄하고 강의나 코칭을 주로 하는 유석영이라고 합니다. 언더독스에 들어오게 된 지는 일 년 반 정도 되어, 그 동안 1,000명 이상의 예비/초기 창업가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이 글은 제가 작년 말 즈음 교육 프로그램 하나를 마치고 나서 인사이트를 정리하며 적은 글입니다. 저와 함께 사회혁신가들을 지원하는 우리 언더독스 크루들과 공유할 겸, 인사이트를 정리할 겸 작성했습니다. 때문에 저희 조직 외부의 어떤 분은 공감하실 수도 있고, 어떤 분께는 불쾌하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러한 글들은 어디까지나 현직자로서 겪는 그 날, 그 날의 고민 중인 흔적이라고만 읽어주시길 간곡히 부탁 드립니다. 더 나은 언더독스가 되기 위해, 사회혁신가와 함께 성장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예비/초기 창업 단계의 콘텐츠에서 필요한 건 지식/정보 전달이 아니라 '설득'이다.

반 년 전에는 멋드러지는 이론적 배경과 지식, 장표들 따위에 R&D를 집중해야겠다고 생각했었다. 그래야 창업가들이 '와 있어보인다' 하고 우리 콘텐츠를 흡수하리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과는 전혀 달랐다. 창업가들은 이론이나 지식, 정보가 필요한 게 아니다. 이론이나 심화 콘텐츠가 필요하다고 생각한 건 나만의 생각이었고, 내 머릿속에서만 존재하는 최고의 솔루션이었다. 마치 성적 떨어진 자녀에게 다짜고짜 고액과외를 시키는 부모처럼, 진짜 문제 원인을 제대로 알지 못하기 때문에 자기가 아는 최고의 솔루션을 내놓은 것이다. 멋드러지고 간지나는 솔루션을 던져주면 효과가 있겠거니 하는 방식의 접근이었다.


우리 페르소나(예비창업가)가 처한 상황은 다르다. 그들은 사실 조금만 시간을 쓰면 이론적 지식들, 정보들 금방 학습할 수 있다. 리서치 방법론이니 피치덱이니 인터넷 치면 금방 유명한 지식/정보들이 깔끔하게 정리되어서 나온다. 하지만 이제 막 창업을 결정한 (예비)창업가들의 경우 이러한 부분들은 찾아보지 않고 다른 것에 집중하곤 한다. 


이제 막 떠올린 아이템들을 완성된 것으로 생각하고 사용자나 고객들의 의견과는 별개로 새로운 기능들을 고민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쏟곤 한다. 당장 앱이나 웹부터 만들기 위해 플로우 차트를 그리고, 로고 디자인 등을 손보려고 한다. 그러면서 코치나 멘토들에게 시간이 없으니 실용적이고 당장 쓸 수 있는 콘텐츠를 달라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실제로 그 단계의 팀에게는 당장 필요 없는 경우들도 많은 콘텐츠들인 경우들도 많다. 혹은 수익모델과 마케팅 전략에 대해서 묻기도 한다. 사실 이제 막 (예비)창업가들이 당장 집중해야 하는 부분은 타겟 페르소나라고 생각한다. 고객에 대한 이해 없이 창업가가 만들고 싶은 것에만 집중하는 경우들이 생각보다 많다. 


그래서 언더독스는 예비/초기 단계의 창업가들이 다른 관점으로 창업을 바라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언더독스의 콘텐츠는 A부터 Z까지 (예비)사회혁신창업가들의 관점을 바꾸기 위한 설득의 콘텐츠로 구성되어야 한다. 우리야말로 매번 강의가 아니라 언더독스와 함께 하는 (예비)사회혁신창업가들에게 피칭을 해야 하는 것이다.


워터팜 사례가 주는 인사이트와 다르지 않다. 물을 낭비하는 가정집에 절수기를 무료로 달아주려고 했지만 무료임에도 수십 가구가 모두 거절했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자기가 물을 낭비한다는 사실 조차 인지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었기에 절수기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던 것이다. 사회혁신창업가들은 단순히 만들고 싶은 아이템 중심이 아니라 페르소나의 니즈와 욕구를 중심으로 생각하는 것이 필요하다. 


언더독스가 (예비)사회혁신창업가들에게 주어야 할 솔루션은 무료 절수기처럼 단순히 창업가가 만들고 싶어서 주는 창업 스킬셋 같은 것들이 아니라, 물 사용량이 많은 것을 인지시켜주는 것처럼 창업에 대한 다른 관점을 가지게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예비)사회혁신창업가들이 필드에서 검증하도록, 끊임없이 검증하도록 만들기 위해, 고민이 있을 때 멘토에게 달려가 해답을 찾으려고 하기보다는 페르소나에게 달려가 MVP테스트 할 수 있도록 그 필요성을 공감하게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예비/초기 창업 단계에서의 콘텐츠는 더하기가 아니라 빼기다. 불필요한 것들을 빼내고 하나의 목소리만 담아야 한다. "나가", "당장 나가라고"




# 언더독스

전∙현직 창업가가 모여 설립한 국내 최초 사회혁신컴퍼니빌더로, 컴퍼니빌딩을 위한 자체 콘텐츠 및 역량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세상을 바꾸는 사회혁신창업가를 육성하고, 함께 성장하고자 합니다.


특히, 무료로 제공하는 사관학교 프로그램을 포함, 

지자체∙기관∙기업과 연계하여 실제 창업에 최적화된 교육 프로그램 및 코칭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사관학교 졸업생 114명 / 기수별 평균 창업률 73% / 사회적 기업가 육성사업 10팀 선정 등)


언더독스 홈페이지: www.underdogs.co.kr 

언더독스 페이스북: facebook.com/underdogsgroup

언더독스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underdogs_hel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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