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우먼 interview_안지혜 언더독스 크루
혹시 아프리카에 가본 적이 있나요?
여행으로도 가기 힘든 아프리카에서 두 번이나 창업을 한 언더우먼 안지혜 크루가 있습니다.
노란 긴 머리, 뛰어난 유머감각으로 분위기를 재미있게 만들어주는 지혜님.
언더독스에서도 새로운 시도를 과감히 해내고 이전보다 더 나은 결과물을 내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그녀와 만나 아프리카에서 창업한 이야기와 여성으로서 힘들었던 경험들을 솔직하게 나눴습니다.
서로 이미 알고 있지만,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
안녕하세요! 언더독스에서 교육 프로그램 기획과 운영을 맡고 있는 안지혜입니다. 최근에는 특히 언더독스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만들어 내는 행사나 프로그램에 조금 더 무게를 두고 일하고 있습니다.
저는 잘 몰랐는데, 지혜님이 아프리카에서 창업을 하셨다고 해서 너무 신기했어요. 그 이야기 자세히 말씀해주세요.
저는 두 번의 창업을 진행했어요. 예전부터 아프리카 그중에서도 동아프리카의 빈곤문제나 소득불평등에 대한 관심이 많았어요. 특히 빈곤을 단순히 굶는 상태에서 기회가 없는 것으로 폭넓게 정의했을 때, 결국 빈곤을 해결하려면 교육과 일자리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 생각을 시장규모가 크지 않은 현지에서 수익을 얻는 구조보다 국내 혹은 다른 이미 ‘개발된’ 국가들에게 수익을 얻는 BM(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창업이었어요.
그래서 2013년 초반 학부 졸업과 동시에 ‘텔라프리카 (現 ㈜텔라)’ 라는 이름의 영어교육 회사로 첫 창업을 했습니다. 텔라프리카는 우간다 현지의 유창한 영어실력을 가진 선생님들과 국내에서 영어를 배우고자 하는 고객들을 전화 영어로 연결하는 서비스로 시작했습니다. 현재는 카톡을 통해 주어진 토픽과 구문을 기반으로 현지 선생님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실시간 첨삭을 받을 수 있는 대화형 영어교육 서비스를 우간다, 필리핀 선생님들과 함께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 후 두 번째 창업은 2013년 말 ‘ETHRICA(에트리카)’라는 패션 브랜드였어요. 에트리카는 동아프리카는 물론 서아프리카 등지에서도 키텡게, 키텐지, 치텡게 등으로 불리는 아프리카의 화려한 원단을 활용해 국내 소비자들의 무드로 재해석한 여성복과 액세서리를 현지 및 국내에서 제조·판매하는 회사였습니다.
수익을 통해서 ‘부룬디’라는 국가에서 현지 텍스타일 디자이너와 제품 생산자를 양성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시작했죠.
낯선 아프리카에서 두 번이나 창업을 하셨다니 대단하네요. 그 과정 속에서 배운 점이 정말 많았을 거 같아요.
맞아요. 제가 창업하면서 가장 크게 배운 점은 통합적으로 사고 및 기획하고 운영하는 부분이 아닐까 싶어요. 회사는 유기체이다 보니 재무 계획의 변동은 마케팅과 인사, 비즈니스 모델 그리기 제품 기획까지 동시다발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제품 기획이나 마케팅 전략에서의 작은 변동 역시 다른 모든 요소들에 영향을 미치게 되죠.
창업을 통해 배운 것은 끊임없이 무언가를 빠르지만 정확하게 결정해야 하는 상황들 속에서 최대한 이 모든 요소들에 대해 검토하는 것. 그리고 실행하면서 통합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을 가지게 된 부분인 것 같습니다.
저도 지혜님 말씀에 동의해요. 회사에서는 한 가지의 변화가 다른 모든 요소들에도 조금씩 영향을 미치는 거 같아요. 그래서 창업이 누구에게나 힘들지만, 특히 여성으로서 창업을 하면서 겪었던 어려움이 있었을 거 같아요. 어떤 어려움이 있었는지 그것을 어떻게 극복하셨는지도 궁금해요.
여성으로서 창업을 하면서 겪는 어려움은 실재합니다. 누군가는 아니라고 이야기할 수 있겠지만, 저는 실제로 여러 어려움을 겪었어요. 중간지원 기관의 담당자분의 지속적인 술자리 참석 요청, 엔젤 투자자를 표방했던 분의 부적절한 관계 제안, 일로 만난 분들에게 뜬금없는 구애, 업무에 대한 평가가 아닌 외모에 대한 평가 등 입니다. 여성으로서 창업했기에 남성이라면 겪지 않았을 다양한 상황들을 맞닥뜨렸어요. 당시만 해도 지금보다 또래의 여성 대표들이 많지 않았기에 위와 같은 제안이나 요청에 대한 거부가 정보에 대한 접근성 약화로 이어지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런 상황들을 어떻게 극복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바빠서 곱씹지 않거나, 이상한 사람 취급하며 상황을 흘려보냈습니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아직도 저런 상황들을 극복하지 못한 것 같기도 합니다. 이런 상황들을 극복하는 것은 창업가 개인의 정신 승리(?)만으로는 쉽지 않은 것 같아요.
더욱 많은 여성 창업가가 나오고, 더욱 많은 여성 창업가가 연대하여 공동으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여성 창업가가 소수가 아니라 충분히 영향력 있는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서로 북돋아주는 커뮤니티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여성 창업가이기에 지혜님이 겪었던 상황들이 정말 안타깝고 속상하네요. 힘든 상황이 있음에도 뚜렷한 미션으로 오래 창업을 유지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이후 어떤 이유로 창업을 그만하게 되었나요?
창업을 통해 세상을 바꾸는 것은 멋진 일이에요. 본인의 회복탄력성과 마음이 다치지 않는 선에서 끝까지 버티는 것은 존경할만한 경이로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창업가 본인의 마음이 다치고 건강이 악화된다면,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적당한 때에 멈추는 것도 현명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때로는 멈추는 것이 버티는 것보다 더 많은 용기를 필요해요. 그럼에도 꼭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복잡한 상황들이 있어 상세한 내용을 담기는 어렵지만, 사람을 위해서 시작했던 창업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함께 일하는 내 동료들을 둘러보지 못했다는 생각이 든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렇다 보니 더 이상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이 행복하지 않았고, 사업을 지속하는 것이 마음의 건강에 좋지 않은 일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사업의 중단을 결정했습니다.
함께하는 사람들을 돌보지 못한 사건으로 많이 힘든 시기를 겪으셨군요. 창업을 해낸 것도 대단하지만, 결단을 내리고 사업을 중단한 지혜님 결정도 정말 필요했던 거 같아요. 일련의 일로 사업을 중단하게 되었지만, 그래도 여전히 창업에 관심이 많으실 거 같은데요. 혹시 다시 창업을 하게 된다면 어떤 점을 가장 신경 쓸 거 같나요?
‘조절’에 가장 신경을 쓸 거 같아요. 창업의 과정에서는 달려 나가야 할 때도 있지만, 그만큼 쉬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해요. 동시에 천천히 성장하고자 하더라도, 쉬이 오지 않는 기회가 있다면 본인의 호흡과 속도를 조절해서 내달려야 할 때도 있죠. 이 조절은 혼자만 가능하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기에 조절에 관심을 갖고 신경 쓸 줄 아는 팀, 동료, 직원들을 모으는 것에 많은 신경을 쓸 것 같습니다.
다소 추상적으로 들릴 수 있겠지만,
몸, 마음의 건강, 창업가 개인과 조직의 행복, 성과의 달성
이 모든 것에서 실패한다면 성공적인 창업이라고 생각하지 않기에 조금씩 각 요소들의 조절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에 ‘조절’이야말로 다시 창업을 한다면 계속 염두에 두고 만트라(기도·명상 때 외는 주문)로 삼고 싶은 단어입니다.
물론, 모든 ‘상황’을 조절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기에 조절할 수 없는 부분에 대해서는 이를 또 받아들일 수 있도록 단단히 마음을 ‘조절’해 나가야겠지만요 :)
‘조절’이라는 말과 그것에 대한 지혜님의 생각이 깊네요. 경험에서 우러난 이야기 정말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창업을 꿈꾸는 언더우먼 3기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언더우먼 3기를 통해 세상을 바꾸고자 하는 분들, 아직 거창하게 세상을 바꾸고 싶진 않지만, 내 삶의 방향성을 바꾸고 싶은 분들, 모두 환영합니다!
창업이 항상 고되거나 즐겁기만 한 과정은 아니 지만(두 가지 모두 있습니다^^)
제대로 임하신다면 자신이 성장하는 과정임은 분명합니다. 이미 스스로 충분히 기업가적 자질을 갖추었다 생각하는 분들, 기업가적 자질을 발견해보고 싶은 분들 모두 그 자체로 언더우먼 프로그램 통해 성장하기 충분합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는 여성 창업가 동료들로서 언더우먼의 과정이 개인의 성장만이 아닌 여성 창업가 커뮤니티의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함께해주세요. 언더우먼 중 누군가는 정말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바꿀 수 있도록 많은 지원과 성원 부탁드립니다.
당신의 잠재력을 믿고, 새로운 대안을 모색한다면
언더우먼과 함께 하세요!
· 언더우먼 3기 알아보기 : http://underdogs.co.kr/underwomen
· 언더우먼 3기 바로 참여하기 : http://bit.ly/underwomen_apply
언더독스는 전·현직 창업가가 모여 설립한 국내 최초 사회혁신컴퍼니빌더로, 컴퍼니빌딩을 위한 자체 콘텐츠 및 역량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세상을 바꾸는 사회혁신창업가를 육성하고, 함께 성장하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