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영수증 뒤의 글

우연히 발견한 누군가의 사연

퇴근길,


평소처럼 편의점에서

커피를 샀다.


계산대 위에는

영수증 몇 장이

흩어져 있었고,


직원이 바쁘게

거스름돈을 건네며 말했다.


“그거 그냥 버리셔도 돼요.”


나는 무심코 그중

한 장을 집어 들었다.


커피 두 잔,

삼각김밥 하나,

그리고 맨 아래에 적힌 글씨.


‘오늘은 혼자 마시는 마지막 커피.’


볼펜으로 쓴

짧은 문장이었지만,

이상하게 오래 눈에 남았다.


누가 썼을까,

누구에게 하고 싶은 말이었을까.


그날 이후,

나는 그 영수증을 버리지 못했다.


며칠 동안

출근길마다

같은 편의점에 들렀다.


혹시 또 글씨가 적힌

영수증이 있을까 싶어서.


하지만 그날 이후로는

어떤 흔적도 발견되지 않았다.


나는

그 사연을 상상했다.


누군가는

오랜 연인을

떠나보냈을지도,


누군가는

익숙한 일상을 정리하고

새로운 길로 떠났을지도.


짧은 글 한 줄이

사람의 하루를

이렇게까지 머물게 할 줄 몰랐다.


오늘,

커피를 계산하며

영수증을 받았다.


아무 글씨도 없는

깨끗한 종이였다.


나는 웃으며

주머니에 넣었다.


“오늘은 그냥,

내 이야기를 쓰지 말자.”


창밖엔

겨울이 다가오는 비가

내리고 있었다.


우연히 발견한 누군가의 사연
월, 수, 금 연재
이전 01화버려진 우산의 주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