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짧은 인사
그 버스는
항상 7시 55분에 도착했다.
정류장에 서 있는 사람들은
각자의 하루를 준비하느라 바빴고,
버스는 조용히 그들 앞에 멈췄다.
그는
늘 같은 자리에서
운전대를 잡고 있었다.
짙은 네이비색 점퍼,
손목에 감긴 얇은 장갑,
그리고 창밖을 살피는 침착한 눈.
누군가 타든,
타지 않든
그의 표정은 거의 변하지 않았다.
어느 날,
정류장 끝에서 한 사람이 뛰어왔다.
버스 문이 닫히려는 순간,
기사는 잠시 기다렸다.
뛰어오던 사람이 숨을 고르며 탔을 때,
그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 짧은 끄덕임이
그날의 첫 번째 친절이었다.
그날 이후,
그와 기사 사이에는
아주 사소한 인사가 생겼다.
버스에 오를 때
그는 눈으로 인사했고,
기사는 눈으로 답했다.
말은 없었지만,
매일 반복되면서
그 인사는 어떤 약속처럼 느껴졌다.
비가 오던 날,
그는 우산을 털며 탔다.
그 순간
기사는 젖은 손잡이를
작게 닦아주었다.
“미끄러우니까 조심하세요.”
처음 듣는 목소리였다.
그는 잠시 놀란 뒤
조용히 고개를 숙였다.
며칠 뒤,
정류장에 새로운 공지가 붙었다.
“운전기사 변경 안내”
그날 버스에 올랐을 때,
기사석은 비어 있었다.
그리고 새로운 사람이
그 자리에 앉아 있었다.
눈인사는 돌아오지 않았다.
하지만
버스 창가에 앉은 그는
이상하게도
그 첫 번째 기사와의 눈인사가
아직 남아 있는 것 같았다.
버스가 코너를 돌 때마다
창문에 비치는 표정이
조금 더 부드러워지는 느낌.
마치
매일 아침의 짧은 친절이
아직도 그의 하루를 시작해주는 것처럼.
우리는 살아가며
어떤 인연에게 이름을 묻지 못한 채
마음에 남겨두기도 한다.
잠깐의 눈인사,
말 없는 배려,
그 짧은 순간이
하루의 방향을 바꾸기도 한다.
그리고
버스는 다음 정류장을 향해
조용히 움직였다.
마치
그 짧은 인사가
아직 누군가의 아침을 깨우고 있는 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