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어떤 사람이야?"
한 번씩 나의 자식에게 저 질문을 듣는 미래를 상상하곤 한다. 우리는 누군가를 처음 알게 되거나, 모임에서 자기소개를 할 때면 회사와 직급, 하는 일 등을 말하곤 한다. 나의 하루 중에 많은 시간을 활동하는 곳이니 나의 정체성이라고 볼 수 있겠다.
"응, 아빠는 ○○회사의 ◇◇팀에서 △△를 담당하는 사람이야."
그런데 영 멋지지가 않다. 나의 자식에게 나는 어디에 속한 사람이라는 말로 날 알려주고 싶지 않다. 그것은 그 자리에서 내려오면 더 이상 유효하지 않기에 힘 없이 들린다.
나는 좀 더 나에 가까운 사람으로 미래를 걸어가고 싶다. 나 자체인 스스로가 나에 가까워지고 싶다는 말이 우스울 수 있다. 하지만 나는 세상에서 부여된 역할을 따르는 일이 대부분이다. 나 자신에 충만한 시간은 적다. 나를 회복하고 싶다. 나를 표현하며 창조하는 사람으로 살고 싶다.
"아빠는 마음속에 흘러가는 원석들을 캐내서 글자로 세공하는 사람이야."
"아빠는 세상에서 잊히지 않았으면 하는 이야기를 그림으로 수놓는 사람이야."
"아빠는 소중한 시간을 빛과 추억과 시선과 함께 박제하는 사람이야."
내 자식에게 이렇게 말할 수 있도록 나의 재료를 모으고 손길을 더 가다듬어 보자.
하나만 더 추가하자면,
"아빠는 프린스, 마이클 잭슨 조용필 노래를 트는 펍을 운영하는 사람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