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동이 어디예요?"
집과 가까운 공덕 근무를 희망하여 그 지역에서 근무할 수 있는 팀으로 1 지망을 제출했다. 그런데 같은 본부이지만 공덕이 아닌 창동으로 발령을 받았다. 창동이라는 동네는 살면서 들어본 적도 없었다. 인사팀장님이 말씀하길, 신규 센터를 만든다는데 내가 그 업무와 잘 맞을 것 같다는 것이다.
집에서 창동까지는 1시간 반이 걸렸다. 창동역에서 내리자 비둘기들이 군단을 이루고 날 맞이했다. 어르신들은 형형색색의 멋쟁이 옷을 입고 무도장을 찾으셨다. 이런 동네에 창업센터라니. 무엇보다도 신입사원으로서 가장 크게 의지하던 동기들과 멀리 떨어지는 것이 견디기 힘들었다. 또래 직원도 없어 의지할 데가 없으니 연거푸 술만 마시게 되었다.
신규센터여서 신사업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새로운 센터의 테마의 맞는 새로운 사업을 기획해야 했다. 그러나 이전의 레퍼런스가 없는 상태에서 새로운 사업을 만들어내려고 하니 발로 뛸 수밖에 없었다.
매일 협력 파트너를 찾고 무수한 콜드메일을 뿌렸다. 내 사업설명서를 전단지로 만들어서 주말에 열리는 기업 전시회에 가서 부스마다 무작정 돌렸다. 신입사원이지만 혼자서 파트너사와 독대하여 협상했다. 그러다 보니 어설프지만 하나둘씩 만들어져 갔다. 그렇게 외부 업체와의 협상력과 화법 등을 터득했다.
이외에도 기대대로 되지 않아 절망하였으나, 돌이켜보니 오히려 개선과 성장의 발판이 된 경우가 많았다. 우연 없이 기대 또는 예상한 만큼만 흘러갔다면 결코 만나지 못했을 기회와 인연들이 있었다. 우회로 또는 다른 길에서 보이는 산봉우리는 다른 법이다. 깎아지른 듯한 경사에 등반에 엄두를 내지 못하던 봉우리가 뒷면으로 향하니 완만하여 정상에 오를 수 있었다.
그러므로 기대대로 되지 않을 때, 그 패배감에 너무 오래 머무르지 않으려 한다. '절대 좌절하면 안 돼'라는 마음가짐이 아니다. 절망은 자연스러운 감정이되, 그를 원동력으로 삼고자 한다. 새로운 길을 모색하거나 새롭게 경험을 발견하려고 한다.
관련하여 자주 보는 스님의 말씀이 있기를,
"생각을 멈추면 아무 문제가 안됩니다. 다만 멈추지 못하는 것이 문제일 뿐이죠. 그렇지만 '아무 문제없다'라는 관점으로 살면 그 문제도 저절로 해결됩니다."
"인생에는 정해진 정답이 없습니다. 목표를 설정하든, '이렇게 살아야 한다'는 기준을 세우든, 그것은 모두 스스로 만든 것이며 정해진 답은 없습니다."
그래서 결국, "그럴 수 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