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론 공부
남편덕후 비긴즈 5
나:
스승님! 자본론 무슨 생각하면서 읽으셨어요?
스승님:
스승이라니요? 가당치 않습니다.....
<자본론 공부> 읽고 계십니까?
제가 자본론을 무슨 생각하며 읽었는지가 왜 궁금해지셨나요?^^
나:
그냥 알려 주시면 안 돼요?ㅠㅠ
저 드디어 10장 중 1장을 마쳤습니다 엉엉........
저 같은 ENFP는 정말 읽기 힘들다구요.
스승님:
하하^^ 말해줄 건데...질문이 너무 재밌고 귀여워서요.
왜 그게 궁금해졌는지 궁금해요!!
야근까지 하고 피곤한 밤에 그 책을 읽으시다니.....
나:
ㅠㅠ.......새롭게 알게 된 부분도 있고 통찰력이 느껴지는 부분도 많은데, 한편으로는 이 책에서 말하는 이상적인 사회에는 분명 한계가 있잖아요. 인간에 대해 낙관하는 거 같아서 성경적 세계관으로는 동의할 수 없는 부분이 있으니까 스승님은 이걸 어떻게 받아들이셨는지 궁금합니다ㅠㅠ밤 늦게 무례한 궁금증을 용서하소서...
그리고 칸트도 궁금한 거 많은데 이건 나중에요ㅠㅠ
혹시 주무시는 시간이시면 다음에!!!!!!!
스승님:
이제 하나하나 대답해 드릴게요. 자려면 아직 멀었어요^^
정확히 보셨습니다.
인간에 대한 낙관적인 생각, 그것이 마르크스의 치명적인 실수였어요.
공산주의 사회가 도래하면 공산주의형 인간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죠...
나:
맞아요 근데 이 책이 왜 좋으세요?ㅠㅠ
스승님:
바로 이 지점이 청년들의 영원한 스승이신 리영희 선생님께서 지적하셨던 통찰이에요.
나:
(리영희가 누군데...? 리씨면 북한 사람 아니야?)
스승님:
뿐만 아니라, 마르크스는 자본의 힘을 너무 과소평가했어요...
마르크스가 예상치 못한 일들이 신자유주의 시대에 벌어지고 있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입니다.
그래서 현대 철학자들은 더 이상 마르크스가 제시하는 사회를 현실 가능한 사회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나:
(우와! 짱! 대박! 같은 이모티콘 남발 중. 대충은 이해할 수 있지만 깊은 사유와 풀어 쓸 언어는 없었다.)
스승님:
역사적으로도 공산주의 국가는 다 붕괴되었고, 자본주의 국가만이 존재하고 있잖아요...
나:
맞아요 근데 무슨 생각으로 읽으신 거예요.......
형제님이 커피맛을 모르듯 저는 자본론 맛을 모르겠네요...
이 한계가 있는 책을 왜 끝까지 읽으셨을까.
스승님:
그렇기 때문에 철학자들이 다시 성경을 보기 시작한 겁니다...^^
자본이 다스리는 세상과 전혀 다른 세상을 삶으로 몸소 살아낸 사람들의 이야기가 성경 속에 나오는 걸 본 것이죠...
비록 마르크스의 결론에는 한계가 있었지만, 자본론이 가지고 있는 매우 중요한 가치가 있어요.
그 때문에 철학자들이나 다른 인문학자들도 여전히 자본론을 읽는 것이죠^^
나:
그게 뭐길래!!!!! 목 빠지겠어요ㅠㅠ 남은 9장을 이어갈 힘을 주세요!
스승님:
마르크스는 사실... 공산주의나 사회주의를 설파하기 위해 자본론을 쓴 것이 아니었어요...
당시에는 변증법적 세계관이 지배했던 터라, 마르크스 또한 그 시대의 아들로서 자본주의 이후의 시대에 도래하게 될 세상으로 사회주의를 잠깐 이야기할 뿐 그것이 핵심은 아니었어요...
마르크스는 절대 자본가를 비판하지 않아요....
나:
에? 제가 읽은 책에는 자본가들이 '마음에 마귀가 침투해서'라고 했어요...
착취, 억압, 불평등 같은 단어도 계속 반복되는데요!
스승님:
"자본가"가 아니라 "자본"을 분석하고 비판해요...
자본의 내적 특성과 자본의 힘을 분석해요... 아주 정교하고 탁월하게 분석해내죠... 이것이 자본론의 가치예요!
맘몬의 작동방식이 무엇이고, 맘몬이 어떻게 신의 자리에 올라서서 인간의 숭배 대상이 되는지...
그리고 그렇게 신이 된 맘몬이 주인 노릇하고 왕 노릇 하는 세상이 얼마나 폭압적인 세상인지를 아주 적나라하게 폭로하죠....
나:
아!!!!!!!!!!!!!!!!!!!!!!!!!!!!!!!!!! 그거였군요!
오 더 열심히 읽어봐야겠어요 2장부터가 본격이더라구요.
스승님:
"보이지 않는 신", 우리 시대의 가장 강력한 우상인 자본에 대해 막스처럼 탁월하게 분석한 사람이 없어요.
이것이 자본론의 가치이고 지금껏 자본론이 읽히고 있는 이유이죠^^
나:
우와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정말 천재시다
지피지기의 자세로 읽는 거였군요!!!!!! 드디어 알아냈다
스승님:
이걸 이해하게 될 때 비로소 열왕기하 19장의 엘리야 이야기가 이해될 수 있어요...
뿐만 아니라 하나님 나라도... 교회도...
나:
헉!!!!!!!!!! 소오름! 곧 있을 겨울 수련회 주제예요!
스승님:
아... 그래요?? ^^
나:
기가 막힌 타이밍이네요 수련회 전까지 다 읽고 말씀도 읽고 가야겠네요
ㅠㅠ감사합니다ㅠㅠㅠㅠ
스승님:
엘리야가 도대체 무엇 때문에 죽기를 구하기까지의 깊은 절망에 빠졌는지...
엘리야는 어떻게 새로운 희망 속에서 다시 일어설 수 있었는지...
그 실체가 비로소 명확히 드러나게 되죠^^
나:
와 심장이 쿵쾅쿵쾅ㅠㅠ진짜 형제님 짱 최고 감동 소름 찬양
스승님:
뭐예요ㅠㅠ성경은 정말 위대한 책입니다...
마르크스가 분석한 자본의 내적 특성이 무엇인지... 도구에 불과했던 돈이 어떻게 신의 자리에 올라서게 되는지...
신이 된 돈이 이 세상을 다스리게 될 때 어떤 세상이 구현되는지를 생각하며 나머지 9장을 읽어보세요...^^
나:
진짜ㅠㅠㅠㅠㅠㅠㅠㅠ최고예요 평생 졸다가 못 읽고 죽을 뻔했는데 역시 스승님이세요!
스승님:
그러면... 하나님의 다스림이... 하나님의 나라가...
지금 여기 우리의 역사 속으로 침투해 들어왔다는 성서의 증언이 기쁜 소식으로 다시 들려오게 될 겁니다^^
그것은 오직 성령의 은총으로만 가능하지요.... 그래서 본질은 성령입니다^^
나:
ㅠㅠ감동입니다ㅠㅠ으헝.....
스승님 :
마르크스가 제일 먼저 이야기하고 있는 "상품"이라는 개념이 굉장히 중요해요...
성서가 중시하는 개념인 "생명"과 대척점에 있는 개념이죠...
이점도 고려하면서 읽어보세요..^^
물론 위의 주제와 다 하나로 연결되겠지만.....^^
나:
아 정말요? 그렇구나..........대박 몰랐어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대박 기대돼요!!!! 다 읽으면 맛있는 거 사 드릴게요!!!!!
늦은 시간에 정말 감사합니다 오늘 외근도 하고 진짜 피곤하실 텐데ㅠㅠㅠㅠㅜㅜㅜ
스승님:
아니에요^^ 즐거웠어요!! 고마워요~~
나:
뭐가요??
스승님:
글쎄요.....
어느새 수북이 먼지 쌓인 마음의 책장을 닦을 수 있게 해 줘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