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남편덕후 Jul 22. 2018

남편덕후 그림일기 048

내겐 너무 인격적인 당신


나는 아무 생각이 없다. 왜냐하면 아무 생각이 없기 때문이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노라면 스스로가 한심하게 느껴질 때가 많았다. 의지가 없는 건가? 나는 한낱 구제 불능 게으름뱅이였던가?


그런데 결혼 후 남편의 반응은 신선하다 못해 쇼킹했다.
“종수님, 저 계속 누워있고 싶어요.”
-“아이고 몸이 많이 지쳤나보다. 어서 몸을 잘 쉬어주세요.”
“제가 너무 게으르죠????”
-“아니요! 누구보다 열정 있는 사람이죠! 지금 많이 피곤해서 그런 걸 거에요. 얼른 쉬어요.”


이런 말들은 내가 하고 싶은 걸 하게 해줘서 고마운 게 아니다. 나를 믿어준다는 데서 감동이 온다. 나의 가능성과 장점에 대한 신뢰. 그것이 있으니 오, 막 힘이 나는 것 같아!


나는 나같은 사람들을 향해서 “몸을 쳐서 복종시켜야지!(ㅋㅋㅋ)”, “의지가 중요한 거야”같은 말을 더 많이 했는데. 막상 듣는 입장이 되니 인격적이고 사랑이 담긴 격려가 훨씬 더 힘이 세다.


남편의 격려를 받으니 내가 한심이가 아니라 굉장히 가능성 있지만 지금 잠시 페이스 조절을 하고 있는 사람 같아. 나중을 꿈꾸게 되고 하고 싶은 일을 이것저것 떠올리게 된다. 종수님 말대로 더 잘 쉬고 에너지를 모아야 때가 됐을 때 다시 달릴 수 있겠지!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좀 더 뒹굴거리기로 한다!(ㅋㅋㅋ) 되게 가능성 있는 게으름뱅이랑 결혼해줘서 고마워요!!!!


매거진의 이전글 남편덕후 그림일기 047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