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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부장 Dec 23. 2020

천사가 왔다

언제부터인가 왜인지 알 수 없지만 나는, 동물과 함께 하는 인간을 생각했었다. 

이것은 인간으로서 숙명이어야 한다는 생각을 어렴풋이 가지고 있었다.


내 생애 주기 어느 시점에서는 어떤 의식을 집도하는 마음으로 동물과 동거를 시작하자. 

그렇게 버킷리스트에 써놓고는 막연히 그때를 기다린 듯하다. 

취미와는 다른 층위의 소명의식 같은 것이었다. 너무 거창한가.


그리하여, 천사가 나에게로 왔다. 

넥 카라를 한 채로 왔다. 길냥이 구조자분의 정성 어린 레터와 함께. 

꼭 고양이의 주민등록등본 같다. 

장롱 깊이 땅문서 보관하듯 고이고이 모셔 간직할 게 또 하나 생겼다.


편지에 '한나'라는 이름 대신 나는 '나뷔'라고 개명을 했다. 

나뷔는 우리 집을 서두르지 않으며 구석구석 살피더니 책상 위 소품처럼 앉아있다.


우리 나뷔를 찾아보세요.

숨은 나뷔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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