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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부장 Sep 27. 2021

나는 상자 페티시가 있다.

잘 못 버리는 것이 있다. 

나는 종이 박스를 잘 못 버린다. 

자질구레한 잡동사니 수납으로도 쓸모가 있고 선물 포장용으로도 애용한다. 


그래도 나는 좀 지나치다.

아파트 분리수거장, 탐나는 박스를 보면 남이 버린 것임에도 집어 들고 온다.  


빈 상자들을 크기별로 모아두고 산다. 

차지하는 자리를 줄이려고 큰 상자 안에 작은 상자를 넣기도 하니까 

지금 저기 보이는 개수보다 더 될 것이다. 

운동화 상자부터 종류도 가지가지다.


박스 집착이 정신분석학의 관점에서 보면 

어떤 방어기제 본능에 해당하는 걸까를 처음으로 생각해본다. 


억압, 퇴행, 투영, 반동, 보상, 합리화, 치환, 회피, 동일시, 승화


뭐 딱 맞아떨어지는 건 없는 것 같다.

그냥 아까워서일 뿐인데 내가 괜히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걸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이 박스들이..... 

내가 늘 갈구하는 결핍된 사랑에 대한 종류별 크기별 무의식의 표출일까.

애정결핍을 막 아무 데나 갖다 붙이는 거, 나 이제 아주 습관이 돼버린 듯. ㅎ


검색을 해보았다. 

실제 어떤 학계의 분석이 있을지도, 

아니면 나와 같은 사람의 글이 있을지도 모르니까.


“박스 집착” 엔터


죄다 고양이만 나왔다. 우리 집 고양이들처럼.

우리 첫째 딸, 나뷔


둘째 딸, 벙벙이
인터파크에서 도서 구매 상자, 지금은 지역서점에서 산다.
이 상자는.....뭐더라?
고양이 연립주택
지금은 뚱냥이라 맥심에 못 들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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