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서 더러웠고 다시는 보지 말자
반 한량과 반 백수의 또 그다음 만남.
카페였지, 아마.....
앞으로 뭐 하고 살건지? 관심도 없는 서로의 미래를 이야기했다.
그동안 너무 열심히 살아서
이젠 한량처럼 놀고 싶다는 게 이 친구 말이었고
“나두 그래.”
지금처럼 일 가끔 하면서 연금 탈 때까지 어떻게든 백수로 버티는 게
내 꿈이라고도 했다.
나의 고양이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이야기 중에 비염이라는 공통점을 발견하고
우리는 서로의 코 푼 이야기로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남자와 비염 이야기로 이렇게 이야기꽃을 피울 수 있다니......
만나서 더러웠고 다시는 보지 말자~는 마무리인 듯하다가
“징가야. 오늘 즐거웠네.”
“그래, 집으로 가나?”
“응. 징가네 고양이 좀 잠깐 보고”
“지금? 머시여? 야~~~ 이렇게 뜬금없이 우리 집에?”
“응. 고양이 보러”
나 혼자 사는 우리집에?
이 벌건 대낮에?
설마 뭔 일이야 있을라구.
그런데, 아무 일이 없는 것도 웃기잖아?
그래, 나는 이 친구에게 어떤 기대도 아무런 의심도 없는 바,
진짜 고양이만 봤다.
그다음 본다는 게 기껏 풍경이었다.
베란다로 나갔다가 그만 고인 빗물을 밟은 것이었다.
“저런, 젖었네. 야. 양말 벗어야겠다. 벗어.”
“괜찮아, 괜찮아”
“벗으라니까. 그거 말고..... 뭐 또 벗고 싶은 거 있는 겨? 벗든가~”
“왜? 뭐더러?”
“큭”
“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