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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림 Jun 12. 2022

영화 '브로커' 짧은 감상문

"아, 다시 태어나고 싶다."

영화 '브로커' 포스터


혼자 버릇처럼 읊조리는 말이 있다. "아, 다시 태어나고 싶다." 조금 힘들 때마다 염불처럼 외운다. 죽고 싶진 않고, 그렇다고 이대로 살아야 한다니 이 생이 벅차버려서 리셋 혹은 도망치고 싶은 바람의 표명이라도 해보는 거랄까.


세탁과 바느질로 '브로커'를 되새겨본다.

영화 '브로커' 스틸 사진 중에서


마치 오염된 삶을 표백시킬 구원인 듯 세탁신이 종종 포착된다. 새하얀 아기옷을 널거나 코인 빨래방에 가거나, 심지어 세차장 신까지.


송강호가 미싱으로 시작한 바느질은 "혼자 다 할 필욘 없"다면서 아이유 옷의 단추를 꿰매주는 장면으로 매조지된다. 간당간당했던 것은 단추이자 삶이려니.


안다. 새로 태어나는 것도, 죽는 것도 할 수 없는 채 이 몸으로 내일도 살아가야 함을. 그러니 이 비루하고 남루한 삶을 빨아 쓰는 수밖에 없다. 삶이 하루하루 닳고 닳아 해질 요량이면 또 꿰매 쓰는 것이다. 세탁과 바느질을 다 할 줄 아는 송강호가 영화 속 인물들이 삶을 이어나가게끔 하는 생의 브로커이듯. 주말엔 역시 빨래나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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