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다시 태어나고 싶다."
혼자 버릇처럼 읊조리는 말이 있다. "아, 다시 태어나고 싶다." 조금 힘들 때마다 염불처럼 외운다. 죽고 싶진 않고, 그렇다고 이대로 살아야 한다니 이 생이 벅차버려서 리셋 혹은 도망치고 싶은 바람의 표명이라도 해보는 거랄까.
세탁과 바느질로 '브로커'를 되새겨본다.
마치 오염된 삶을 표백시킬 구원인 듯 세탁신이 종종 포착된다. 새하얀 아기옷을 널거나 코인 빨래방에 가거나, 심지어 세차장 신까지.
송강호가 미싱으로 시작한 바느질은 "혼자 다 할 필욘 없"다면서 아이유 옷의 단추를 꿰매주는 장면으로 매조지된다. 간당간당했던 것은 단추이자 삶이려니.
안다. 새로 태어나는 것도, 죽는 것도 할 수 없는 채 이 몸으로 내일도 살아가야 함을. 그러니 이 비루하고 남루한 삶을 빨아 쓰는 수밖에 없다. 삶이 하루하루 닳고 닳아 해질 요량이면 또 꿰매 쓰는 것이다. 세탁과 바느질을 다 할 줄 아는 송강호가 영화 속 인물들이 삶을 이어나가게끔 하는 생의 브로커이듯. 주말엔 역시 빨래나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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