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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림 Jan 23. 2024

요즘의 길티 플레저

어떤 청량은 아줌마 심장을 아프게 합니다

유튜브 캡처


RIIZE의 'Love 119'를 처음 듣자마자

이지 리스닝에 겨울 분위기의 청량하고 벅찬 감정의 노래라 좋았다.

얼굴이 물론 그에 앞서서 좋았지만

이 미남 모임은 이제 거의

아이돌 학계의 정설이 되어서 굳이 언급 않겠다.

캠코더, 라디오 등등 아날로그 잔뜩 낀

원곡 ‘응급실’ 도입부부터 말 다했다.

특히 나인원원 워~~~ 할 때 내는 한목소리로

청량을 과다 섭취..

사이다 원샷할 때처럼 마음이 따가웠다.

아마도 그 따가움은

이 노래를 들으며 내가 이 노래를 들어도 되는 건지

양심이 찔려서였을 거다.

아니 목소리를 꼭 그렇게 생목스럽게 냈어야 했나요?

아기력 극대화 ㅜㅜ

당장 불 지피고 마시멜로우 구워서 애들 먹엿..

에쵸티가 ‘빛’ 엔딩 합창했을 때,

그러니까 뮤비에서 주먹 쥐고 하늘로 팔 뻗었을 땐

내가 이 연배에도 아이돌을 열심히 들을 줄 몰랐다.

근데 더 한 양심냉장고.. 아니 양심 리트머스 시험지스러운 노래가 등장했다.


유튜브 캡처


천만원은 계획대로 되지 않아 가 아니라

TWS의 신곡, ‘첫 만남은 계획대로 되지 않아’.

투바투스러운 데뷔 시절 노래의 문장형+일본 영화스러운 아이쿠 실수! 느낌 제목은 그야말로 풋풋 그 자체다.

RIIZE 노래 들으면서 이러한 생목스멜 폴폴 나는 아기 목소리를 즐겨도 되는 걸까 자괴감이 들었는데

TWS는 더하다.

RIIZE의 나인원원!이 나를 데리러 오는 응급전화였다면

TWS의 리버브 잔뜩+뾰로롱 섞인 셋둘하나!는

청량 과다 섭취로 아픈 내 심장의 카운트다운일지도.

학교를 배경으로 교복입고

서툰 첫사랑을 시작하려는 학생들의

풋풋하고 서툰 끼부림은 길티 플레저 극대화.

마지막 가사가 “내일 또 봐 안녕” 이래요.

귀엽다.

나 맨날 손편지 쓸 때 끝문장이 “곧 또 봐”인데. 가사 찌찌뽕.

TWS 존재 자체, 제목, 가사, 뮤비 일관된

지극한 데뷔 과몰입 장인 앞에선 두손두발이다.

이 우유 같은 데뷔곡 컨셉이 접싯물에 담겨 있다면

나는 코를 박을 것이다.

컨셉들이 너무 귀엽다.

엠넷 데뷔쇼 제목도 ‘이렇게 만나서 반가워’래요..

오늘만 열번 넘게 들었다.


이제 시대는 더 아가들에게 넘어가지만

나에겐.. 음 반전을 주고팠지만 아무것도 없다.

아가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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