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공부 안 하는 사람도 안다는 유쾌하고 센스있는 샌프란시스코 발 마케팅, 스픽(speak)
영어회화 앱 스픽은 참신하고 유쾌한 마케팅으로 많은 주목을 받아왔다. 특히, 스레드 플랫폼이 론칭되자마자 채널을 개설해 영어 표현과 직원들의 이야기를 공유하며 빠르게 팔로워를 모았다. 스레드 채널에서는 유용한 영어 표현을 소개하는 것뿐만 아니라, 직원들의 근무 생활과 담당자의 개인적인 이야기도 올라와 사용자들과의 소통을 강화했다.
또한, 스픽은 가수 이효리를 모델로 섭외하는 과정을 SNS에서 재미있게 드러내며 화제를 모았다. 이효리 씨가 상업 광고를 다시 시작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스픽은 그녀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끈질기게 광고 섭외 댓글을 남기며 간절함을 어필했다. 이러한 진정성 있는 소통은 네티즌들의 관심을 끌었고, 결국 이효리 씨를 광고 모델로 섭외하는 데 성공했다. (사실은 이 과정부터가 이미 광고 시작이었다는 킹리적 갓심을..) 이 과정은 스픽의 SNS 채널을 통해 공개되어 브랜드에 대한 친밀감과 호기심을 높였다.
이러한 방식은 단순히 영어 학습 앱이라는 이미지를 넘어, 트렌디하고 세련된 브랜드라는 인상을 주었다. 특히, 스픽은 "딱딱한 학습"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재미와 실용성"을 결합한 마케팅으로 사용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러한 접근은 많은 사람들이 영어 공부에 흥미를 잃지 않도록 돕는 데에도 효과적이었다.
언어교육의 성수기, 연말연초라고 해도 이건 좀..
며칠 전, 스픽에서 카카오톡 플러스 친구 메시지를 받았다. 메시지의 첫 문장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회원님의 스픽 계정 구독 상태가 <프리미엄 플러스>로 변경되었습니다.”
이 문장을 보고 나는 깜짝 놀랐다. 혹시 내가 실수로 유료 플랜을 결제한 건 아닌지 불안한 마음에 메시지를 끝까지 읽었다. 그런데 자세히 읽어보니, 무료 체험 기간이 끝난 후 자동 결제가 진행된다는 안내였다.
결국, 내가 유료 플랜을 직접 결제한 것도 아닌데, 첫 문장만 보면 마치 이미 결제가 완료된 것처럼 느껴지게 작성된 것이었다. 클릭률을 높이기 위해 과장된 문구를 사용한 것 같아 실망스러웠다.
잘 하는거만 하기엔 너무도 성수기였나.
스픽은 평소 유쾌하고 재치 있는 마케팅으로 사랑받아왔다. 사용자와의 소통에서도 긍정적인 이미지를 만들어왔는데, 이번 메시지는 그런 스픽의 브랜드 이미지와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느꼈다. 특히, 첫 문장을 통해 사용자의 불안감을 자극하고 클릭을 유도하는 방식은 스픽의 기존 마케팅 방식과는 거리가 멀다.
이러한 방식은 단기적으로 클릭률을 높이는 데는 효과적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브랜드 신뢰를 해칠 가능성이 크다. 사용자가 스픽을 선택한 이유는 단순히 영어를 배우기 위해서만이 아니다. 스픽이 제공하는 유쾌함, 친근함, 그리고 신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번 마케팅은 그 신뢰를 훼손할 수 있는 위험한 선택이었다.
아무리 클릭률이 중요하다고 해도, 사용자의 신뢰를 잃는다면 장기적으로는 브랜드 이미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반복적으로 이런 메시지가 발송된다면 사용자는 스픽에 대해 불신을 갖게 될 것이다. 브랜드의 진정성을 잃는 순간, 고객과의 관계는 회복하기 어려워진다.
말장난, 다크패턴, 그리고 고객기만 사이의 아슬아슬함
스픽뿐만 아니라, 약간의 말장난으로 고객을 기만하는 듯한 서비스 혜택 광고를 시도하는 기업들이 종종 있다. 이러한 방식은 단기적으로는 클릭률을 높이고 주목을 받을 수 있을지 몰라도, 주기적으로 반복될 경우 고객의 반감을 살 수밖에 없다.
결국, 이러한 마케팅은 브랜드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조금씩 잠식하고, 장기적으로는 신뢰를 잃게 만드는 독이 될 수 있다. 특히, 고객이 브랜드를 선택하는 기준 중 하나는 신뢰라는 점에서, 이런 접근은 단기적인 성과에 집착한 나머지 장기적인 브랜드 가치를 희생하는 셈이다.
스픽은 유쾌하고 창의적인 마케팅으로 사랑받아온 만큼, 앞으로는 이런 과장된 표현 대신 진정성 있는 소통으로 고객의 신뢰를 지켜나가길 바란다. 고객과의 신뢰는 한 번 잃으면 되찾기 어렵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