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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3화

지수의 귀국

by 백운

왜 자꾸 현원장이랑 지수의 이미지가 겹치는 지 모를 일이었다. 그래서인지 다 잊혀졌다고 생각했던 지수에 대한 기억들이 다시 하나씩 되살아나기 시작했다.


"젠장!"


따지고 보면 현원장이 잘 못 한 건 없었다. 내가 괜히 마음속의 상처가 덧날까봐 날 선 방어벽을 치는 거니까 말이다. 이런 생각들로 택시를 타고 오는 내내 마음이 불편했는데 거의 집에 도착했을 때쯤 현원장으로 부터 카톡이 왔다.


'미리 말 못해 미안해요. 백선생님! 제가 너무 들떠서 제 생각만 한 것 같아요. 다른 뜻은 전혀 없으니 언짢게 생각마시고 마음 푸세요. 그리고 시간 되실 때 전화 한 번 주세요~'


'뭐야??사람이 착한 거야? 바보야?이러니 강사한테 휘둘리지?'


이런 생각을 하면서도 미안한 마음에 선뜻 전화를 걸지 못하고 택시에서 내려 자취방으로 향했다. 자취방에 도착해 엉망이 된 기분을 달래기 위해 샤워를 하고 책상 정리를 하는데 폰진동이 울렸다. 그때서야 아까 현원장한테 카톡 왔던게 기억났다.


'아차! 깜빡했네.'


당연히 현원장일거라 생각하고 폰을 봤는데 찬영이였다.


"왜?"


"여보세요? 왜! 라니? 니는 초등학교때 전화받는 예절이런 거 안 배얐나?"


"나 그럴 기분 아니야! 왜 전화했어?"


나도 모르게 퉁명스럽게 말이 내뱉어졌다.


"와긴 인마! 백수가 주말에 머할라꼬 전화했겠노?"


"안돼! 나 수업 준비해야 돼!"


"수업준비는 먼 수업준비! 천하의 백강현이?얼라들 갈키면서?그라지 말고 일잔하게 나와!그라고 엊그제 그래 민폐를 끼칬으마 니도 이정도는 해줘야지? 백강현!"


"안돼! 그래도.첫 출근이라!"


"알았다. 그라마 어쩔수 없지~ 혼자 잘 묵고 잘 살아라!!"


찬영이는 장난스레 얘기했지만 말투에서 서운함이 묻어났다.


"아이고! 알았다. 알았어! 어디야?"

"당근 그래야지! 지금 너거 집쪽으로 가고 있어! 10분 뒤에

거기 사거리 국밥집으로 온나!"


"뭐? 10분? 미친! 다 왔잖아?"


"빨리 챙기서 나와라! ㅋ"


순간 낚였다는 느낌이 들었다.


'찬영이 녀석 일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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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를 좋아하는 두 아이의 아빠이면서 수학강의하는 원장입니다. 관심분야는 시, 로맨틱코메디, 일상 에세이, 일상적인 생각들이고, 희망적인 글들을 쓰고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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