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미제비
"어버이"하면 나는 제비가 생각난다.
옛날 고향 시골집은 처마가 길게 나와있는 스레트지붕의 집이어서 봄이 되면 어김없이 제비가 날아와 집을 지었다~
지금은 제비를 보기가 힘들어졌지만 그 시절엔 제비가 흔해서 어느 집이나 제비가 집을 지었다~
집을 짓는다고 부스러기를 떨어뜨리거나 똥을 싸거나 하면 치우기 여간 힘든 게 아니었다.
그렇지만 부모님은 멀리 떠났다가 오는 식구를 맞이하는 거처럼 제비가 집 짓고 같이 사는 것을 개의치 않으셨다.
그렇게 제비가 집을 짓고 얼마 지나면 새끼가 부화한다~
집에 가려져 입만 보인다~
"짹짹"하는 건지, "지지배배"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시끄럽게 울어댄다.
어미가 날아갔다 먹이를 물어오면
서로 달라고 입을 경쟁하듯이 벌려댄다.
그러면 어미는 먹이를 주고 또 날아갔다가 먹이를 물고 날아온다.
그럼 또 새끼들은 입을 벌려댄다.
그 당시 나는 어린 나이였지만 새끼들이 참 염치가 없다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어미는 먹이를 먹기는 하는 걸까?'
라는 생각에 어미제비가 불쌍하게 느껴졌었다.
근데 살아보니 그게 부모님의 마음이 아니었나 싶다~
"새끼들이 먹는 것만 봐도 배가 부른 거"
그렇게 새끼들 배불리 먹이고 난 뒤에서야 먹이를 먹었겠지?
그런 게 부모님의 마음이 아니었을까?
그래서 제비를 보면 부모님의 마음, "어버이"의 마음이 생각난다.
근데, 요즘은 제비 보기가 힘들어 많이 아쉽다.
그러다가 재작년인가 욕지도를 들렀다가 어느 식당 앞에서 제비를 봤다. 얼마나 반갑던지~~
그때도 어미제비는 먹이를 잡아서 연신 집에 있는 새끼제비들을 먹이고 있었다~
건강하게 잘 지내고 다시 보자~제비야~~
이 땅의 모든 부모님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