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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리별 Nov 07. 2023

#2023. 11.7. 화. 맑음, 각질.



오늘은 5시 5분에 일어났다.

명상을 하고 커피와 바싹바싹 달콤 꿀호떡을 먹었다. 어제보다 맛없었다. 아니 똑같은 맛이었는데 반복되니 뇌는 무덤덤해서 도파민을 많이 주지 않았다.


이따가 오후에 낙엽 쓸기 하자는데,,, 갈까?  말까?




어젯밤에는 몽이 목욕을 했다. 냄새가 너무 나서 해치우자는 마음으로 했다. 녀석이 앉은자리 깔개를 집어드는데 굵은 회색 각질이 바닥에 깔려 있다. 비위가 많이 상한다. 꼭 안고 냄새를 맡으며 욕실로 갔다. 


몇 년 전 처음 피부병이 생겼을 때 J언니를 만나서 각질이야기를 하면서 하소연했다. 언니도 강아지를 오래 키웠다. 언니는 내 이야기를 듣더니 


'얼만전 친정 엄마가 오셨는데 같이 온천을 갔어. 엄마가 옷을 벗는데 각질이 우수수 떨어지더라... 며느리가 그걸 보면 어떨까...'


우리는 누구의 딸이면서 누구네 며느리이다. 언니이야기를 들으면서 포유류는 비슷하게 희미해져 가는구나 생각했다.


얼마 전에 만난 A언니는 '계란'이 뭔지 아냐고 물었다. 


 '몰라요...'


계란은 은어(隱語)라는데 '오늘 엄마가 계란 두 개 만들어놓았더라'라고 말한다고 했다. A언니의 친구는 치매 걸린 친정엄마를 돌보고 있었다. 


새벽에 눈을 떠서 강아지를 봤다. 시큼한 냄새를 풍기며 달게 자고 있는 몽이를 보면서 혹시 우리 엄마가 아프면 분별하지 않고 사랑할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  오전 6시 51분에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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