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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리별 Nov 10. 2023

#2023. 11.10. 금. 맑음, 쌀쌀한 날.

오늘은 6시 30분에 일어났다. 느릿느릿 명상을 하고 아침을 열었다. 몽이 아침을 주고 버터를 잘라 계란 3개를 구워 먹었다. 검정 비니를 쓰고 몽이를 데리고 산책을 갔다. 피부병이 심해져서 꼭 산책을 하리라 결심했다. 오후에는 더 힘들어서 오전에 해보려고 한다. 강으로 나간다. 산책이 싫은 몽이는 미직미직 궁둥이를 뒤로 뺀다. 살짝 안아서 달랜다. '몽아, 피부병도 심하고 나이도 있는데 산책해야지!'라고 속삭인다. 궁둥이를 토닥이면서 몇 걸음 걸어가서 다시 땅에 내려놓는다. 다시 걷기 시작한다. 이런 고비는 아파트 후문에서 한번, 쪽문에서 한번, 정문에서 한번 총 3번이다. 세 번만 달래면 잘 걸어간다. 마트옆 쪽문으로 들어오면 집으로 졸랑졸랑 걸어간다. 집에 돌아오면 잘했다고 유산균과 간식을 준다. 녀석은 잘 먹고 자기 자리로 돌아가거나 기분이 좋아져서 장난감을 가지고 잠시 놀다가 잠든다.


날씨는 쌀쌀하다. 몽이 걸음에 맞추느라 천천히 달리면서 산책을 한다. 녀석은 조금 빠른 걸음으로 걷는다. 그동안 산책이 싫었던 건 보폭이 안 맞아서 그랬을까? 아프니까 더 신경이 쓰인다. 아프기 전에 살뜰히 챙겼으면 어땠을까 생각해 본다. '달리기 산책'을 하고 기분이 좋아지는 선물을 받으니 이래저래 녀석에게 빚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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