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2023. 11.10. 금. 맑음, 쌀쌀한 날.

by 보리별

오늘은 6시 30분에 일어났다. 느릿느릿 명상을 하고 아침을 열었다. 몽이 아침을 주고 버터를 잘라 계란 3개를 구워 먹었다. 검정 비니를 쓰고 몽이를 데리고 산책을 갔다. 피부병이 심해져서 꼭 산책을 하리라 결심했다. 오후에는 더 힘들어서 오전에 해보려고 한다. 강으로 나간다. 산책이 싫은 몽이는 미직미직 궁둥이를 뒤로 뺀다. 살짝 안아서 달랜다. '몽아, 피부병도 심하고 나이도 있는데 산책해야지!'라고 속삭인다. 궁둥이를 토닥이면서 몇 걸음 걸어가서 다시 땅에 내려놓는다. 다시 걷기 시작한다. 이런 고비는 아파트 후문에서 한번, 쪽문에서 한번, 정문에서 한번 총 3번이다. 세 번만 달래면 잘 걸어간다. 마트옆 쪽문으로 들어오면 집으로 졸랑졸랑 걸어간다. 집에 돌아오면 잘했다고 유산균과 간식을 준다. 녀석은 잘 먹고 자기 자리로 돌아가거나 기분이 좋아져서 장난감을 가지고 잠시 놀다가 잠든다.


날씨는 쌀쌀하다. 몽이 걸음에 맞추느라 천천히 달리면서 산책을 한다. 녀석은 조금 빠른 걸음으로 걷는다. 그동안 산책이 싫었던 건 보폭이 안 맞아서 그랬을까? 아프니까 더 신경이 쓰인다. 아프기 전에 살뜰히 챙겼으면 어땠을까 생각해 본다. '달리기 산책'을 하고 기분이 좋아지는 선물을 받으니 이래저래 녀석에게 빚이 많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2023. 11.7. 화. 맑음, 각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