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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리별 Nov 18. 2023

#2023.11.18.토.춥고 맑다, 기다림.

오늘은 7시에 일어났다. 어제 낮에 마신 커피 때문에 설핏 잠들었다가 다시 깨었다. 방 안의 침대 자리를 목욕탕 벽과 붙은 곳으로 옮겼는데 아들아이가 화장실을 가면 잠이 깬다. 아들아이가 한 밤중에 화장실을 가고 현관밖으로 나가는 소리를 듣고 잠이 또 한 번 깼다. 


명상을 생략하고 하루를 시작했다. 몽이 밥을 주고 남편은 차가운 우유에 수삼을 갈아주었다. 나는 뜨거운 우유에 삼을 갈았다. 맵싸한 맛이 우유거품과 함께 목으로 넘어간다.


점심에는 라쟈냐를 해 먹었다. 돼지고기를 토마토소스에 넣고 끓였다. 술을 좀 넣으려고 보니 소분해 놓은 것이 없어서 뒤베란다에 가서 큰 병을 들고 왔다. 백화수복을 병째로 들고 부었는데 검은 것이 흘러나왔다. 정종이 아니고 국간장이었다... 양파도 좀 썰어 넣고 물을 부었는데도 조금 짰다. 


볼 일이 있어 단지를 한 바퀴 돌았다. 바람이 많이 불었다. 어제 눈이 와서 산에는 아직 눈이 있나 보다. 눈발이 살짝 섞인 산에서 불어오는 차가운 바람이 골덴바지를 뚫고 들어와 허벅지를 시리게 만들고 손가락을 굳게 만들었다. 가슴은 서늘한 바람이 들어와서 약간 시원해하는 것 같았고 머리는 오히려 또렷해지는 것 같다. 


겨울이 오고 있다. 겨울 끝에는 봄이 오겠지. 이 겨울을 보내고 봄이 기다려지는 건 여백서원의 수선화 때문 이진도 모른다. 매년 봄이 설레고 싶은 분들 여백서원수선화 펀딩 해보시기를 권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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