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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리별 Nov 27. 2023

#2023. 11.27. 월, 은행잎.

 오늘도 7시에 일어났다. 아... 모르겠다... 난 수행자 체질은 아니야...(누구는 체질이냐...)


남편을 보내고 전역을 하고 돌아올 아들을 생각했다. 오랫동안 나를 붙잡아주어서 고맙다고 말해본다. 엄마가 아이를 붙잡고 있어야 하는데 몸만 어른인 엄마는 아이를 붙잡고 진공 같은 나라는 존재를 살리고 있었다. 진공 같은 공간에서 조금씩 조금씩 헤엄쳐 공기가 있는 세상으로 들어왔다.


나의 존재가 아들에게 무엇이었을까...

밥을 해주었다고 엄마라고 할 수 있을까...

걱정을 했다고 부모라고 할 수 있을까...


발끈하는 성질이 툭 튀어나올 때는 모두 아들과 관련된 사건인데 그게 사랑은 아니다. 깊고 오래된 상처에 화들짝 놀라는 일이지...


겨울은 깊어가고 부족하고 미숙한 나에게도 노오란 은행잎이 선물로 온다. 세상에서 쏟아져내리는 매일의 선물에 눈물 맺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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