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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리별 Dec 01. 2023

#2023. 12.1. 금, 사람과 사람 사이.

오늘 7시 30분에 일어났다. 5시에 눈을 뜨고 잠들지는 않는다. 생각이 온몸을 할퀸다. 여러 가지 맥락들이 떠다니는데 신나고 행복하지는 않다. 추운 날 달리기를 할 때면 혹은 자전거를 타면 허벅지앞쪽으로 바람이 들어와 시리다. 손 끝이 얼어서 뾰족한 것으로 찌르는 듯한 감각이 있다가 마비되는 것 같다. 달리기나 자전거 타기는 대게 즐거워서 하는 일이라서 고통의 감각이 그다지 나쁘지 않다. 상황을 버티다가 너무 힘들면 잠시 쉬면 되고 한 번 넘어가고 싶으면 계속해버린다. 계속하면 뇌는 마약물질을 쏟아낸다. 똑똑한 녀석이다. 항상 우리를 보호한다. 기분 좋은 몰입감을 느끼게 되고 운동을 마치면 든든한 근육과 성취감, 두려움에 지지 않았다는 배짱이 생긴다. 힘들 때 멈추는 이유는 여러 가지인데 그중 하나가 '이러다 죽어'...라는 목소리가 들려오기 때문이다. 그 목소리를 잘 방어하면 단단한 결정체가 마음에 생기는 것 같다.


인간관계에서 갈등이 생길 때 육체는 비슷한 통증을 일으킨다. 온몸이 찔러대듯이 아프다. 신경통처럼... 하루 종일 생각이 떠나지 않고 산통 하는 듯한 통증이 이어진다. 정리되지 않고 해결되지 못한 생각덩어리가 묵직하게 어깨를 누른다. 누가 '하면 된다'라고 말했냐... 해서 될 때가 있고, 할 수 없을 때도 있고, 해도 안 될 때도 있다. 정확하게 말해줘...


이런 상태다 보니 자꾸 잠을 잔다. 늘어진다. 텐션이 없다. 척추가 흐느적거리면서 연체동물이 되는 것 같다. 오늘 아침 기나긴 시간을 함께 했다고 생각한 사람들을 덜 중요한 곳으로 이동시켰다. 다 나 살자고 한 일이니 그들이 무슨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다. 시절 인연이 끝나고 있는 게 이렇게 서운하다. 서운하고 떨어지기 싫은 것은 나의 문제이니 공부해 본다. 


아... 힘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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