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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리별 Dec 29. 2023

#2023. 12.29. 금, 아름다운 거리.

오늘도 늦게 일어났다. 수행자의 길은 멀구나...

늦어도 했다. 절을 하고 명상도 했다. 목탁소리가 혼자 날뛰는 편도체를 진정시키는 게 느껴진다.


연말이라서 이런저런 모임이 많다. 겨울이라서 춥고 한 해가 간다는 게 아쉽고 서운한 일이라서 자꾸 누군가가 그리워진다. 그리워서 만난 사람들 사이에서 따뜻하기도 하고 허무하기도 하고 상처받기도 한다. 마음이 만들어내는 이야기이긴 한데... 그 이야기가 일상이기도 하니까.


오래된 인연들이 많다. 젊은 적 만난 이들이 나이 들어 각자의 색깔과 향기가 짙어지고 여물어가는 게 느껴진다. 이런 것들이 보이는 게 쓸쓸하기도 하고 그렇다. 젊을 적 잘 못 느꼈던 그이의 욕망이 느껴지기도 하고 따뜻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항상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내가 그이의 전모는 모른 드는 사실이다. 그날 그 순간의 기억이 있을 뿐이다. 그래도 내 분별이라는 게 쉴 새 없이 작동하는지라 나와 너도 좋은 적정한 거리가 필요하다고 느껴진다. 아름다움을 유지하는 최고의 비결은 알맞은 거리인가...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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