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 죽고 싶은 아이

아이는 왜 폴렌타 속에서 끓는가

by 보리별


나는 그 어디라도 집처럼 편안하게 느끼는 데 익숙하다.

그러려면, 내 푸른 수건을 의자에 펼쳐 놓기만 하면 된다.

이것은 바다다.

내 침대 곁에는 항상 바다가 있다.

침대에서 일어나기만 하면, 나는 바로 헤엄칠 수 있다.

내 바다에서 헤엄치기 위해 반드시 헤엄치는 법을 알아야만 하는 건 아니다.

밤이면 나는 바다를 어머니의 꽃무늬 가운으로 덮는다.

소변을 보러 일어날 때 상어가 날 잡아먹지 못하도록.





언니는 모든 면에서 나보다 월등하다. 나보다 겨우 몇 살밖에 많지 않지만, 벌써 무릎이 박살 났다. 아버지가 트랙터로 언니의 다리를 치어버렸기 때문이다.




어머니의 다리는 아주 길고 가늘다. 사진 속 어머니는 곧고 검은 머리카락 때문에 일본 여자처럼 보인다. 우리는 닮지 않았다.

나는 아버지를 닳았다.

그자는 네 아버지도 아니야, 천하의 악당 같은 놈, 어머니는 종종 화를 내며 내뱉는다. 그 인간은 우리가 필요 없어!




어머니가 원형 천장에 머리카락으로 매달려 있는 동안 언니는 나를 진정시키려고 폴렌타 속에서 끓는 아이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폴렌타 속에서 끓는 아이가 얼마나 아플지 상상해 보라고, 그러면 어머니가 언제라도 천장에서 떨어질 수 있다는 불안을 잠시라도 잊을 수 있을 거라고 언니는 말한다. 하지만 소용없다 나는 항상 어머니의 죽음을 생각하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갑작스런 소식에 놀라지 않을 테니까. 나는 눈앞에서 본다, 들고 있던 횃불이 머리카락에 옮겨붙고, 불덩어리가 되어 바닥으로 추락하는 어머니를. 내가 허리를 굽혀 바라보면, 어머니의 얼굴을 재가 되어 바스러진다.





무엇보다도 나는 바깥의 사람들처럼 되고 싶다. 거기에서는 누구나 읽을 수 있고 알 수 있다. 그들은 흰 밀가루의 영혼을 가졌다.





죽은 자가 산 자보다 더 잘 산다고 어머니는 말한다. 천국에서는 여행하는 데 여권이 필요 없기 때문이다.

이모는 남편을 두고 떠나왔다. 이모는 그에 관해서 거의 말하지 않는다.

어머니가 도리어 자신의 여러 형제자매 이야기를 더 자주 한다. 그러면서 어머니는 울고 자기 머리를 때린다. 그 모습은 마치 발레 동작 같다.




어머니는 그 장면을 촬영하기를 거부했고, 그러자 주먹질이 시작되었다. 아버지가 어머니에게 덤벼들었다. 어머니는 비명을 질렀다.

나는 아버지를 때렸다. 그가 돌아보았다.

퍽!

내 얼굴이 빵 반죽처럼 부풀어 올랐고, 어머니는 다음 도시에서 나를 의사에게 데려가야 했다.




우리가 탈출한 후 페트루 외삼촌은 감옥에서 고문을 당한다. 그리고 니쿠 외삼촌은 그의 아파트 문 앞에서 맞아죽었다. 어머니는 그 소식을 듣자, 루마니아 통곡의 노래 같은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나는 매우 운이 좋다. 우리는 이미 너무 부자라서 복시를 잡아먹을 필요가 없다.

루마니아에서는 개가 있다면 굶겨 죽이거나, 아니면 자기가 굶어 죽지 않기 위해 개고기 수프를 만든다.

고향의 친척들이 무엇을 먹고 사는지는 알고 싶지 않다!

그들을 거기에 남겨 두고 와 부끄럽다. 그들은 모두 나를 알고 나를 사랑한다.

하지만 나는 친척들의 이름을 전부 혼동해 버린다.




아이는 학교도 가지 못한 채(글을 몰랐다) 그 나이에 감당할 수 없는 일들을 겪는다. 루마니아에서 탈출한 난민 여성이 할 수 있는 일들은.... 성적인 일이 많았다.


책을 읽으면서 애끊는 마음이 든 대목은 아이가 엄마가 죽을까 전전긍긍하며 불안해하는 장면이었다. 어릴 적 어머니는 내 앞에서 죽어버리려고 했다는 말을 거리낌 없이 했다.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잊지 않고 꼭 나에게 죽음을 언급했다.


그건 무슨 마음일까?


분석해 본다. 내가 싫었을까... 미웠을까... 남편이나 시누로 보였을까... 아니면 마음대로 성질을 부려도 되는 욕받이였을까...


무엇인지 알 수 없지만 이 나이에 지독하게 엄마가 싫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