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포와 중독
공포...
두려움...
숨 막힘...
느껴보셨나요?
'두렵다'라고 솔직하게 말해 본 적 있나요?
그것들은 1초를 100분의 1로 쪼갠 시간의 단위로 변화무쌍하게,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는 듯한 속도로 일어났다가 사라졌다가 한다. 아니 사라진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중 어떤 것들은 깊숙이, 깊이 어딘가에 숨어있다. 숨어있다가 어느 순간 나타난다. 그것들은 절대 없어지지 않고 깊숙한 곳에서 나를 휘젓고 나와 세상 사이에서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그런 여러 가지 마음의 가닥 중에 '두려움'이란 게 있다. 없다면 이상하거나 위험한 일이다. 두려움은 숨겨야 하는 일일까? 아주 어릴 때는 표현하기도 했을 것이다. 그러지 못했을 수도 있겠다. 감정이란 게 받아줄 대상이 없으면 고개를 내밀 수 없으니... 두려움같은 부정적 감정들을 숨기거나 억압하거나 하면 반드시 다시 돌아올 준비를 하고 있다. '괜찮아... 난 괜찮아'는 커다란 착각이다.
책표지에 있는 이상한 고체 덩어리는 우리 마음 안에서 왜곡된 두려움을 표현한 것 같다. 엄지손가락 같기도 하고 무슨 괴물 같기도 하다. 윌리엄 트루브리지가 프리다이빙을 하면서 느낀 공포를 표현한 것 같기도 하다. 그가 공포에 대처하는 모습은 단단하고 대단했다.
운동을 할 때 여러 감정들이 0.00001초 사이로 지나간다. '아... 괜히 왔다.... 내가 미쳤구나... 저 선생 오늘 사람 잡네.... 짜증 나...' 이런 내적 갈등이 번개보다 빠르게 일어났다가 사라졌다가 한다. 공포에 가까운 감정은 수영을 배울 때 일어났다. 콧구멍으로 물이 들어오고 기도로 잘못 넘어가면 갑자기 기도가 쪼그라들면서 숨을 쉴 수가 없다. 초급 레인 한가운데서 혼자 벌떡 일어나 '헉... 억 학... 컥컥컥' 거리며 눈물, 콧물을 다 흘리면서 숨넘어가는 소리를 낸다. 허리밖에 안 되는 초급 레인에서도 겁은 얼마나 나는지... 나에게 물은 원초적 공포를 자극하는 위력적 존재다.
내 안에 있는 두려움은 대부분 부모님의 부부 싸움 과정에서 생겨났다. 다른 것들은 공부를 통해 해소하기도 하고 달래기도 하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어릴 적 반복적으로 경험한 사건은 머리속에 깊이 각인되어 평생 나를 끌고 다닌 것 같다.
그것들을 보지 않으려고 쇼핑을 많이 한 것 같다. 이 옷과 저 옷들 사이를 보고 걸으면서 몸을 적당히 움직이는 시간들은 회피나 도망 같은 시간들이었다. 백화점을 헤매는 영혼들은 이런 시간을 보내는 중이 아닐까 짐작한다. 적당하면 휴식이지만 심하면 중독으로 가는 것 같다. 나는 휴식과 약한 중독 사이를 넘나든 것 같다. 옷이나 술, 관계는 적당하면 휴식이지만 조금 더 강해지면 집착이 된다. 중독자들의 내면이 약하고 텅 비어있다는 말은 맞는 말이다. 그렇지만 그들이 불쌍하다는 말은 별로 하고 싶지 않다. 그들 옆에 있는 사람이 훨씬 고통스러우니까.
<책에서 가져왔습니다.>
공포가 삶을 좌지우지한다. --- 이러쿵저러쿵 다른 사람들을 평가하거나, 자기 자신을 못 살게 닦달하고 있지는 않은가? 그게 다 공포 때문이다. 항상 부족함을 느끼는가? 그 역시 공포 때문이다.
오히려 공포의 역할을 인정하고 나면, 이내 정말 파격적인 결혼에 이르게 된다. 만약 삶에서 공포의 영향력을 줄일 수 있다면 우리의 삶은 완전히 바뀔 것이다.
나는 먼저 나 자신을 들여다봤다. 그리고 나 역시 마음에 공포를 품고 자랐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나는 공공임대 주택이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가정폭력뿐만 아니라 알코올 중독과 약물 중독에 노출된 편부모 가정에서 자랐고, 심지어...
질투심, 완벽주의, 타인과 거리 두기, 자기비판 등 공포 때문에 나타나는 감정과 행위가 각자의 머릿속에만 존재한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저 자신만 알고 있는 부끄러운 비밀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참으로 아이러니한 생각이다. 현실적으로 말하면 이런 감정과 행위는 우리 모두의 머릿속에 존재한다.
공포는 사방팔방에서 나타난다. 그렇다 공포는 당신의 내면에 도사리고 있다. 다시 말해 공포는 당신의 마음, 신념, 생각 속에 존재한다.
남보다 앞서려는 문화인 원업맨쉽(one-upmanship)은 1980년대에 뿌리를 둔다. 이는 내가 누구인가 보다 내가 무엇을 가졌는가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고방식이다. 문제는 이런 식으로 남들과 비교해 자신의 등급을 매기면 절대 자기 삶에 만족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래서는 안 된다. 사람의 마음은 끊임없이 더 높은 곳을 향해 나아갈 때가 아니라 풍부하고 다양한 가능성을 자유롭게 추구할 때 번창하는 생태계다.
결핍적 사고(결핍적 사고는 모두에게 다 돌아갈 정도로 충분하지 않으니 내 것을 먼저 챙기고, 잡은 것을 절대 놓쳐서는 안 된다는 사고방식이다)는 승리의 경험만으로 충분하지 않다고 말하며, 세상에는 기회, 가능성, 시간, 재능, 역량, 존경, 자원, 성공, 부, 사랑, 기쁨 등이 모든 사람에게 돌아갈 만큼 충분하지 않다고 말하다.
그런데 결핍적 사고가 그것을 신경질적이고 필사적이며 상당히 추한 욕구로 바꿔 버린다. 이처럼 공포는 갈망을 부정적인 욕구로 만들어 버린다
다음을 상상해 보자. 한 개인으로서 당신의 가치와는 아무 상관이 없고 한 인간으로서 자신을 알아가는 기쁨이 전부인 성공이 있다. 이러한 성공을 추구한다면, 승리의 과정은 더는 자기 자신과 다른 사람들과의 전쟁이 아니다. 지배와 획득이 아닌 확장과 경험, 그리고 타인과의 유대가 핵심이 되는 사고방식을 키울 수 있다. 이런 사고방식을 지닌다면 얼마나 멀리 나아가게 될까? 그리고 얼마나 다른 느낌이 들까?
괴롭힘과 위협, 화 돋우기에는 좀 더 미묘한 무언가가 있다. 서서히 퍼져 나가지만 주로 눈에 띄지 않는 이런 행위들은 피해자를 혼란스럽게 만들고 정신적으로 지치게 만든다. 은근한 괴롭힘이 다른 사람들에게는 괜찮게 보일 수도 있다. 그래서 괴롭힘을 당하는 사람은 자기 자신을 의심하기 시작한다. 괴롭힘은 피해자의 자존감과 안녕을 빼앗는 도둑이다.
이러한 환경에서 수치심은 구성원들이 조직의 문화에 순응하는지 감시하는 일종의 경비견이다. --- 그들도 당신처럼 그 공포스러운 환경에 적응하려고 애써 왔기 때문이다.
한편, 노골적이거나 은근하게 가족의 삶을 좌지우지하는 부모도 있다. 그들이 존재하는 가정에서도 누구 하나 그들의 뜻에 반하는 언행을 하지 않는다.
공포가 우리를 경직시켜서 자신과 주변 사람들을 엄격하고 지나치게 통제했을지도 모른다. 혹은 공포가 우리에게 고통스럽고 타는 듯한 수치심을 심어 줬을지도 모른다. 이 모든 것은 우리를 캄캄한 방에 밀어 넣어 인간의 진정한 잠재력으로부터 멀어지게 만든다.
공포와 결핍에 에워싸이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그럴 때 우리는 위축된다.
공포는 다른 면에서도 즐거움을 빼앗는다. 공포에서 추진력을 얻는 사람은 모든 일을 일로 여긴다. 요리하는 즐거움을 위해서가 아니라, 누군가를 기쁘게 하려는 부담이나 보여 주기 식으로 저녁 식사를 준비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그들은 '그저 그렇다'라는 평가를 피하고 싶어 하며, 그것을 진정한 삶의 목적으로 삼는다. 그들에게 즐거움은 이런 삶의 목표에 집중하지 못하게 만드는 불필요한 감정일 뿐이다.
즐거움, 특히 신뢰하는 사람들과 보내는 즐거운 시간은 뇌에서 기분 좋은 화학 물질과 호르몬을 분비시킨다. 기분 좋은 엔도르핀, 보람된 도파민 그리고 사랑스러운 옥시토신 등이다. 즐거움은 긴장감을 낮추고 긍정성을 높여 퍼포먼스를 향상시킨다. 또한 그것이 주는 안도감이 과로로 인해 녹초가 되는 것을 막아 준다.
재밌게 노는 시간은 영혼이 쉴 여유 시간을 주는 일이다.
총 20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니 두꺼운 책이다. 그런데 지루하지 않다. 뒤로 갈수록 마음을 더 열게 한다. 여름날 마음 공부하기에 딱인 책이다. 읽으면서 내 안에 있는 공포와 불안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되었다. 숨어있는 그 기억들을 더듬더듬 찾고 그것이 어떻게 나를 잡아끌고 있는지 확인해 보았다. 힘들었지만 그만큼 더 자유로워진 기분이다.
상상력을 사용하는 최고의 방법은 창의력이고, 최악의 방법은 불안감이다. <디팩 초프라>
우리가 두려워하는 것은 무능력이 아니다. 우리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우리의 무궁무진한 힘이다. 우리의 어둠이 아니라 우리의 빛이 그 무엇보다 두렵다. 우리는 스스로 이렇게 묻는다. '도대체 이토록 명석하고 눈부시고 재주가 많으며 놀라운 나는 누구인가? 사실, 그렇지 않은 사람이 어디에 있을까?
----- 메리앤 윌리엄스 <사랑으로의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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