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떻게 배우며 살 것인가
최재천 교수님이 안희경 저널리스트가 2021년 4월에서 2022년 1월 사이에 질문하고 답하면서 써 내려간 기록이다. 교육에 대한 이야기, 공부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결국은 삶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최재천 교수님은 '통섭'을 주장한 분으로 알고 있다. 얼마 전 드라마 우영우변호사에서 돌고래가 인기를 끌면서 최재천 교수님이 뜻있는 분들과 함께 열악한 시설에 있던 돌고래를 구출한 사건을 알게 되었다. 돌고래쇼를 보면서 가슴 한편에 있던 무거움이 지나갔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때 구출한 돌고래들을 자연방사하기 전까지 훈련한 모든 과정을 기록으로 남겨서 외국에서 자료로 사용한다고 들었다.
서문에서 교수님은 이런 책 꼭 쓰고 싶었다고 말씀하신다. 교육 문제는 블랙홀 같다고, 모든 문제는 결국 교육 문제로 귀결된다고 하신다. '공부해서 남주면 안 되나요? 서로가 서로에게 주면 다 같이 잘 살 수 있는 것 아닌가요?'라는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적자생존이라는 단어가 영어로 'survival of the fittest'라고 최상급을 쓰는 바람에 마치 도태되는 것처럼 이해하는 사람이 많다고 말씀하신다. 자연은 그런 곳이 아니라고 합니다. 그리고 옛날 부모 세대가 받은 교육을 생각과 행동이 근본적으로 다른 자식 세대에게 그대로 뒤집어씌우는 것은 어떤 기준으로 봐도 어리석은 일이라고 말씀하십니다.
< 책 속에서 가져온 문장입니다>
전주(최재천 교수님이 쓰셨습니다)
제가 2020년 말부터 '우리에게는 집단적 현명함이 있다'라는 표현을 쓰기 시작했는데요. 우리 국민에게서 집단 지성의 힘을 느낍니다.
박쥐는 주로 열대에 삽니다. 박쥐는 1,400여 종이 있는데, 거의 전부 열대에 있다고 보면 될 정도로 완벽한 열대 포유동물입니다.
박쥐 한 마리는 대개 코로나 바이러스 두세 종류를 가지고 있는데, 박쥐 40종 곱하기 코로나바이러스 두 종류 혹은 세 종류를 하면, 지난 100년 동안 중국 남부로 100여 종류의 새로운 코로나 바이러스가 유입된 겁니다. 그중 하나가 이번에 이런 일을 벌인 것이지요. 저는 코로나19가 기후변화와 연관이 있다고 주장할 수밖에 없습니다. 한발 더 나아가서 생물 다양성 문제와 훨씬 밀접합니다. --- 다이아몬드 선생님은 농경을 "인류 최대의 실수"라고 하셨습니다. 인간은 농경으로 개체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동물이에요. --- 농경을 시작하고 1만 2.000년이 지난 지금, 인간과 인간이 기르는 가축의 무게는 전체 포유류와 조류의 무게에서 96~99퍼센트를 차지해요. 지구 역사에서 보기 드문 반전이죠. 불과 1만여 년 사이에 야생동물이 1퍼센트 남짓으로 줄어들고 인간이 거의 99퍼센트를 차지했으니까요.
1부 공부의 뿌리
저는 무엇보다 앎이 가져오는 사랑이 소중하다고 여겨요. 우리 인간은 사실을 많이 알면 알수록 결국엔 이해하고 사랑하는 방향으로 나아갑니다.
저는 우리 아이들에게 삶을 돌려주고 싶습니다. '도대체 삶이 뭔데, 이렇게 학교와 학원을 돌고 돌며 살아야 하나?' '무엇을 위해 열심히 공부하고 무엇을 성취해야 하기에 쉼 없이 배워야 하나?'--- '삶의 중요한 시기에 있는 아이들의 시간을 우리가 지금처럼 빼앗아도 될까?' 자주 의문을 가져요.
지금 우리는 AI 시대가 오면 필요 없을 수학만 가르치고 있어요.--- 그 대수 수업은 1학기에서 2학기까지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1년 동안 단 한 번도 빠지지 않았습니다. 당시 저는 30대 초였는데, 스무 살인 대학생들과 같이 배웠죠. 수업을 들은 지 한 달쯤 지났을 때, 제가 수학을 못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우쳤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 수학교육이 엉터리라는 것도 알았고요.
2부 공부의 시간
30분 단위로 쪼개서 일해요. 학생 상담 30분, 회의 한 시간, 그 중간에 30분이 비면 원고 재검토, 그러고는 약속된 곳으로 뛰어나갑니다.
"제가 해야 할 일을 제 우편함에 넣어놓으세요. 아들을 데리고 와서 처리하겠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다음 날부터 제 우편함이 터질 지경이 됐습니다.--- 제가 집에 가서 아들을 재워놓고 밤새도록 일했어요.
안 : 긍정심리학자 칙센트미하이 선생님이 하신 말씀이 바로 그거였어요. "창의력은 혼자서 몰입한 시간이 만들어낸다." 자신이 뭔가를 하고 있다는 것조차 잊고, 홀로 집중하며 만들어낸 작업을 사람들은 '창조적이다!'라고 감탄한다고요.
안 : 흔히 우리는 '고독'과 '외로움'을 구분하지 못하고 '고독'과 '고립'을 혼동합니다.
최: '자발적 홀로 있음'이라는 표현이 참 좋네요. 시인 황동규 선생님은 그걸 '홀로 움'이라 부르셨죠. 저는 어울리기 좋아하지만 반드시 혼자 있는 시간을 확보합니다. 그 시간에 외롭다는 표현은 전혀 어울리지 않아요. 홀로움, 참 멋진 단어인 것 같아요.
5일 후에 마칠 일을 5일 전에 끝낸다는 겁니다. 왜 그러느냐고 물었더니 5일이라는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서라고 했어요. 미리 끝내고 틈날 때마다 리포트를 다시 들여다보며 조금씩 고친다고 하더군요. 그러면 질이 좋아질 뿐 아니라 돌발 변수가 생겨도 대처할 시간이 있다고요. --- 김훈 선생님과 제가 백일장을 하면 제가 이길 리가 만무합니다. 김훈 선생님은 원고지에다 꾹꾹 눌러서 딱 끝내시는 분이니까요. 그런데 1주일을 주면 제 글도 가능성을 갖지 않을까 싶어요. 김훈 선생님은 그래도 두 시간 안에 쓰실 거고, 저는 1주일 전에 끝내놓고 1주일 내내 100번쯤 고칠 테니까요. 35여 년 전, 그 학생과 점심을 먹으며 나눈 이야기가 제 인생을 바꿨습니다.
3부
저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미국에서 가르칠 때는 지금 요구하는 것의 두 배를 요구했고, 미국의 대학생들은 한 학기에 내 과목 같은 수업을 다섯 개 듣는다." 미국의 좀 괜찮은 대학에 다니는 학생들은 잠이 부족할 정도로 공부합니다. 우리나라 대학생들은 카페에 가서 차도 마시고 친구도 만나고 게임도 합니다. 제가 가끔 강영할 때나 인터뷰에서 "대한민국 교육을 내 손에 쥐어주면 지금 우리나라 대학생들을, 속된 표현으로 오줌을 지릴 정도로 만들어놓겠다"라고 말합니다.
독서는 일이어야만 합니다. 독서는 빡세게 하는 겁니다. 독서를 취미로 하면 눈만 나빠집니다. --- 책은 평면에 글자를 새겨서 만든 2차원 물건입니다. 그러니 얼마나 눈이 아파요. 책은 눈을 망가뜨린 원흉이에요.
우리는 기획서를 작성해서 책을 읽어야 합니다. 치밀하게 기획해서 공략해야죠.
새벽 2~3시인데도 공부를 끝내기 싫어서 더 읽고 더 찾고 있는 저를 발견하고는 '그래도 조금 자 둬야 내일 하겠지'라고 생각하며 새벽 3시에 기숙사로 갔어요. 아침 8시에 다시 학교에 왔습니다. 그러니 잘할 수밖에
증 고등학생들에게도 '최재천 교수님에게 이메일을 보내면 반드시 답장을 받는다.'라는 걸로 따뜻하게 알려졌어요.
윌슨 교수님에게 편지를 썼어요. 한마디로 '제가 이런 사람인데 만나주시겠습니까?' 그리고 피터에게 괜찮은지 봐달라고 했어요. 피터가 보더니 'Are you crazy?'제정신인지 묻는 거예요. 진짜 윌슨인지 물으면서, 우리 같은 사람이 만날 수 있는 분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그때 제가 말했죠. "네가 맨날 나에게 'You never know until you try'라고 말했잖아. 내가 트라이하겠다는데 뭐가 문제냐"라고요.
4부 공부의 성장
생태사상가인 사티쉬 쿠마르를 인터뷰할 때 큰 힘을 얻은 말이 있는데요. 제 말로 옮기면 이렇습니다. '특별한 사람만이 다재다능한 것이 아니라 인간의 특질은 다재다능함에 있다.' 그는 강조했어요.
지금은 마음이 장내 미생물과 연결되어 있다고 연결되어 있다고 강조하죠. --- 미래의 과학은 미생물 생태라는 겁니다. 저도 몇 년 전부터 장내 미생물 연구가 뇌 과학 연구를 통합할 것이라는 예언 아닌 예언을 하고 있는데요.
공부의 변화
저는 기존 구조가 오래가지 못할 거라 예상합니다. 굉장한 변화들이 여기저기서 일어날 거예요.
그렇게 되고, 대한민국에서 대학 공부까지 하길 원한다면, 누구나 자기 돈을 내지 않고 마음껏 공부할 수 있다는 인식이 잡히겠죠.
후주 (안희경 님이 쓰셨습니다)
그리고 앎의 시간이 이어지면, 우리는 '나'로 존재하는 영역이 세상 모든 생명의 본능과 의지에 얽혀 있는 현실을 마주하게 됩니다. 홀로 떨어진 '나'로 존재할 수 없음을 봅니다. 먹고 마시고 입고 치료하는 데 필요한 모든 협력 관계뿐 아니라 사회 정치적 작용까지 볼 수밖에 없습니다. 공부가 이끌어주는 길은 그곳과 닿아 있어요.
함께 배워요. 들판을 거닐며 배우는 줄 몰랐는데 배웠듯이, 우리 그렇게 공부해요. 그리고 온 삶을 감각하는 거예요. '나'와 '모두'의 삶은 기회를 얻을 것입니다. 마음을 고르며 당신과 모두의 행운을 빕니다.
캘리포니아 새크라멘토 도경료에서 안희경
#최재천의 공부#최재천#안희경#김영사#최재천의 공부 #안희경 #홀로움 #나와 모두 #독서는 #힘들게
최재천 교수님이 안희경 저널리스트가 2021년 4월에서 2022년 1월 사이에 질문하고 답하면서 써 내려간 기록이다. 교육에 대한 이야기, 공부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결국은 삶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최재천 교수님은 유튜브를 하신다. 중저음의 목소리가 우렁차다. 그리고 다정하게 들린다. '통섭'을 주장한 분으로 알고 있었다. 얼마 전 드라마 우영우변호사에서 돌고래가 인기를 끌면서 최재천 교수님이 열악한 시설에 있던 돌고래를 구출한 사건을 알게 되었다. 교수님과 뜻있는 분들이 함께 한 일이었다. 돌고래쇼를 보면서 가슴 한편에 있던 무거움이 지나갔던 기억이 떠올랐다. 산다고 바빴다고 핑계 댄다. 하지만 그분들은 더 바쁘지 않았을까... 그때 구출한 돌고래들을 자연방사하기 전까지 훈련한 모든 과정을 기록으로 남겨서 외국에서 자료로 사용한다고 들었다.
서문에서 교수님은 이런 책 꼭 쓰고 싶었다고 말씀하신다. 교육 문제는 블랙홀 같다고, 모든 문제는 결국 교육 문제로 귀결된다고 하신다. '공부해서 남주면 안 되나요? 서로가 서로에게 주면 다 같이 잘 살 수 있는 것 아닌가요?'라는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적자생존이라는 단어가 영어로 'survival of the fittest'라고 최상급을 쓰는 바람에 마치 도태되는 것처럼 이해하는 사람이 많다고 말씀하신다. 자연은 그런 곳이 아니라고 합니다. 그리고 옛날 부모 세대가 받은 교육을 생각과 행동이 근본적으로 다른 자식 세대에게 그대로 뒤집어씌우는 것은 어떤 기준으로 봐도 어리석은 일이라고 말씀하십니다.
< 책 속에서 가져온 문장입니다>
전주(최재천 교수님이 쓰셨습니다)
- 제가 2020년 말부터 '우리에게는 집단적 현명함이 있다'라는 표현을 쓰기 시작했는데요. 우리 국민에게서 집단 지성의 힘을 느낍니다.
- 박쥐는 주로 열대에 삽니다. 박쥐는 1,400여 종이 있는데, 거의 전부 열대에 있다고 보면 될 정도로 완벽한 열대 포유동물입니다.
- 박쥐 한 마리는 대개 코로나 바이러스 두세 종류를 가지고 있는데, 박쥐 40종 곱하기 코로나바이러스 두 종류 혹은 세 종류를 하면, 지난 100년 동안 중국 남부로 100여 종류의 새로운 코로나 바이러스가 유입된 겁니다. 그중 하나가 이번에 이런 일을 벌인 것이지요. 저는 코로나19가 기후변화와 연관이 있다고 주장할 수밖에 없습니다. 한발 더 나아가서 생물 다양성 문제와 훨씬 밀접합니다. --- 다이아몬드 선생님은 농경을 "인류 최대의 실수"라고 하셨습니다. 인간은 농경으로 개체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동물이에요. --- 농경을 시작하고 1만 2.000년이 지난 지금, 인간과 인간이 기르는 가축의 무게는 전체 포유류와 조류의 무게에서 96~99퍼센트를 차지해요. 지구 역사에서 보기 드문 반전이죠. 불과 1만여 년 사이에 야생동물이 1퍼센트 남짓으로 줄어들고 인간이 거의 99퍼센트를 차지했으니까요.
1부 공부의 뿌리
- 저는 무엇보다 앎이 가져오는 사랑이 소중하다고 여겨요. 우리 인간은 사실을 많이 알면 알수록 결국엔 이해하고 사랑하는 방향으로 나아갑니다.
- 저는 우리 아이들에게 삶을 돌려주고 싶습니다. '도대체 삶이 뭔데, 이렇게 학교와 학원을 돌고 돌며 살아야 하나?' '무엇을 위해 열심히 공부하고 무엇을 성취해야 하기에 쉼 없이 배워야 하나?'--- '삶의 중요한 시기에 있는 아이들의 시간을 우리가 지금처럼 빼앗아도 될까?' 자주 의문을 가져요.
-지금 우리는 AI 시대가 오면 필요 없을 수학만 가르치고 있어요. --- 그 대수 수업은 1학기에서 2학기까지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1년 동안 단 한 번도 빠지지 않았습니다. 당시 저는 30대 초였는데, 스무 살인 대학생들과 같이 배웠죠. 수업을 들은 지 한 달쯤 지났을 때, 제가 수학을 못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우쳤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 수학교육이 엉터리라는 것도 알았고요.
-안 : 생물학은 80억 인구와 1,500만에 달하는 생물종을 다루잖아요. 그 안에 깃든 이야기는 무궁무진하죠. 선생님 말씀을 들으면서 '삶에 대한 태도가 바뀌는 공부'가 '진짜 공부'라는 생각이 듭니다.
2부 공부의 시간
- 30분 단위로 쪼개서 일해요. 학생 상담 30분, 회의 한 시간, 그 중간에 30분이 비면 원고 재검토, 그러고는 약속된 곳으로 뛰어나갑니다.
- "제가 해야 할 일을 제 우편함에 넣어놓으세요. 아들을 데리고 와서 처리하겠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다음 날부터 제 우편함이 터질 지경이 됐습니다.--- 제가 집에 가서 아들을 재워놓고 밤새도록 일했어요.
- 안 : 긍정심리학자 칙센트미하이 선생님이 하신 말씀이 바로 그거였어요. "창의력은 혼자서 몰입한 시간이 만들어낸다." 자신이 뭔가를 하고 있다는 것조차 잊고, 홀로 집중하며 만들어낸 작업을 사람들은 '창조적이다!'라고 감탄한다고요.
- 안 : 흔히 우리는 '고독'과 '외로움'을 구분하지 못하고 '고독'과 '고립'을 혼동합니다.
- 최 '자발적 홀로 있음'이라는 표현이 참 좋네요. 시인 황동규 선생님은 그걸 '홀로 움'이라 부르셨죠. 저는 어울리기 좋아하지만 반드시 혼자 있는 시간을 확보합니다. 그 시간에 외롭다는 표현은 전혀 어울리지 않아요. 홀로움, 참 멋진 단어인 것 같아요.
- 5일 후에 마칠 일을 5일 전에 끝낸다는 겁니다. 왜 그러느냐고 물었더니 5일이라는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서라고 했어요. 미리 끝내고 틈날 때마다 리포트를 다시 들여다보며 조금씩 고친다고 하더군요. 그러면 질이 좋아질 뿐 아니라 돌발 변수가 생겨도 대처할 시간이 있다고요. --- 김훈 선생님과 제가 백일장을 하면 제가 이길 리가 만무합니다. 김훈 선생님은 원고지에다 꾹꾹 눌러서 딱 끝내시는 분이니까요. 그런데 1주일을 주면 제 글도 가능성을 갖지 않을까 싶어요. 김훈 선생님은 그래도 두 시간 안에 쓰실 거고, 저는 1주일 전에 끝내놓고 1주일 내내 100번쯤 고칠 테니까요. 35여 년 전, 그 학생과 점심을 먹으며 나눈 이야기가 제 인생을 바꿨습니다.
3부
저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미국에서 가르칠 때는 지금 요구하는 것의 두 배를 요구했고, 미국의 대학생들은 한 학기에 내 과목 같은 수업을 다섯 개 듣는다." 미국의 좀 괜찮은 대학에 다니는 학생들은 잠이 부족할 정도로 공부합니다. 우리나라 대학생들은 카페에 가서 차도 마시고 친구도 만나고 게임도 합니다. 제가 가끔 강영할 때나 인터뷰에서 "대한민국 교육을 내 손에 쥐어주면 지금 우리나라 대학생들을, 속된 표현으로 오줌을 지릴 정도로 만들어놓겠다"라고 말합니다.
안 : 선생님이 내시는 쓰기 숙제의 핵심은 '남의 생각을 익히는 것'이 아니라 '논리와 감성을 동원해서 내 생각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보입니다.
최 : 네. 그 작업을 저는 '에세이'라고 부르고, 학기말에는 학문적 글쓰기인 논문을 내도록 합니다. 국내의 이름난 학술지 몇 개를 예로 들며, 그 속에 있는 논문들 중 한 구성을 따라서 써보라고 해요. 학생들이 마지막에 논문 쓰기를 너무 힘들어해서 해마다 계속할 것인가를 고민합니다.
독서는 일이어야만 합니다. 독서는 빡세게 하는 겁니다. 독서를 취미로 하면 눈만 나빠집니다. --- 책은 평면에 글자를 새겨서 만든 2차원 물건입니다. 그러니 얼마나 눈이 아파요. 책은 눈을 망가뜨린 원흉이에요.
우리는 기획서를 작성해서 책을 읽어야 합니다. 치밀하게 기획해서 공략해야죠.
- 결혼 초, 제가 한몇 년 동안 아내에게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 "당신은 왜 이렇게 비겁해"였습니다. 제가 너무 엄한 아버지 밑에서 크면서 매우 비겁해졌어요. --- 우리나라에서 제가 뭘 하려고 하면 아버지는 "네까짓 게"라고 하셨어요. 일단 제 기를 죽이고 잘못하면 "내 그럴 줄 알았다"라고 하시니 주눅이 들었습니다.
미국에서는 저는 미리 평가받거나 '넌 해봐야 안 될 거야'라는 말을 듣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잘못하면 결과에 대한 책임을 확실히 묻더군요.
- 새벽 2~3시인데도 공부를 끝내기 싫어서 더 읽고 더 찾고 있는 저를 발견하고는 '그래도 조금 자 둬야 내일 하겠지'라고 생각하며 새벽 3시에 기숙사로 갔어요. 아침 8시에 다시 학교에 왔습니다. 그러니 잘할 수밖에
- 증 고등학생들에게도 '최재천 교수님에게 이메일을 보내면 반드시 답장을 받는다.'라는 걸로 따뜻하게 알려졌어요.
- 윌슨 교수님에게 편지를 썼어요. 한마디로 '제가 이런 사람인데 만나주시겠습니까?' 그리고 피터에게 괜찮은지 봐달라고 했어요. 피터가 보더니 'Are you crazy?'제정신인지 묻는 거예요. 진짜 윌슨인지 물으면서, 우리 같은 사람이 만날 수 있는 분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그때 제가 말했죠. "네가 맨날 나에게 'You never know until you try'라고 말했잖아. 내가 트라이하겠다는데 뭐가 문제냐"라고요.
4부 공부의 성장
" 아버지는 '묻지 마' 투자만 하시면 됩니다. 자기 아이보다 키가 큰 부모님이 있으면 손들어보세요.(그럼 아무도 못 들어요) 아이들에게 '얘, 너 그거 해서 밥이나 먹겠냐'하시는 아버님, 솔직히 대학 다닐 때를 생각하고 말하신 거죠? 20년 전에 세상을 바라보던 눈으로 지금 아이와 이야기하고 계십니다. 키도 더 작으면서."
- 하지만 저에게는 '아이들은 안다'라는 확실한 느낌이 있어요. 기성세대는 감지하지 못하는 신호를 아이들은 감지하고 있습니다. 밤늦게까지 게임을 하면서 세상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그 모니터 앞에서 이미 느끼며 살고 있어요.
- 생태사상가인 사티쉬 쿠마르를 인터뷰할 때 큰 힘을 얻은 말이 있는데요. 제 말로 옮기면 이렇습니다. '특별한 사람만이 다재다능한 것이 아니라 인간의 특질은 다재다능함에 있다.' 그는 강조했어요.
- 지금은 마음이 장내 미생물과 연결되어 있다고 연결되어 있다고 강조하죠. --- 미래의 과학은 미생물 생태라는 겁니다. 저도 몇 년 전부터 장내 미생물 연구가 뇌 과학 연구를 통합할 것이라는 예언 아닌 예언을 하고 있는데요.
공부의 변화
- 저는 기존 구조가 오래가지 못할 거라 예상합니다. 굉장한 변화들이 여기저기서 일어날 거예요.
- 그렇게 되고, 대한민국에서 대학 공부까지 하길 원한다면, 누구나 자기 돈을 내지 않고 마음껏 공부할 수 있다는 인식이 잡히겠죠.
후주 (안희경 님이 쓰셨습니다)
그리고 앎의 시간이 이어지면, 우리는 '나'로 존재하는 영역이 세상 모든 생명의 본능과 의지에 얽혀 있는 현실을 마주하게 됩니다. 홀로 떨어진 '나'로 존재할 수 없음을 봅니다. 먹고 마시고 입고 치료하는 데 필요한 모든 협력 관계뿐 아니라 사회 정치적 작용까지 볼 수밖에 없습니다. 공부가 이끌어주는 길은 그곳과 닿아 있어요. - 캘리포니아 새크라멘토 도경료에서 안희경
#최재천의 공부 #안희경 #홀로움 #나와 모두 #독서는 #빡세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