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의 동네에서 내가 살펴보고 싶은 건 첫째로는 사람들이 어떻게 다니는지, 두번째로는 어떤 공간을 자주 이용하는지였다. 발달상권/지역상권에 따라 동네에서 가능한 생활이 어떻게 달라지는지(지역상권이라면 해결되지 않는 용도를 위해 다른 지역으로 가고, 발달상권이라면 오히려 생활밀착형용도가 많이 사라져 불편해졌을지도 모른다)가 달라질 것이고, 선형/점형 분포에 따라 주민들이 이용하는 공간의 분포도 다른 것이라는 가정을 하고 인터뷰를 진행했었다.
석촌동은 재밌었던 것이 오래 산 분들부터 산지 3년 정도 된 신혼부부까지 다양했다.
오래 산 분들은 여기가 이런 동네가 아닌데 정말 힙해졌다며 불편한 것보다는 좋은 것이 많고 이제 동네에서 네일샵, 카페도 갈 곳이 많아지고 있지만 아끼는 가게들이 유명해져 본인이 가기가 힘든 것을 아쉬워한 분이 있었다면, 여러 가지를 고려해서 들어왔는데 은행, 헬스장이나 바버샵 모두 집 근처에 있어서 살기가 정말 좋다는 분도 계셨다.
아래 지도를 살펴보자. 동그라미는 인터뷰이별로 자주 가는 가게, 시설을 표시한 것이다. 인터뷰이 색상별로 다른 색상으로 표시했다. 그 중 빨간색 동그라미는 인터뷰이가 공통적으로 자주 방문하는 곳이다. 석촌동에서는 주민센터(프로그램 이용), 식자재마트, 문화회관이 자주 방문하는 곳이었다. 선은 인터뷰이별로 자주 이용하는 동선이다. 메인 가로도 있지만 인터뷰이별로 자주 이용하는 가게들이 모여 있는 가로가 다른 점도 흥미롭다.
망원동은 동네를 애정하는 분들이 정말 많다고 느낀 곳이었다. 다른 동네에서는 이 곳이 살기 좋아서, 물가가 저렴해서, 이미 이 동네가 익숙해서 산다고 한 분들이 많았다면 망원동에서 사는 분들은 이 곳에서는 나로서존재할 수 있다고 느끼는것이 흥미로웠다. 내가 인터뷰를 진행했던 2022년은 이미 망원동의 젠트리피케이션이 지나간 때이기는 했지만 임대료가 그 전보다 훨씬 오르고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 되었음은 분명했기에 이에 대한 생각도 궁금했다. 한 분은 홍대에서 연남으로, 연남에서 망원으로 온 분이었는데 이 곳도 홍대처럼 변할까봐 두렵다는, 변화의 속도가 너무 빨라서 언젠가 이 곳을 떠나야 할 때가 올지도 모른다는 얘기를 했다. 반면 망원동이 물가가 비싸지긴 했어도 그건 놀러오는 사람들에 해당하는 이야기고 아직도 시장, 미용실, 식당은 물가가 정말 저렴하다고 비건하는 사람들이 많아 일반 김밥집, 중국음식집에서도 비건요리를 늘려가고 있고 커뮤니티가 단단해 이 곳이 아닌 곳은 상상할 수도 없다는 분도 있었다.
아래 지도를 살펴보자. 망원동의 메인가로는 모두가 '망리단길'이라고 생각할 텐데 재밌는 건 동네 주민 중 누구도 이 가로에 있는 가게를 이용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망원동에서는 유독 외부에서 방문한 사람들이 찾는 가게와 동네 주민들이 자주 방문하는 동네가 다르게 나타난다. 그럼 주민들은 주택가 골목 깊숙히 있는 가게들을 이용하는 걸까? 매핑 결과에 따르면 골목 깊숙히 있는 가게들은 인스타그램 등으로 외부인들이 찾아오는 소품샵, 카페 등이 많았고 주민들은 가로변에 있는 가게들(미용실, 백반집)을 자주 이용했다. 자주 방문하는 공간은 한강공원과 합정역의 홈플러스였고 친절하게 동네주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가게들이 모인 가로, 저렴한 식당가를 알려주시기도 했다.
다음 편에서는 나도 익숙하지 않았던 동네인 구의동과 쌍문동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