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또 많은 일들일 있었다. 마지막 글 쓴 지 벌써 2주가 흘렀으니 그럴 만두...
브랜드 로고도 나왔고, 제조 발주도 넣었고, 단상자도 제작에 들어갔다. 단상자는 2주 정도 후에 제조 공장으로 넘어가고, 제품은 3-4주 후에 나온다.
이제 판매전략을 기획해야 하는데, 엄두도 못 내고 있다. 왜 이렇게 바쁜지 하루를 꽉 채워도 할 일이 넘쳐난다.
오늘 8주 만에 유튜브 영상도 올렸다. 괜신히 괜신히. 정말 괜신히 만들어서 올렸다. 어제 올리고 싶어서 새벽 1시 정도까지 작업을 했는데도 끝내지 못하고 오늘로 넘겨와서 오후 4시쯤이 되어서야 업로드했다.
어제 집에 돌아가는 길에 문득 '내가 원래 이렇게 느린 사람이었나? 난 스스로 빠릿빠릿하다고 생각해 왔는데, 요즘은 뭘 해도 다 느린 것 같지?'란 생각이 들었다. 모든 일을 내가 주관하고 스스로 처리해야만 일이 완수되어서 그런 건가.
신기한 현상이다. 꼼꼼하게 하고 싶다가도 마감일이 다가오는 것 같으면 대충 마무리를 짓게 되는 습성은 여전한 것 같긴 한데...
무언가 하나를 완성해 내면 그다음 일을 위한 에너지 모으는데도 시간이 꽤 걸리는 느낌도 든다.
11월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오늘이 7일이니까 벌써 꽉 찬 1주가 흘렀다. 제품 나오기까지 3주 정도의 시간 동안 상세페이지 기획하고, 고객모집전략 구성하고, 어떻게 광고할 건지도 구상해야 한다.
아, 그런데 정말 무엇부터 해야 할지 감이 안 잡힌다. 멘~붕~
어제 사무실 옆 건물 회사 구내식당에서 혼자 점심을 먹었다. 바로 옆에 4-5명 정도 임원급 분들이 하시는 이야기가 들렸다. PPT 잘 만드는 사람이 필요하느니, PPT보단 전략 짤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느니의 이야기였다.
내 속에선 자꾸만 '내가 그동안 제안서 썼던 걸 보여드려 볼까?'라는 외침이 들렸다. '아... 내가 둘 다 잘할 수 있는데... 정말 그런 사람이 필요한 게 맞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정작 회사에서는 여전히 학력을 보고, 스펙을 본다. 실무능력보다 좋은 대학 나온 사람을 더 선호하게 되는 곳. 회사.
그 회사의 대표 말고는 임원분들까지는 여전히 '학교'를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 같다. 내 경험상으론 그러했다. 내가 만든 전략제안서를 보여드려도 믿지 않을 수도 있고, 제안서는 나쁘지 않지만 학교가 인서울이 아니니 영 내키지 않을 확률이 크겠지 뭐.
그렇게 식사를 빨리 정리하고 나왔다. 괜히 스스로 열등감에 갇힌 체 말이다. '두고 보자.'라며 혼자 경쟁하고 있었다. 어제 남은 하루는 이런 마음으로 새벽까지 불태웠던 것 같다.
지난주에는 이보다 더 심한 비교의식에서 스스로의 목을 조르며 숨 쉬지 못하도록 괴롭혔다. 어디에서부터 잘못된 건가를 짚어가다 보니, '내 존재'에까지 거슬러 올라갔다. 변할 수도 없고, 다시 태어날 수도 없는데...
비교의식은 자신을 가장 빠르게 죽이는 독약이다. 한번 들어가면 해독제를 찾기까지도 시간이 꽤 걸린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해독제는 우연히 발견되는 것 같기도 하다. 도처 없이 헤매고 있다가 정말 우연히.
의미 없는 말만 나불대는 것 같지만, 약간 정신이 혼미해서 그런 것 같다. 정신 좀 차리고 앞으로 또 무엇을 해야 하는지 다시 정리해 봐야지. 이번 달 말일부터 바로 제품 판매에 들어갈 수 있도록.
오늘은 금요일. 불타게 일해야 한다. 내일도, 모레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