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및 SaaS소프트웨어 중심으로
기술 중심 스타트업에서 연구개발(R&D)은 경쟁력의 핵심이다. 특히 인공지능(AI)과 소프트웨어 기반 스타트업은 시장 선점과 기술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설계 초기부터 R&D에 상당한 자원을 투입해야 한다. 그렇다면 스타트업의 성장 단계에 따라 R&D 예산은 전체 예산 또는 매출 대비 어느 정도가 적절할까? 본 글에서는 스타트업의 단계별 R&D 투자 비율, 국가 간 차이, 업계 벤치마크 등을 중심으로 분석한다.
스타트업의 R&D 비중은 성장 단계에 따라 다음과 같은 추이를 보인다:
시드 단계: 제품 개발이 주된 목표이며, 매출이 거의 없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전체 예산의 50% 이상, 혹은 매출 대비 50~60%에 이르는 R&D 비중이 일반적이다[1].
시리즈 A 단계: 제품-시장 적합성(PMF)이 가시화되며, 여전히 전체 예산 중 30~40% 수준이 R&D에 투입된다. 매출 대비 비율로는 38~40% 수준으로 나타난다[1][3].
시리즈 B 단계: 시장 확장과 매출 증대가 본격화되면서 R&D 비율은 다소 하락해 매출 대비 30% 내외로 집계된다[2].
성장기 및 시리즈 C~D 이후: 제품이 성숙하고 조직이 확장되면서 R&D 예산 비중은 20~25% 수준으로 안정화된다. 특히 Pre-IPO 단계에서는 대부분의 스타트업이 R&D에 매출의 20~25% 정도를 지출하는 것으로 분석된다[2][4].
시드 단계에서는 MVP(Minimum Viable Product)를 완성하고 기술 검증을 거치기 위해 공격적인 R&D 투자가 필요하다. 매출이 미미하거나 없기 때문에, 전체 지출 대비로는 절반 이상이 개발비용으로 배정된다. 시리즈 A 단계에 접어들면 초기 고객 반응을 기반으로 기능 확장이나 서비스 안정화에 R&D가 집중된다. 그러나 동시에 세일즈, 마케팅 예산이 증가함에 따라 R&D 비중은 자연히 감소한다.
시리즈 B 이후에는 영업 효율화, 조직 시스템화 등 기업 운영 전반의 비용 구조가 복잡해지므로, R&D가 차지하는 비중은 더 줄어들게 된다. 이는 스타트업이 단순한 개발 중심에서 성장 중심의 전략으로 전환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성장 후반기에 접어들면 제품은 일정 수준의 완성도를 갖추게 되며, 이 시기에는 기존 기술의 개선보다는 수익화, 확장, 리스크 관리가 중심이 된다.
미국의 기술 스타트업은 초기부터 매우 공격적으로 R&D에 투자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실리콘밸리의 SaaS 스타트업을 예로 들면, 시드 단계에서 매출 대비 40~50%, 시리즈 A까지도 40% 내외의 높은 비중을 유지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3]. 이는 대규모 벤처 자금이 뒷받침되며, 적자 성장을 용인하는 시장 분위기에서 비롯된다.
반면 한국 스타트업은 정부 지원금이나 과제를 통해 개발비를 확보하는 경우가 많으며, 매출 대비 R&D 비율은 평균적으로 10~15% 수준에 머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의 벤처기업 인증 기준에서도 소프트웨어 업종은 연매출 50억원 미만일 때 매출의 10%, 그 이상일 경우 8% 이상의 R&D 비중을 요구하고 있다[5].
이러한 차이는 창업 문화, 투자 환경, 시장 규모에서 기인한다. 미국은 글로벌 시장을 전제로 한 창업이 일반적이지만, 한국은 내수 중심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아 자원 배분에 있어 수익성과 효율성을 빠르게 고려하는 경향이 있다.
업계에서는 다음과 같은 R&D 비중을 권장하거나 자주 언급한다:
시드~시리즈 A: 매출 대비 40~50%
시리즈 B: 매출 대비 30~35%
시리즈 C 이상 또는 성장기: 매출 대비 20~25%
또한, 일부 보고서에서는 "40-40-20" 법칙을 제안하며 매출 대비 R&D 40%, 세일즈/마케팅 40%, 운영비용 20%를 기준으로 제시한다. 최근에는 현실을 반영해 "30-50-20" 또는 "25-45-30"과 같은 조정된 지표도 활용된다[2]. 특히 AI와 같은 딥테크 스타트업은 기술 의존도가 높아 일반 스타트업보다 지속적인 R&D 고비용 구조를 유지하는 경향이 강하다[6].
스타트업의 R&D 예산 비중은 정형화된 정답은 없지만, 단계에 따라 평균적인 가이드라인이 존재한다. 시드 단계는 R&D 중심 구조가 적합하며, 이후 시리즈 A~C를 거치면서 매출 성장과 함께 점차 예산 균형을 맞춰가는 전략이 필요하다. 특히 기술집약형 AI 및 소프트웨어 스타트업은 일정 수준 이상의 R&D 집중도를 유지해야만 기술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 각 스타트업은 자신의 기술력, 시장 전략, 투자 여건을 고려하여 R&D 비중을 조정해야 하며, 벤치마크는 참고자료일 뿐, 고정값은 아니라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1] Manh Ha Pham, "SaaS R&D cost percentage of revenue by stage (Seed to Series D)," LinkedIn, 2023. [링크]
[2] Sammy Abdullah, "SaaS Spend as a Percent of Revenue in 2023," Blossom Street Ventures, Medium, 2024. [링크]
[3] ScaleXP, "R&D Spend - SaaS Benchmarks," ScaleXP Blog, 2023. [링크]
[4] Mosaic, "A SaaS Guide to Tracking and Managing R&D Expenses", Mosaic.Tech Insights, 2023. [링크]
[5] 중소벤처기업부, "벤처기업 확인요건 중 업종별 연구개발 투자비율 표," 2023. [링크]
[6] 김정호 외, "딥테크 스타트업의 현황과 지원정책 연구," KOCHAM 이슈페이퍼, 2023-06.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