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별은 이미 죽었을지도 모른다

by 듀이

죽음에 이르고 뒤늦게 빛을 보는 어느 작가의 글과 그림처럼, 어느 별은 이미 활활 불타오른 뒤 우리에게 빛을 보여준다.



'영원한 것은 없다'라는 명제를 믿었다. 믿고 싶지 않아도 믿어야 했다. 지금도 지나가 영영 돌아오지 않을 시간들, 흐릿하게 지워져 보일 듯 말듯한 얼굴과 그 이름들. 죽기 직전까지도 떠오를 것만 같았던 슬픈 시간들이 하나 둘 타오르는 별처럼 사라져 갔다.


하지만 은하는 70억 년 전 죽었다가 20억 년 후 다시 살아났다. 우리는 끝나지 않은 것을 끝낸다. 그래, 이제 여기서 그만하자. 더 이상은 없어. 바뀌지 않을 거야. 그리고 세상은 콧방귀를 뀌며 세차게 변화한다. 어쩌면 70억 년 전, 이제 끝이라며 활활 타올라 사라지던 어느 별은 20억 년 후 저도 모르게 다시 눈을 떴을 거다.


연속된 시공간 안에서 우리는 소멸과 생성을 거듭한다. 숨을 쉬고 내뱉는다. 길게 자란 머리를 자른다. 오래된 편지를 버린다. 액자 위 먼지를 닦아낸다. 별은 죽는다. 다시, 머리는 자란다. 새로운 글이 쓰인다. 한 장의 사진을 찍는다. 별은 빛난다.


그래 영원한 것은 없다는 말이 맞다. 다만, 잠시 소멸의 시기를 지나 다시 생성하는 호흡을 반복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사계절이 지나 들꽃이 피고 진다. 모두 시간을 타고 피고 진다. 나와 내 기록들도 죽고 난 뒤 빛을 낼까. 어쩌면 그 호흡을 다한 어느 날 소멸하며 휘황히 빛을 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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