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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웹소설이 당면한 질문들

플랫폼산업인가? 출판산업인가? 콘텐츠산업인가?

글/ 정윤희(출판저널 대표, 문화콘텐츠 박사)        


박세현 박사님의 발제 ‘플랫폼 기반의 웹툰과 웹소설의 유통 현황과 미래’는 최근 플랫폼 중심으로 재편된 콘텐츠 비즈니스 구조의 변화 속에서 성장하고 있는 웹툰과 웹소설 분야의 당면한 현실적인 문제를 제기해 주셨습니다.

전통출판산업의 선형적인 가치사슬 구조는 IT 등장으로 인해 역동적인 가치사슬 구조로 변화하게 되었으며, 이러한 변화는 전통출판산업에 위협적인 요소로 작용하기도 하면서 출판이 뉴미디어산업으로 혁신·발전할 수 있는 새로운 동력이 되기도 합니다.

2020년 초부터 전 세계에 불어닥친 코로나19는 전 산업 분야에서 플랫폼의 폭발적인 성장을 가속화 시켰고, 미디어와 문화콘텐츠 산업에도 전반적인 혁신을 촉진하고 있습니다. 플랫폼 산업은 문화콘텐츠 영역뿐만 아니라 다양한 산업 영역을 주도하고 있으며 이러한 플랫폼 중심의 콘텐츠생태계는 OTT와 연결되면서 지속적인 발전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플랫폼은 콘텐츠 이용자들과의 연결성으로 콘텐츠 발견성을 높이며, 발제문의 ‘출판만화 유통 구조’와 ‘웹툰 서비스 유통 구조’에서 보듯이, 콘텐츠 창작 및 생산을 포함한 출판과정에서 출판사의 역할이 줄어들거나 생략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출판생태계의 주요 주체라고 할 수 있는 출판사의 역할 변화와 함께 출판사 입장에서는 플랫폼 성장이 위협적인 요소가 되고 있습니다. 

이는 정책적인 측면에서도 몇 가지 시사점을 줍니다. 출판산업과 웹툰·웹소설산업의 관련성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 것인지, 웹툰·웹소설의 창작, 유통, 소비로 이어지는 가치사슬의 공정성과 상생을 어떻게 확보해야 할 것인지, 웹툰·웹소설 창작 플랫폼생태계의 지속적인 성장 방안의 요인 등 다양한 관점에서 연구과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문화체육관광부 정책 구조를 보면 웹툰과 웹소설 창작, 유통, 소비정책은 콘텐츠산업 정책 하에서 이루어지고 있으며, 출판은 미디어정책 하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문화정책에서 출판의 위치, 웹툰·웹소설의 위치, 그리고 이 둘의 연관성에 따른 정책의 개선, 보완 등 깊이 있는 논의가 필요합니다.    

저는 이러한 관점에서 ‘웹툰·웹소설은 플랫폼산업인가? 출판산업인가? 콘텐츠산업인가?’라는 질문을 해봅니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어쩌면 쉬우면서도 어려운 과제입니다. 플랫폼사들이 콘텐츠 생산, 유통, 소비 시스템을 제공하고 있으니 플랫폼산업이면서, 콘텐츠를 온라인으로 ‘퍼블리싱’한다는 측면에서 출판산업이기도 하고, 콘텐츠를 창작한다는 측면에서 콘텐츠산업이기도 합니다. 한편 웹툰·웹소설의 소비 유통 가치사슬 측면에서 보면 출판정책을 기준으로 삼기엔 한계가 있습니다.     

최근 웹툰·웹소설 유통과정에서 플랫폼사들이 독식하는 수익률 문제를 놓고 입장이 분분합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주체는 누가 되어야 합니까? 간략하게 정리하여 플랫폼사, 출판단체, 창작자들이라고 한다면 조금은 명확해 집니다. 그동안 문화콘텐츠산업에서 창작자, 저작자의 권리에 대해서는 정책적으로 관심도가 많이 저조했으나 최근 작가들도 입장을 내면서 창작자의 권리 보호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웹툰·웹소설은 플랫폼산업인가? 출판산업인가? 콘텐츠산업인가?’ 앞으로 이러한 질문들이 정부 정책적인 측면에서도 보완되면서 플랫폼을 중심으로 한 콘텐츠생태계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혁신이 이루어지길 기대합니다.     

위와 같이 토론자로서 의견을 드리면서 발제자에게 질문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첫째, 웹툰·웹소설 등 콘텐츠 플랫폼사의 독점화를 방지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일까요?

둘째, 웹툰·웹소설 콘텐츠와 출판의 협력과 상생 요건은 무엇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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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글은 21.10.8. 한국출판학회가 개최한 출판정책라운드테이블 토론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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