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문화생태계와 거버넌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이사회 구성 사례와 방향

by 정윤희

2019년 7월 18일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노동조합(김신명 위원장)이 <다양한 이사진 구성 및 이사 사퇴 요구>라는 제목으로 보도자료를 이메일로 보내왔는데 출판진흥원 이사진 구성과 관련하여 책문화생태계 연구자 입장에서 앞으로의 이사진 구성 방향을 제안해 보고자 한다.

우선 출판진흥원 노동조합에서 보내온 내용 중 이사진 구성과 관련한 내용은 아래와 같다.






- 진흥원 노동조합은 다양한 분야의 이사진 구성을 요구합니다.

ㅇ 진흥원의 현 이사는 원장과 당연직 이사 2명을 뺀 7명 중 5명이 일부 출판단체 인사 위주로 구성되어 있어 출판문화생태계 전체 이익을 대변할 수 없는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이에 진흥원의 이사진 구성을 특정 출판 단체에 한정하지 말고 독서분야·유통분야·인문분야·인쇄분야·출판저작권분야·소비자단체(모임)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로 구성할 것을 요구합니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이사 현황(2019년 7월 18일 현재, 출판진흥원 노동조합 제공)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은 2012년 7월에 설립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으로서 출판산업 발전과 독서진흥을 위한 정책 실행 기관이다. 진흥원 초기부터 낙하산 원장 인사라는 이유로 잡음이 있었고, 문체부 블랙리스트 이후 이기성 2대 진흥원장은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중도 사퇴했다. 3대 원장은 대한출판문화협회의 주도로 출판전문가가 진흥원장이 되어야 한다는 과제를 실현하기 위하여 출판을 경험한 전문가들을 추천하는 방식으로 원장 후보자를 이사회가 구성한 임원추천위원회에 추천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책문화생태계 관점에서 거버넌스 구성을 어떻게 해야 할까?


필자는 책문화생태계를 연구하고 있다. 책문화생태계는 책을 중심으로 하여 저자, 출판, 도서관, 서점, 독자를 모두 포용하고, 저술에서부터 독서에 이르기까지 건강한 책문화 환경이 조성되도록 정책, 교육, 사회 분위기 등이 모두 연결되어 협력하는 시스템이다. 이러한 시스템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은 각 주체가 제 역할을 잘 하는 것이고, 주체들이 역할을 잘 하도록 정책, 교육, 사회분위기 등이 적극적으로 도와야 한다.

책문화생태계 관점에서 본다면 출판산업 발전과 독서문화 진흥을 위한 공공기관인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역할과 이사회를 어떻게 구성해야 하는지 해답이 나온다. 저술, 출판, 인쇄, 독서, 도서관, 독자, 학계, 저작권 등 다양한 이사진 구성이 이루어져야 한다. 출판진흥원장은 출판전문가로서 책문화를 전체적으로 이해하면서 출판진흥원의 양적 규모과 질적 규모를 성장시킬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양적 규모란 예산 확보이며, 질적 규모란 책문화의 건강성을 추구하는 것이다.

이사회는 원장이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내리도록 조언하고 자문하며 감시하는 기능을 한다. 아무리 뛰어난 경영자라도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리기 전에 다양한 의견을 경청해야 하는데 물리적으로 모든 사람들의 의견을 청취할 수 없으므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이사회로 구성하여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고 경영자로서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을 받아야 한다.

진흥원의 노조가 문제를 제기한 진흥원 사무처장 채용에 대한 내용과 관련하여, 사무처장은 진흥원의 내부 살림을 맡는 행정전문가로서 역할을 해야 하는데, 이 부분도 사무처장의 채용과 임기에 대한 규정을 내부적으로 마련해 둘 필요성이 있겠다.


정부는 정책을 입안하거나 실행할 때 거버넌스를 구성하고 있는데 책문화생태계 관점에서 보다면, 거버넌스가 지향해야 할 가장 중요한 요소는 다양성이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정책 고객은 출판사, 독자, 도서관, 서점 등 책문화 관련 주체들이다. 넓게 보면 곧 국민들이다. 좋은 책들이 생산되고 좋은 책을 읽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역할을 출판진흥원이 사명감을 가지고 일해야 한다. 출판진흥원의 현재는 결국 한국의 출판산업의 거울과 같다. 출판진흥원 내부 조직원들이 출판산업 진흥을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도 중요하고, 출판계 등 다른 이해관계자들과 협력하는 것도 중요하다.


건강한 책문화생태계의 다섯 가지 원리는 다양성, 균형, 공생, 공진화, 항상성이다. 이중 생태계는 항상성을 위해 평온한 안정을 되찾기 위해 자기조직화 과정이 일어나는데 출판진흥원 노조에서 진흥원 이사진 구성에 대하여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조직의 건강성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본다. 출판진흥원 조직의 건강성은 출판전체뿐만 아니라 책문화의 건강성과도 연결된다. 출판진흥원이 안정화되도록 정부, 관련 전문가들의 합리적인 조정 과정도 필요할 것이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시민’이 중심이 되는 책문화 공동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