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도서관·독서정책을 이끌어 갈 통합적 리더십 필요

책문화생태계를 위하여④

by 정윤희

책이 생산(출판)되고 축적(도서관)되며 소비(독서)되는 관점에서의 책문화를 생각해 본다면, 출판정책, 도서관정책, 독서정책의 세 가지 정책을 통합하여 연결하고 조율함으로써 성과를 내는 정책으로 지향하기 위해서는 이를 추진하는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

필자는 <출판저널>에 몸담고 있으면서 우리나라 책문화의 숲을 조망해 볼 수 있는 행운을 얻었는데, 2018년부터는 제6기 대통령소속 도서관정보정책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그동안 문제의식으로 가지고 있었던 질문, 즉 ‘우리의 책문화를 어떻게 하면 지속가능한 모습으로 발전시킬 수 있을까?’에 대하여 숙고하는 시간을 더 많이 가지게 되었다. 마침 4월 9일은 제6기 도서관정보정책위원회가 출범한 지 1주년이 되는 날인데, 2007년에 설립한 도서관정보정책위원회가 10년이 지난 2018년 9월에 드디어 사무국을 갖추고 제대로 된 대통령 소속 기구로서 위상을 찾아가고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지만, 지난 10년간 대통령이 세 번이나 바뀌는 동안 대통령 소속 위원회임에도 대통령에게 대면보고를 못했다는 점은 매우 안타까운 현실이다. 당연직 위원인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부위원장) 등 11개 부처 장관도 당연직임에도 정기 회의에는 참석하지 않는다. 특히 도서관정책과 독서정책은 문화체육관광부뿐만 아니라 교육부, 행안부, 기재부, 여성가족부 등 타 부처가 적극적으로 협력해야 지속가능하다. 김구 선생은 《백범일지》에서 “한없이 갖고 싶은 것이 있다면 높은 문화의 힘”이라고 쓰셨는데 기록하고 읽고 보존하는 책문화는 문화의 가장 바탕이다.

한편, 우리나라 문화정책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보면 1990년에 문화부가 신설되면서 본격적으로 문화정책이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는데, 그중에서도 출판, 도서관, 독서를 포괄하는 책문화 관련 정책의 역사를 간략하게 되짚어 보기로 하자. 1993년에 ‘책의 해’가 처음으로 지정되었고, 1963년에 제정된 ‘도서관법’은 1994년에 ‘도서관및독서진흥법’으로 다시 제정되었으며, 2002년에는 1961년에 제정되었던 ‘출판사및인쇄소의등록에관한법률’은 폐지되고 ‘출판및인쇄진흥법’이 제정되었다. 2006년에 ‘도서관및독서진흥법’이 ‘도서관법’과 ‘독서문화진흥법’으로 분리 제정되었고, 2007년에는 2002년에 제정되었던 ‘출판및인쇄진흥법’이 ‘출판문화산업진흥법’과 ‘인쇄문화산업진흥법’으로 분리 제정되었다. 2007년에 ‘도서관법’ 개정에 따라 대통령소속 도서관정보정책위원회가 설립되었고, 2012년에 ‘출판문화산업진흥법’에 따라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법이 설립되었다.

이처럼 책문화정책의 간략한 흐름을 보더라도 우리나라의 책문화정책은 1993년에 ‘책의 해’로 지정되면서 비로소 정부가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였으며, 햇수로 27년이라는 짧은 역사를 지니고 있다. 관련 자료를 보면, 출판산업은 점점 위축되고 있으며, 국민독서율은 하락하고 있고, 도서관이용율도 감소하고 있는 원인은 무엇일까. 법률 제정의 흐름을 볼 때 합쳐지고 분리되는 과정을 통하여 각각의 법률에 대한 전문성이 더욱 심화되었다는 장점이 있지만, 법에 따라 시행되는 출판정책, 도서관정책, 독서정책들은 서로를 요청하면서도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문제는 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하는 소관 부처가 다르며 정책을 통합하여 조율하고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한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하는 구심점이 부족하다는 근본적인 원인도 있다.

2019년 3월 현재 출판정책과 독서정책은 문화체육관광부 미디어정책국의 출판인쇄독서진흥과에서 담당하고 있으며, 도서관정책은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예술정책실의 도서관정책기획기획단에서 담당하고 있다. 책이 생산(출판)되고 축적(도서관)되며 소비(독서)되는 책문화 가치의 순환을 생각해 볼 때, 출판정책-도서관정책-독서정책은 ‘책문화’라는 하나의 큰 프레임으로서 서로 연결되면서 상호 영향을 주고받는 관계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소관 부처의 적극적인 상호 소통과 협력은 매우 중요하다. 이는 정책뿐만 아니라 민간 등 업계도 마찬가지다.

또한 현재 도서관정책은 대통령소속 도서관정보정책위원회라는 기구에서 수립·심의·평가하고 있으며, 출판과 독서정책은 문화체육관광부의 산하 기타공공기관으로서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담당하고 있는데, 이 두 조직의 위상을 살펴보면, 대통령소속 도서관정보정책위원회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보다 상위 조직이다. 도서관정보정책위원회 당연직이며 부위원장이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며,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은 차관급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본다면, 도서관정보정책위원회가 대통령소속 기구로서 도서관정책뿐만 아니라 출판 및 독서정책까지도 포용함으로써 책문화의 구심점을 만들 필요가 있다.

그리고 문화체육관광부 내에는 출판-독서와 도서관정책이 분리되어 있는데 이를 ‘책문화정책국’으로 통합 신설하여 출판·도서관·독서정책을 하나의 국에서 담당하는 전격적인 혁신이 필요하다. 또한 정책의 혁신뿐만 아니라 민간에서도 출판계-도서관계-독서계가 협력하여 상호작용하면서 만들어가는 긍정적인 혁신이 더해질 때 결국 풍요로운 책문화를 경험하는 독자들, 더 나아가 국민들이 행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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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에는 ‘제3차 도서관발전종합계획(2019-2023)’과 ‘제3차 독서문화진흥기본계획(2019-2023)’이 동시에 추진된다. 참고로 출판 관련 정책은 ‘제4차 출판산업진흥계획(2017-2021)’이 시행 중이다. 제3차 도서관발전종합계획에는 도서관-출판-독서계 협력 추진이 과제로 설정되어 있으며, 제3차 독서문화진흥기본계획에도 도서관과 출판이 협조해야 할 과제들이 담겨 있다. 책문화생태계를 구성하는 각 주체들(저자, 출판, 도서관, 서점, 독자)이 제 역할을 잘 하면서 상생하기 위해서는 어느 누군가가 아닌 함께 공동의 상생협력시스템을 가꾸어가야 한다.


글/ 정윤희 <출판저널> 대표에디터, 제6기 대통령소속 도서관정보정책위원회 위원


* 본 칼럼은 <출판저널> 통권 510호에 실린 칼럼이며, <출판저널>에는 일부 내용이 삭제 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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