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신문화> 기고글
‘책은 그 시대를 어떻게 바라보며 기록하고 있는가?
기술의 발전과 함께 출판환경도 급속하게 변하면서 출판계도 위기를 겼고 있지만 출판의 본질은 변함이 없다. 말하고 쓰고 읽는 인간의 욕망은 출판이라는 행위를 통해 표현되고 발현된다. 시대를 기록하고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내는 출판은 역사의 큰 그릇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13년간 한국의 대표적인 출판전문지 <출판저널>에 종사해 오면서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를 바라보는 관점은 출판이다. 나의 화두는 ‘책은 그 시대를 어떻게 바라보며 기록하고 있는가?’이다. 1987년 7월 20일에 창간된 <출판저널>은 31년 동안 우리의 역사가 지나온 길을 책을 통해 기록하였고 이러한 기록들은 훗날 출판이라는 사명의 엄중함에 대하여 성찰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본다.
한국 출판계의 지난 10년은 필자가 출판인으로서 걸어온 삶의 일부이기도 하면서 전부이기도 하기 때문에 긍정적인 면과 아쉬운 면 등 복잡한 감정들이 교차한다. 개인적인 이야기로 시작하고 싶다. 필자가 <출판저널>과 인연을 맺은 때는 2006년 7월 11일부터이다. 이때부터 수석기자로 일을 하기 시작했고 당시 발행인 등 경영진들은 2008년 9월호를 끝으로 휴간 결정이 내려 필자와 기자들은 정리해고를 당해 실직을 했다. <출판저널>에 대한 가치를 아시는 분들의 도움으로 2008년 12월호를 복간하면서 필자는 편집장으로 다시 복귀하였고 2011년 3월부터는 발행인 겸 편집장을 맡고 있다. 지금은 몇 문장으로 간략하고 담백하게 이야기할 수 있지만 당시에는 <출판저널>을 살리는 일은 필자의 인생에서 가장 큰 과제였고 거스를 수 없는 어떤 운명적인 힘이 느껴졌다. 지금에 와서 생각해 보면 거스를 수 없는 운명적인 힘의 밑바탕에는, 중학교 때 담임선생님께서 우리들에게 책을 읽어 주셨던 기억과 가난한 살림에 인형보다는 책을 사 주셨던 아버지의 선견지명(先見之明) 때문이 아닐까 한다. 두 분을 통해 문자의 힘과 책의 가치가 체화(體化)되었다고 본다. <출판저널>에 종사하면서 출판계라는 거대한 숲의 안과 밖을 동시에 체험하고 조망하는 소중한 경험을 하게 되었다. 이렇게 드라마틱한 우여곡절은 <출판저널>이 등대 역할을 하기도 하고, 공항의 관제센터 역할을 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잊지 않고 있다.
지난 10년간 한국 출판산업 특징과 주요 정책 이슈
1. 출판산업의 성장 동력 감소이다.
한국의 콘텐츠산업 매출액이 110조원을 넘어섰고 콘텐츠산업 매출액은 지난 5년간(2012에서 2016년) 연평균 4.9%씩 꾸준히 성장했다. 콘텐츠산업 매출액은 출판분야만 제외하고 게임(12.4%), 지식정보(9.2%), 음악(8.1%) 등은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출판산업 매출액은 2012년 이후 매년 매출액이 감소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2016년 기준 한국의 출판산업 매출 규모는 7조 8,130억원이다. 출판산업 매출 감소는 국민독서율 감소와 맥을 같이 한다. 2017년 문화체육관광부가 조사한 <국민독서실태조사>에 따르면 1994년 조사 이래 국민독서율은 최저를 기록했다. 지난 1년간 일반도서를 1권 이상 읽은 사람의 비율인 성인 독서율은 59.9%로 2015년과 비교했을 때 5.4%포인트 감소했고 종이책 독서량은 성인 평균 8.3권으로 2015년 9.1권보다 0.8권 줄었다.
한편, <2017 출판산업실태조사>에 따르면, 출판물 생산 주체인 출판사는 1987년 민주화선언 이후 출판사 등록자유에 따라 1994년 1만 개, 2003년 2만 개, 2008년에 3만 개, 2010년 3만 5천626개, 2013년 4만 4천148개, 2016년 5만 3천574개로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이 중 연간 1-5종의 책을 발간하는 출판사는 2013년 3,730개 사에서 2016년에는 4,938개사로 대폭 늘어났는데, 발행종수가 적은 출판사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출판사의 규모가 점점 작아지고 있다는 의미이다. 한국 출판사들의 출판사 형태는 개인사업체가 68.4%, 주식회사가 24.9%, 재단법인 3.7%, 사단법인 2.4% 순으로 개인사업체들이 대부분이다. 출판산업 종사자 규모는 약 4만 2,774명으로 전년 대비 1.1% 증가했다.
우리나라의 출판역사는 근대화가 시작되면서 출판사들이 시대적 소명의식과 계몽을 위한 역할을 담당해 왔으나, 1970년 이후 산업화 시대 및 1980년 출판의 자율화가 시작되면서 출판산업이 대중화 및 상업화됨에 따라 출판산업은 경쟁 중심의 패러다임으로 전환되었다. 즉 출판물 공급은 많아지고 수요는 예측 불가능하게 되면서 수요와 공급의 법칙이 깨져버린 것이다. 경쟁의 가속화로 출판사들은 베스트셀러에 주목하면서 출판기획의 다양성이 사라지고 사재기, 어음거래, 대형서점의 매대 판매 등 후진적인 출판유통이 지속되면서 출판산업의 선순환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따라서 출판산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는 투명하고 선진화된 출판유통 인프라를 구축하고, 양질의 다양한 콘텐츠를 기획하여 공급하며, 도서관 등 독서환경 인프라를 개선하고 조성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
2. 정책
한국의 출판과 독서정책은 문화체육관광부가 담당한다. 문화체육관광부의 미디어정책국 아래에 ‘출판인쇄독서진흥과’이다. 2017년 9월 4일 문화체육관광부 조직개편을 통하여 ‘출판인쇄산업과’에서 ‘출판인쇄독서진흥과’로 독서가 포함되어 출판정책과 독서정책의 효율적인 연결이 가능하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또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에 출판진흥을 위한 법정기구로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2012년 7월에 설립되었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은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를 확대 승격한 기구로서, ‘출판문화산업진흥법’ 제16조에 따라 출판문화산업의 토대가 되는 문화강국의 실현의 중추기관으로 비전을 내세우고 있다. 초대 원장과 2대 원장까지는 낙하산 논란으로 출판계와 불협화음이 있었고, 3대 원장으로 출판계 추천 인사인 김수영 원장이 2018년 7월 11일 임명되었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은 출판 제작 및 수출 지원, 전자출판 육성 지원, 출판유통 선진화, 독서진흥, 세종도서 등의 업무를 담당한다.
독서정책과 관련해서는 2006년 ‘독서문화진흥법’을 제정하고 5년마다 ‘독서문화진흥기본계획’ 수립 등 독서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정책을 수립하고 있다. 특히 문화체육관광부는 2018년을 ‘책의 해’로 지정하여 국민들이 책의 가치와 독서에 대한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출판정책은 ‘출판진흥법’에 따라 5년마다 ‘출판문화산업진흥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2017년부터 제4차 출판문화산업진흥5개년계획이 2021년까지 추진되는데 주요 추진 과제는, 출판유통선진화 체계 구축, 지역서점 상생발전 체계 구축, 책의 해 지정 추진 등이다.
2003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도서정가제가 강화되었다. 도서정가제는 책의 정가를 정하고 할인을 금지 또는 제한하는 제도이다. ‘출판문화산업진흥법’ 시행령에 의해 시행되고 있다. 온라인·오프라인 서점에서 책의 할인율을 제한하는 도서정가제는 2014년 11월 21일부터 출간 18개월 이후 구간(舊刊)과 초등학교 학습참고서 등 기존 도서정가제의 예외 부문 도서들까지 모두 10%까지만 할인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출판사들의 도서 가격 경쟁을 막고, 콘텐츠의 우수성으로 경쟁하는 정책 취지이다. 출판업계는 완전도서정가제로 더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3. 2017년 1월 2일 새해벽두에 터진 출판도매상 송인서적의 부도 충격이다. 송인서적 부도 현황은 총 688억원 규모다. 출판사 매입 채무 277억원, 부도어음 100억원, 서점 잔고 212억원, 은행부채 59억원, 도서 재고 40억원이다. 채권단을 구성하여 온라인서점인 인터파크가 인수하여 ‘인터파크송인서적’으로 다시 시작하였고, 인터파크송인서적에 따르면 2018년 상반기 결산감사 결과, 약 13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면서 경영정상화가 되고 있다. 송인서적 부도의 충격은 출판계의 오랜 악습이라고 할 수 있는 어음거래, 심지어 문방구 어음 거래였다. 투명하지 않은 도매유통시스템으로 인한 송인서적의 부도로 출판계가 오랫동안 풀지 못한 출판유통의 선진화에 대한 관심을 촉발시켰다. 이는 정부의 정책 지원도 중요하지만 출판사, 도매상, 서점 등의 출판계가 건전하고 투명한 유통시스템 환경을 함께 구축함으로써 출판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4. 서점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은 출판의 규모가 축소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20년 전 전국적으로 5000여 개에 달하던 동네서점은 온라인과 대형서점의 등장으로 2015년 기준 1500여 개로 급감했다. 이런 가운데 서점의 공간 디자인 및 독특한 큐레이션으로 트렌디서점들이 생기고 있지만 트렌디서점들도 버티기 힘든 실정이다. 콘텐츠 소비 방식이 스마트폰으로 전환되면서 종이책 소비 감소가 이어지고 이는 지역서점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은 지역서점에서 운영하는 문화 프로그램 지원 등 지역서점 지원 정책을 펼치고 있으며, 서울시가 최초로 서점진흥조례를 제정하여 서울시에 있는 지역서점을 살리는 방안을 마련하였고, 경기도 용인시에서는 희망대출제도를 도입하여 지역서점과 도서관을 연계하여 상생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광역자치단체의 지역서점 활성화 조례는 서울시(2016.7.14. 공포, 시행), 부산시(2016.9.21. 공포, 10.22. 시행), 경기도(2016.11.8. 공포, 시행), 인천시(2016.12.30. 공포, 시행), 광주시(2017.1.1. 공포, 시행), 전라북도(2017.4.14. 공포, 2017.7.15. 시행), 대구시(2017.8.10. 공포,시행), 경상북도(2017.9.18. 공포, 시행), 전라남도(2017.11.2. 공포, 시행), 제주도(2018.4.4) 등이 제정하여 시행하고 있다. 제주도는 2018년 2월 28일 전국 최초로 '지역출판 진흥 조례’를 제정하여 시행하고 있기도 하다. 현재 지역출판 조례와 지역서점 조례를 동시에 시행하고 있는 지자체는 제주도가 유일하다. 지역의 서점을 살리기 위한 정책적 관심이 많아지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5. 책방송 및 관련 매체는 출판환경 및 인프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런 점에서 2012년 개국한 온북TV는 국내 최초로 선보인 책 전문 케이블 방송은 출판전문방송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온북TV는 출판계와 도서관, 서점, 문인들이 십시일반 모은 자금으로 설립되었다. 2011년 11월부터 소액 투자자들을 모으기 시작했고 케이블방송사 법인 설립에 필요한 기초 자금 5억원의 투자유치를 마무리하면서 개국에 힘을 실어주었다. 2012년 4월 23일 세계 책과 저작권의 날에 개국한 온북TV는 공중파에서 책방송을 찾아보기 힘든 상황에서 책방송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되었다. 온북TV는 4년 간 운영되면서 경영악화로 인해 방송 유지가 힘든 상황에 직면했다는 점은 매우 안타깝다. 이런 가운데 스마트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는 팟캐스트 책방송은 지속적으로 프로그램이 늘어나고 있다. 팟캐스트는 아이팟(Ipod)과 방송(Broadcasting)을 결합해 만든 신조어로 인터넷망을 통해 오디오 또는 비디오 파일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의미한다. 팟캐스트가 열풍을 일으키는 데는 스마트 기기에 적합한 빠르고 간편한 특성, 자유로운 소통 방식, 적은 비용을 투자해 큰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위즈덤하우스, 창비, 문학동네, 휴머니스트, 북21 등 출판사들도 자사의 책을 홍보하는 채널로 팟캐스트를 선호하고 있다. 출판사뿐만 아니라 교보문고, 예스24 등 온라인서점들도 팟캐스트로 책방송을 운영하고 있으며, FM 라디오 방송들도 팟캐스트에도 방송을 업로드하면서 청취자를 확보하고 있다. 특히 팟캐스트 책방송은 오디오북 시장의 성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6. 출판산업 측면에서 보면, 도서관은 고객이면서 문화 인프라이다. 한국의 공공도서관은 2016년 기준으로 1,010개 관이다. 도서관 정책은 문화체육관광부의 문화예술정책실 아래에 ‘도서관정책기획단’에서 담당한다. 정부의 조직에서 출판-인쇄-독서는 같은 부서에 통합되어 있지만, 도서관은 부서가 떨어져 있기 때문에 출판-인쇄-독서-도서관 정책의 연결이 효율적이기 못할 수도 있다. 특히 도서관정책 관련하여 노무현정부 시절인 2006년에 대통령소속 도서관정보정책위원회를 두었다는 것이 특징이다. 대통령소속 도서관정보정책위원회는 대통령이 직접 국민들의 문화복지 실현을 위하여 공공도서관 등 도서관 정책과 도서관 문화를 챙기겠다는 의미로 설립되었다. 그러나 2008년 이명박정부로 바뀌면서 도서관정보정책위원회 조직이 크게 축소되어 사무실 및 사무기구를 제대로 갖추지 못하면서 폐지 위기까지 갔으나, 도서관 관계자들의 강력한 항의로 명목 상 이어져 왔었고 대통령소속 위원회인데 한 번도 대통령 보고를 하지 못하고 약 10년간 방치되어 왔다. 문재인정부가 들어서면서 2018년 4월 9일 제6기 대통령소속 도서관정보정책위원회가 시작되었는데, 대통령의 관심으로 서울 서초동에 위치한 국립중앙도서관 7층에 도서관정보정책위원회 사무실이 약 80평 규모로 갖추어지고 사무기구도 대통령령으로 준비될 예정이다. 대통령소속 도서관보정책위원회가 제대로 가동된다면 도서관을 중심으로 독서환경 조성 등 국민들의 삶의 질이 더욱 풍요롭게 변화될 거라고 본다.
출판산업 트렌드
출판산업의 변화를 주도한 것은 기술의 변화, 특히 스마트폰 혁명이다. 스마트 미디어 혁명은 출판산업의 기획, 제작, 마케팅 등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는 고객 즉 독자가 시장을 이끌어간다는 점에서 출판시장은 일방적인 콘텐츠 생산보다는 독자 니즈에 맞는 콘텐츠를 기획하고 공급하고 독자와 소통하는 일에 더욱 관심을 가진다.
첫째는 스마트폰 혁명으로 출판비즈니스 모델 변화이다. 2009년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디바이스와 모바일 운영체제와 네트워크 분야의 혁신이 출판산업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플랫폼 기반의 새로운 환경변화는 전통적인 파이프라인 사업자들에게 큰 위기를 주었다. 이에 따라 스마트 미디어를 기반으로 하는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이 출판업계에도 도입되었으며, 핵심역량은 디바이스 중심에서 콘텐츠 서비스 중심으로 바뀌었다. 이러한 변화는 종이책을 기반으로 하는 출판 프로세스에도 변화를 주었는데, 플랫폼에서 콘텐츠를 먼저 팔고 고객(독자)을 확보한 다음 종이책으로 출간하는 경향을 보인다. 특히 플랫폼 출판 비즈니스 모델 변화는 독자들에게 출간기획을 먼저 홍보한 후 제작 후원을 받는 크라우드 펀딩(crowd funding) 제도 확산을 가져왔다. 콘텐츠 생산과 제작 입장에서는 수요 예측이 가능하며 독자들은 내가 보고 싶은 콘텐츠를 후원한다는 자부심의 결합으로 크라우드 펀딩 제도는 독자 맞춤 출판기획이라는 가능성을 보이면서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된다. 크라우드 펀딩은 신진 저자, 신선한 주제를 다루는 콘텐츠들이 많다 보니 독립출판이라는 형태로 제작되는 사례들도 늘어나고 있다. 최근의 사례 중 에세이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는 독립출판으로 출판을 했는데 독자 반응이 좋아서 여러 상업출판사들이 러브콜을 보낸 책이다. 이 책은 크라우드 펀딩으로 2천만원을 모았고 출판 후 베스트셀러를 달리고 있다.
둘째는 그림에세이 등을 중심으로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 출판시장 확장되고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스마트 미디어는 영상, 이미지 중심의 텍스트 소비 추세로 전환되면서 출판시장에도 그림에세이 등이 시장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곰돌이 푸, 행복한 일은 매일 있어> 등 그림에세이는 독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으면서 베스트셀러 순위에 머물고 있다. 한편 그림에세이 시장의 단독 질주는 출판의 다양성과 본질적인 측면에서 문제를 제기하기도 한다. 대중 독자들 니즈에 맞는 콘텐츠의 기획도 중요하고, 상업성은 없지만 출판을 함으로써 의미가 있는 콘텐츠의 균형 성장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셋째는 지역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 지방분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지역문화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문화체육관광부도 지역출판에 대한 지원 정책을 마련 중이다. 특히 지역출판사들이 2016년 한국지역출판문화잡지연대를 조직하면서 지역출판에 대한 관심을 촉발시켰다. 2017년 5월에 제주에서 제1회 한국지역도서전이 개최되었고, 2018년 9월에 수원에서 제2회 한국지역도서전이 개최되었다. 제3회는 전북 고창에서 한국지역도서전이 개최된다.
넷째는 책문화생태계 패러다임이다. 그동안 출판, 독서, 서점, 도서관 등 각각의 영역에서 정책이 수립되고 실현되어 왔지만 출판산업 위기는 악화되고 있으며 국민 독서율은 더 떨어지고 있다. 이러한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책문화 관점에서 바라보고 출판, 독서, 서점, 도서관 등 책문화 주체들의 연대를 통하여 상호 협력하고 상생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출판저널>은 2017년 9월호부터 ‘책문화생태계 모색과 대안’이라는 특집좌담을 기획 운영하고 있으며, 2018년 11월 11일 <책문화생태계의 현재와 미래>라는 단행본으로 출간되었다. 일본의 미디어펄 출판사에서도 <출판의 꿈과 모험-한국의 책문화생태계의 모색과 대안>이라는 제목으로 번역 출간되었다.
한국의 출판인으로서 일본 출판계를 바라보면서 느끼는 점은 일본의 출판사들이 출판의 자유를 마음껏 누리고 있다는 점인데, 정부에 대한 정책 지원을 바라지 않는 일본 출판사들의 출판정신을 보면서 출판이란 무엇인가를 다시 생각해 보게 한다. 한국에서도 정부가 바뀌면 정책들이 수정되는 경향들이 있는데 출판과 독서는 정권과 관계 없이 일관성 있는 지속가능성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출판계 스스로 자정노력을 하면서 성장하려고 하는 노력들이 먼저 추진되어야 한다고 본다. 일본에서도 출판시장이 나빠지고 있다고 들었다. 한국의 출판전문지 <출판저널>이 대안으로 내놓은 ‘책문화생태계’를 일본의 출판계도 함께 고민하고 대안을 찾았으면 한다.
* 본 글은 일본의 <신문화>에서 필자에게 청탁한 글을 보완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