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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닷빛 Dec 17. 2021

올해의 도전

덕후는 승리한다

자타칭 프로카톡러로 이모티콘 만수르의 길을 걸어온 지 어언 10여 년입니다.


티끌 모아 태산이라죠. 더는 판매하지 않는 레어템과 기본 이모티콘까지 다 더해 보니 제가 갖고 있는 이모티콘이 무려 148세트더라고요. (네네. 워낙 이모티콘을 좋아한다는 걸 아는 지인들이 이모티콘을 선물하는 일도 제법 많았습니다만… 이모티콘 스토어에 쏟아부은 제 돈이… 뭐 그렇다고요… )


몇 년 전부터 이모티콘 만들기를 늘 버킷리스트에 올리곤 했습니다. 문제는 그림이었죠. 제가 기획이나 멘트는 어느 정도 자신 있었지만… 그림은 영… 자신이 없었거든요. 그림을 배워야 하나,  뭐부터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만 했었습니다.


그때 귀인이 나타났습니다. 무려 몇십 년 만에 재회한 초등학교 동창이요. 지금 생각해도 다시 만나 이렇게 가까워진 게 믿기지 않을 정도입니다. 사실 얼굴과 이름만 아는, 건너 건너 아는 정도였지, 친한 친구는 아니었거든요.


그런데 인연이란 게 참 신기하죠? 제가 미국에서 자원봉사를 하는 심플스텝스(이주 여성의 커리어를 돕는 멋진 비영리단체입니다)가 개최한 웨비나에서 몇 번 보니 딱 알겠더라고요. 앗, 얘 나 동창인데? 


제가 사람 얼굴과 이름은 좀 잘 기억하는 편이거든요. 좁다면 좁은 동네에서 살기도 했고요. 망설이다가 말을 걸었어요. 어릴 적 동네 친구라는 반가움 때문에 이야기를 시작한 건데… 아니 이럴 수가, 이 친구가 귀인이었던 겁니다. 생각도 깊고, 그림도 잘 그리고,  책 취향도 비슷하고요.


친구의 다재다능한 매력에 반한 제가 친구를 슬슬 꼬드겼습니다. (꼬드기고 같이 하자고 추진하고 이런 거는 또 제가 좀 잘하거든요 ^^;;;) 같이 이모티콘을 만들어 보지 않겠냐고. 고맙게도 친구가 덥석 물어주더라고요. 그래서 지난 몇 달 동안 둘이 머리를 맞대고 만들어낸 결과가 나왔습니다. 방금 이모티콘 스튜디오에 제출하고 왔어요. 캐릭터 이름은 '응삼이'예요. 


승인 나면 다시 광고(?)하러 오겠습니다!(기쁨의 제출 인증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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