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 속 어린 왕자

<행복한 라짜로>

by 우장산 오소리


라짜로는 세상 물정을 잘 모르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너무 순수한 나머지 알려고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런 라자로의 삶은 우리와는 다른 차원 같다. 시키는 일을 군말 없이 하고 사람들에게 묻지도 따지지 않고 선행을 베푼다. 어쩌면 우리의 구원자일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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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사람들은, 세상은 그를 몰라주고 그를 부려먹고 그를 바보라고 말한다. 딱 두 명, 부잣집 도련님은 그를 알아주고 배다른 형제라 하며 친해지지만 시간이 지나고 결국 그도 다른 사람들처럼 변한 모습을 보인다. 그리고 안토니오는 그를 계속 같은 시선으로 바라봐주지만 세상에 쩔어있기는 마찬가지인 모습이 된다.


바보처럼 사는 것은 어떻게 보면 순수하고 투명해서 좋아 보이고 닮고 싶어 진다. 하지만 이미 뿌옇게 흐려진 세상에서 투명해지기란 쉽지 않은 법이다. 라짜로 역시 투명함을 유지하지만 사람들은 그를 바보로만 취급할 뿐이다. (라짜로가 극 내내 흰 상의를 입고 나오는 것도 어느 순간 순수의 상징처럼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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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마치 어린 왕자를 이탈리아에 데려다 놓은 듯했다. 동화 같지만 너무 현실적이고 그 현실에서는 살아남기 힘든 어린 왕자를 그린 작품 같았다. 어린 왕자가 아니더라도 신처럼 묘사되기도 한다. 성당에서 울리던 음악이 그를 따라오는 장면처럼. 어쩌면 음악이라는 순수한 것이 항상 성당 안에 머물다가 라짜로라는 순수 그 이상의 존재를 느끼고 따라간 것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사진: 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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