짙은 감정과 진실의 여운
<갤버스턴> (CGV 아트 런웨이)
<갤버스턴> 한국 포스터CGV ARTRUNWAY , 한국에서 개봉 예정인 작품들을 미리 만나볼 수 있었던 기간이다. 여러 작품들이 있었는데 전부터 꼭 봐야겠다고 벼르고 있었던 이 작품이 떡하니 있어서 후다닥 보고 왔다.
대략적인 줄거리는 폐암에 걸려서 조직에서 은퇴하려는 남자가 함정에 빠져서 도망치다가 도중에 만난 여자와 그 여자가 데려온 더 어린 소녀를 데리고 갤버스턴이라는 바닷가 마을로 간다는 이야기다.
엘르 패닝 우선, 배우들은 각자 위치에서 제 역할을 다한다. 각자의 대표작이 될 정도는 아니겠지만 필모그래피를 찾아보는 팬들에게는 이 작품 역시 좋은 인상으로 남을 것 같다.
엘르 패닝은 최근 2-3년 간 출연하는 작품들이 부쩍 늘어났는데 한국에서 개봉하지 않은 작품들까지 포함한다면 다 찾아보기도 힘들 것 같다. 이 작품에서도 불안함을 온몸에 담아내면서 좋은 연기를 펼친다. 이 작품을 보게 된 가장 큰 이유였는데 그 기대에 부응하는 모습이었다. 작품 수만큼이나 연기력도 더 좋아지고 있는 배우다.
벤 포스터는 최근 출연작들에서 꽤 거칠고 야성적인 모습인데 이 작품에서도 그렇다. 영화 <드라이브>의 라이언 고슬링이 교외로 나와 거칠지만 자신이 지키려는 사람들에겐 따뜻한 <아저씨>가 된 느낌이랄까.
멜라니 로랑 <나우 유씨 미>, <바스터즈>, <비기너스> 등 다양한 작품을 오가면서 얼굴을 알렸던 프랑스 배우 멜라니 로랑의 연출 작품이기도 하다. 배우로서의 작품만큼이나 연출작도 하나씩 자신의 필모그래피에 추가해나가고 있는 멜라니 로랑의 다른 연출작들은 아직 보진 못했지만 <갤버스턴>을 보고 나니 다음 작품도 기대가 되게 하는 배우 출신 감독이 될 것 같다. (배우든 감독이든 빨리 나오면 좋겠다*)
가장 기억에 남는 아름다운 바닷가 장면 이 작품은 1980년대 즈음의 미국의 풍경들, 특히 바닷가에서 보여주는 미장센은 인상적이다 못해 뇌리에 박혀버렸다. 요즘 레트로 감성이 한창 유행하는데 그 유행이 영화 속 곳곳에 보여서 캡처하고 싶을 정도의 장면들이 꽤 있을 것 같다.
영화 자체가 독창적이거나 특별하진 않다. 앞서 언급했듯, 영화 <드라이브> 나 <아저씨>처럼 어떤 남자의 삶에 누군가 불쑥 나타나서 그 남자가 신경 쓰게 만드는 중요한 존재가 되어서 남자가 그들을 지키려고 한다는 내용, 마지막에 한 주인공이 다른 주인공에게 고백처럼 들려주는 진실이 나오는 장면 등 기시감이 느껴지기도 했었다.
그래도 이 작품은 건조하고 황량한 배경과 사람들의 사연 속에 아름다운 한 때와 인상적인 마지막 장면을 보여줌으로써 감정적으로 짙은 여운이 남게 하는 작품이었다. 단순히 화면이 아름다워 서라기보단 그들이 각자 가지고 있었을 감정이 영화의 끝과 함께 다시 생각나면서 오히려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게 만들어서 더 인상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