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n Abraham

목가적인 분위기의 새로운 포크 음악

by Charles Walker
스크린샷 2025-12-03 090551.png 앨범 [Friendly Fire] (2022, 왼쪽), [Siren] (2014, 오른쪽)

벤 아브라함(Ben Abraham)이라는 이름은 많은 분들이 생소하게 느낄 법하다. 다른 건 몰라도 이것 하나만은 글에서 밝혀두고 싶다. 이 아티스트는 어떤 누군가의 추천도 받지 않고, 온전히 나 혼자만의 힘으로 찾아낸 아티스트이다. 포크 장르에 한동안 꽂혀 산 적이 있었는데, 그러다가 앨범 커버가 마음에 들어서 마치 무언가에 홀린 듯 음악을 재생했고, 어딘가 성(聖)스러운 분위기까지 감도는 음악에 그야말로 경도(傾倒)되었다.


그 앨범이 바로 2014년에 발매된 [Sirens]이다. 몽환적인 신스(Synth) 위로 둔중하게 울려퍼지는 드럼이 웅장한 느낌을 주는 'Time'이나, 목가적인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포크 넘버 'I Belong To You', 사라 바렐리스(Sara Barellies)와 듀엣으로 호흡을 맞춘 'This Is On Me' 등 빼어난 작품들이 많이 수록된 앨범이다. 전체적으로 안온하고 평화로운 분위기의 포크 앨범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반면, 2022년에 발표한 [Friendly Fire]는 약간 다른 느낌이다. 굳이 이름 붙이자면 '포크의 현대화' 혹은 '뉴 포크'라고 할 수 있으려나. 사실 포크 음악의 현대화는 1965년, 밥 딜런(Bob Dylan)이 전기 기타를 들고 'Like a Rolling Stone'을 부를 때부터 이미 일어났다고 봐야겠지만 그 이후에도 포크라 하면 통기타 한 대, 혹은 그 일정한 선을 넘지 않는 미니멀한 편곡을 지향하는 것이 상도(商道)처럼 여겨진 게 사실이다.


하지만 벤 아브라함의 [Friendly Fire]는 포크 장르가 추구하는 미니멀한 편성을 기조로 하면서도 전자 음악적 요소를 시도하는 등 새로운 요소를 많이 도입했다. 결코 과하지 않은 선상에서 자신이 도전할 수 있는 부분은 또 과감히 나아가 본 것이다. 앨범의 문을 여는 'Runaway'부터가 벌써 그러하다. 이전까지 해 왔던 음악보다 압도적으로 비트가 강하며 멜로디 또한 도약적이다. 포크라기보다는 팝 음악에 가깝다. 8번 트랙 'Boy In A Bubble' 같은 경우도 강한 비트와 전자 음악적 요소 등으로 세계관의 확장성을 꾀한 트랙이다.


물론 피아노나 기타 같은 주요 악기 하나에 거의 기대어 가는 미니멀한 곡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 앨범의 동명곡인 3번 트랙 'Friendly Fire'나 포크의 어쿠스틱함을 제대로 살린 6번 트랙 'I Am Here', 점진적으로 화성을 쌓아가며 듣는 이를 압도하는 9번 트랙 'Requiem' 등도 주목할 만하다.


우선 이 두 앨범만을 가지고 있는 상태인데, 두 앨범이 다른 것 같으면서도 묘하게 비슷하다. 그것은 벤 아브라함이라는 이 아티스트가 추구하는 음악의 본질이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다양한 음악적 시도와 도전을 하더라도, 그것이 일정한 선을 넘어서게 된다면 지나치게 큰 모험을 감수하는 일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벤 아브라함은 자신의 한계를 잘 알고 있고, 그 정도까지 자신을 밀어붙이지는 않는 영리한 뮤지션인 듯하다. 그래서일까. 그의 음악은 언제 들어도 편안한 자족감을 준다. 특히 탁 트인 자연 풍광을 바라보며 한 번 들어보시라. 살아 있음에 감사하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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