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ll Withers

어번 소울(Urban Soul)의 세련미를 흠뻑 머금은 베스트 앨범

by Charles Walker
billwithers.jpg Bill Withers [Greatest Hits] (1981)

바리톤의 음성으로 매혹적으로 노래하는 빌 위더스(Bill Withers)를 카테고리화하기는 쉽지 않다. 그는 블루스 가수 같기도, 소울 가수 같기도, 때로는 재즈 보컬리스트 같기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누누이 강조했듯 카테고리화는 하나도 중요한 게 아니다. 그 중요하지 않은 작업을 던져 버리고 나면, 한 가지 분명한 사실만이 남는다. 그는 좋은 노래를 엄청나게 많이 부른 흑인 가수이다.


빌 위더스를 대표하는 명곡을 더도 덜도 없이 10곡으로 추려 모은 이 베스트 앨범은 앨범 커버부터 예사롭지 않다. 커버에서 굉장히 도회적이고 세련된 감각이 느껴진다. 빌 위더스의 음악에서 대체로 느껴지는 그 어번(urban)의 정서를 한 장의 이미지로 시각화한 것 같다.


그로버 워싱턴 주니어(Grover Washington Jr.)와의 협연으로 팝 차트에도 이름을 올린 명곡 'Just The Two Of Us'를 필두로 하여, 네오 소울과의 교두보를 형성한 'Use Me', 소년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의 버전으로도 유명한 'Ain't No Sunshine', 루더 밴드로스(Luther Vandross)가 리메이크하여 화제를 모았던 'Lovely Day', 보사노바 리듬을 차용하여 사랑스러운 무드를 강조한 'I Want To Spend The Night', 어번 소울의 정수를 담은 'Soul Shadow', 마이클 볼튼(Michael Bolton) 등도 부른 바 있는 위로의 송가 'Lean On Me', 음울한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Grandma's Hand', 아련한 가을빛 노래 'Hello Like Before', 게토 소울(Ghetto Soul)을 표방하는 듯한 'Who Is He (And What Is He To You)'까지. 빌 위더스 음악의 핵심만 추리고 추려 잘 모았다.


이 앨범을 처음 추천받은 시기는 2000년대 초반(정확히 몇 년도인지는 기억이 안 난다), 작은외삼촌으로부터였다. 외갓집 주변에 CD 가게가 있었는데 다함께 CD를 사러 갔다가 내가 소울에 빠져 있다는 사실을 듣고 단박에 이 앨범을 추천해 주셨다. CD를 가져와서 전축으로 들었을 때, 그야말로 깜짝 놀랐다. 그 당시의 내가 찾고 있던 느낌과 정확히 일치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삼촌과는 지금까지 음악적으로도 그렇지만 영혼을 나누었다고 할 만큼 깊이 교류하고 있다.


가족이라도, 친구라도 어떤 관계든 영원하지는 않다는 걸 알고 있다. 하지만 예술을 매개로 공감대를 깊이 형성한 관계는 쉽사리 깨어지지 않는다. 빌 위더스를 떠올리면 자동으로 그 삼촌과 CD 가게, 전축 앞에서의 설렘이 함께 떠오른다. 그래서 빌 위더스는 내게 멀어지려야 멀어질 수 없는, 특별한 아티스트 중 한 사람으로 남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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