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 어떤 언어로도 형용할 수 없는 기이함
올 것이 왔다. 이 가수에 대해 글을 써야 하는 시간이... 아, 대체 뭐라고 말을 해야 하나. 일단 이름의 발음도 어렵고 너무나 많다. 비욕, 뷔욕, 뷰욕, 뷔요르크... 네이버의 표기를 따르면 '비요크'라고 써야 한다. 어쨌든 무려 '아이슬란드' 출신의 가수 비요크는 그 존재부터가 신비로움 그 자체였다.
비요크를 추천한 사람은 다름아닌 가수 이상은이다. 내가 이상은을 언제 무슨 수로든 직접 만날 수는 없고, 이상은이 쓴 어느 칼럼 같은 글이었다(정확히 어떤 책이었는지는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워낙 옛 일이라). 이상은이 '탈아이돌'을 하기 위해 참고로 했던 아티스트 중에서 비요크가 있었던 것. 당시 이상은의 6집 [공무도하가]를 듣고 충격과 감동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허우적대고 있었기에, 비요크를 찾아 듣지 않을 수 없었다.
책도 첫 페이지부터 읽듯, 앨범도 첫 앨범부터 들어야 하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에 [Debut]부터 꺼내 들었다. 그리고 첫 트랙인 'Human Behavior'에서부터 마치 마법에 걸리는 것 같은 착각에 사로잡혔다. 둔중하게 울리는 베이스와 드럼, 그 위를 타고 흐르는 비요크의 위악적인 목소리에 경악했다. 이런 표현도 가능한 거구나, 하는 걸 그때 처음 느꼈다.
3번 트랙 'Venus As A Boy'는 또 어떤가. 이 곡은 리듬이 정말 재미있다. 몽환적인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서늘한 느낌의 신스와 스트링을 깔았고, 베이스와 드럼이 교차하며 서로의 경계를 지켜주다가 함부로 넘나들다가 난리를 부린다. 화룡점정은 비요크의 목소리다. 주술을 거는 것 같은 이 목소리는 마치 로렐라이 언덕의 어부들을 수장시켰던 세이렌(Siren)의 그것과 같이 위험하다. 함부로 빠졌다가는 험한 꼴을 당할 것만 같은...
할 말이 많지만 다음 앨범 [Post]로 넘어간다. 사운드가 전체적으로 전작에 비해 좀 더 헤비해졌다. 첫 트랙 'Army Of Me'는 비요크의 주술 같은 창법을 살리되 록의 육중한 질감을 추가하여 듣는 재미를 더했다. 이 앨범에서 가장 재미있게 들었던 곡은 4번 트랙 'It's Oh So Quiet'였는데, 전반부에는 조용하게 '쉿' 하는 소리만 내며 속삭이다가 후렴에 가서는 빅 밴드 재즈 반주 위에서 미친x처럼 꺅꺅(...)거린다. 의도한 것이 분명한 이 대비 효과가 정말 재미있다(들을 때 볼륨 조절은 알아서 잘 하길 바란다.).
다음 앨범 [Homogenic]은 아무리 내가 비요크의 음악에 진입장벽을 어느 정도 넘었다고 해도 집중해서 듣기가 어려웠다. 이 앨범의 평가가 정말 좋던데, 별다른 점을 발견하지 못한 나는 아직까지 완전히 미치지는 않은 모양이다(...). 그저 기계음이 많아지고 좀 더 난해해졌다는 점은 발견할 수 있었지만, 그렇기에 내 감상평은 '대체 이게 뭔가'였다. 이 앨범 이후로 비요크는 더 이상 찾아 듣지 않게 되었다.
어느 날 유튜브를 구경하다가 레이디 가가와 비요크가 함께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영상의 썸네일을 봤는데, 레이디 가가도 기이하기는 매한가지지만 비요크에 대항할 수가 없었다(비주얼에서부터 이미). 썸네일만 봤을 뿐인데도 얼마나 웃었는지 모른다. 여러모로 충격적인 아티스트다. 기존의 틀을 완전히 깨부수었다는 점에서 음악적 업적도 대단하다. 하지만 자주 찾지는 못할 것 같은 아티스트이기도 하다. 달고 살다가는 신경쇠약에 걸릴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