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보니 듣게 된 음악
어떤 음악에 빠지게 되는 이유는 저마다 다양하겠지만, 내 경우는 앨범의 커버 이미지가 꽤 크게 작용한다. 더 네임(The Name, 본명 최민석)이라는 이 가수는 사실 이 앨범 이전까진 내게 관심 밖에 있는 사람이었다. 전도연 배우를 주인공으로 한 뮤직비디오를 런칭하며 화려하게 데뷔했지만, 뮤직비디오 말고는 아무런 화제성도 낳지 못했던, 나얼이나 윤민수를 절묘하게 벤치마킹한 것 같은 인상의 그저 그런 가수일 뿐이었다. 그러다가 입대했고, 군대에서 이 앨범을 만나게 되었다.
우선 앨범 커버 이미지가 멋지다. 한눈에 이목을 확 잡아끄는, 참 잘 찍은 사진이다. 이 사진 한 장 때문에 이 앨범을 듣게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겉이 이렇게 아름다운 만큼 속에 들어 있는 음악도 아름다웠다면 참 좋았을 테지만, 윤민수가 작곡한 타이틀곡 '그녀를 찾아주세요'나 故 휘성이 가사를 쓰고 브라운 아이드 소울의 성훈과 더 네임이 직접 공동작곡한 '사랑, 이별 그리고 추억', 휘성이 작사와 작곡을 모두 도맡은 '웃으며 만나' 같은 곡들 외에는 대체로 평범한 편이다.
특히 '웃으며 만나' 같은 경우에는 곡을 만든 휘성이 직접 불렀어도 될 만큼 그의 색깔이 짙게 배어나는 곡이다. 당시에는 그냥 '휘성이 만들었구나' 하고 넘어갔는데, 그가 세상을 떠나고 없는 지금 이 곡을 들으니 기분이 참 묘하다. 셀 수도 없이 많은 곡들을 만들고 부르면서 행복하길 바랐는데, 남몰래 얼마나 무거운 부담감을 숨기고 살았던 걸까. 이 곡을 디렉팅하면서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그런 것들이 마치 금기처럼 궁금해진다.
어쨌든 지금 더 네임은 케이윌, 아이브 등이 몸담고 있는 스타쉽 엔터테인먼트의 영상팀 본부장을 맡고 있다고 한다. 이 앨범을 끝으로 정규 앨범 발표 소식이 없어 더 이상 음악 활동을 하지는 않나 보다, 뭘 해 먹고 사나 걱정했는데. 역시 연예인 걱정은 하는 게 아니다. 가수로 살 때보다 훨씬 잘 나가겠네. 좋겠다. 부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