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b Andy

레게의 원류를 찾아 떠나는 여행

by Charles Walker
BobAndySongBook.jpg Bob Andy 베스트 앨범 [Song Book] (1970)

아주 옛날 아티스트이다. 밥 앤디(Bob Andy)라는 이름의 이 뮤지션은 레게의 본고장 자메이카에서 1944년 태어나 2020년에 사망할 때까지 레게와 록 스테디의 전설적인 존재로 일컬어졌다. 이 앨범은 밥 앤디 음악의 정수를 모아놓은 베스트 앨범으로, 1970년에 발매되었다. 록 스테디 음악을 듣다 보면, 3-4비트 사이에 기타 슬라이드를 활용하여 꾸밈음을 채워넣는 방식이 있는데 린 테이트(Lyn Taitt) 같은 기타리스트의 음악을 들어봐도 잘 발견되고, 'Nice Time' 같은 밥 말리 초창기 음악에도 그런 흔적이 잘 남아 있다. 물론, 이 앨범의 첫 곡 'My Time'에서도 들을 수 있다.


그 외에도 'Life Could Be A Symphony', 'I've Got To Go Back Home', 'I Would Be A Fool', 'Let Them Say', 'Crime Don't Pay' 등을 추천한다. 록 스테디 특유의 넘실대는 듯한 리듬감과 밝고 경쾌한 무드가 괜스런 웃음을 슬며시 띠게 만들 것이다.


밥 앤디를 알게 된 계기도 왠지 말하고 싶어진다. 본인을 포함한 밴드가 레게 음악을 했었다고 일전에 말한 적이 있을 것이다. 사실 우리의 첫 싱글 앨범의 프로듀싱을 맡아 주신 분이 김반장(아소토 유니온, 윈디시티의 그 분 맞다.) 님이셨는데, 그 형님께서 밥 앤디를 강력하게 추천해 주셨다. 오로지 밥 말리(Bob Marley)만 듣고 있던 불쌍한 중생들(?)인 우리에게 '레게에 밥 말리만 있는 게 아니다'라며 우선 밥 앤디의 [Songbook]부터 들어보라고 말씀하셨다. 솔직히 그 순간엔 속으로 '자메이카에는 왜 이리 밥 씨가 많지, 밥을 못 먹나.'라는 드립을 치고 싶은 걸 꾹 참았다. 그 와중에 틀렸다. 밥은 이름이지 성이 아니다.


밥 앤디를 마스터하고 나니 반장 형은 '이제 린 테이트를 듣거라', '다음은 앨튼 앨리스다' 하며 끊임없이 레게의 '원류'를 강조하셨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이미 대중성을 획득한 밥 말리의 음악은 당연히 좋지만, 음악을 만드는 사람 입장이 된다면 그저 좋은 것만 좇아서는 안 된다는 걸 가르쳐주고 싶으셨던 것 같다. 다행스럽게도 우리는 반장 형과 함께 떠나는 그 음악 여정이 지루하거나 힘들지 않았다. 오히려 레게가 어디에서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를 알 수 있어서 유익했고, 생각보다 레게 뮤지션이 엄청 많다는 사실에 놀라기도 했다. 돈 주고 일부러 받지도 못할 소중한 멘토링을 받은 것이다. 인생 살면서 그런 축복을 받기가 어디 쉽겠는가. 내 인생. 억만 금을 주고도 안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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