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bby Caldwell

블루 아이드 소울의 대가

by Charles Walker
tempImagemW7R1h.heic Bobby Caldwell [What You Won't Do For Love] (1978)

제목에서부터 이미 눈치채셨겠지만, 이렇게 소울풀한 노래를 부른 가수가 무려 백인이다. 이 가수의 가장 유명한 곡인 'What You Won't Do For Love'가 브라운 아이드 소울의 1집 수록곡인 'Candy'에 샘플링되며 국내의 힙합/R&B 마니아들에게도 익숙한 그 이름, 바로 바비 칼드웰(Bobby Caldwell)이다.


처음에 바비 칼드웰이 백인이라는 사실을 알고는 믿을 수가 없었다. 마이클 맥도널드(Michael McDonald)가 백인이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보다 더 충격적이었다. 그리고는 내 안에 뱀처럼 도사리고 있던 편견이 산산이 깨부수어지고 하나의 경구가 잠언처럼 남았다. '소울은 흑인의 전유물이 아니다.'


물론 백인들이 흑인들에게서 많은 것을 빼앗아간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반대의 경우가 용납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즉, 소울과 힙합이 흑인들에게서 만들어졌다고 해서 흑인들만 전유하겠다는 생각은 독선과 아집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것이다. 처음에 에미넴(Eminem)이 등장했을 때의 반응도 비슷했었다. '하다못해 이제 랩까지 뺏아가려는 거냐?'라는 흑인들의 성토에도 불구하고 에미넴은 끝끝내 실력으로 씬에서 당당히 인정받았다.


바비 칼드웰이나 마이클 맥도널드, 마이클 볼튼 등의 경우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인종적으로는 백인이지만 소울 음악을 잘하면 이들도 소울 뮤지션인 거다. 거기에 인종적 정체성이 어떤 문제가 되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 더구나 그것을 이유로 이들을 지나치게 배타적으로 밀어낸다면 즐길 수 있는 음악의 선택지가 얼마나 좁아지겠는가(한때... 어렸을 때 내가 그랬었다. 통렬하게 반성한다.).


이 앨범에는 그 유명한 'What You Won't Do For Love'를 비롯하여 시티팝의 정서를 담은 멜랑콜리한 트랙 'My Flame', 아련한 정서를 강조한 발라드 'Come To Me', 흥겨운 파티 음악을 연상케 하는 'Special To Me' 등의 명곡이 많이 수록되어 있다. 배리 매닐로우(Barry Manilow)와 같이, 밤에 듣기에 참 잘 어울리는 뮤지션이다.

이전 27화Bob Marl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