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크의 서정성과 일렉트로니카의 절묘한 만남
아름다운 풍경을 한 폭의 그림으로 담아낸 앨범 커버 때문에 이 앨범도 홀린 듯 들었었다. 때는 2015~16년쯤, 한창 밴드 친구들과 그루브를 맞춰보던 때였다. 리더 친구가 제임스 블레이크(James Blake)를 추천했었는데, 그 제임스 블레이크와 함께 작업했던 아티스트 중 하나가 바로 이 본 이베어(Bon Iver)였던 것. 제임스 블레이크가 마음에 들었기 때문에, 본 이베어도 들어보기로 결정했다. 그래서 처음 선택한 앨범이 바로 2011년작, [Bon Iver]였던 것. 이유는 입문작으로 좋다고 해서.
음악을 듣고 나니 과연 그러했다. 느껴지는 정서는 영락없이 포크였는데, 사운드가 일렉트로니카였다. 그게 너무 신기해서 한동안 멍하니 듣고만 있었다. 이런 게 뉴 포크(New Folk)라는 걸까? 어떻게 이런 차가운 디지털 소스들로 따뜻한 포크의 정서를 구현해 낼 수가 있지? 경이롭기 그지없었다.
유감스럽게도 본 이베어의 다른 앨범들은 너무도 난해해서, 더 들어볼 수가 없었다. 음악 마니아인 척하지만 사실 나는 편안하고 쉬운 음악을 좋아한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본 이베어는 딱 이 앨범 한 장이면 충분할 것 같다. 아련하고, 쓸쓸하고, 따뜻하고, 포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