딘 (DEAN)

모든 예측을 벗어나는 아티스트

by Charles Walker
tempImagewN5DMg.heic 딘이 발표한 다수의 앨범, 싱글들.

왼쪽부터 싱글 [I'm Not Sorry] (2015), 싱글 [Instagram] (2017), 싱글 [love (Feat. Syd)] (2017), 싱글 [Put My Hands On You (feat. Anderson .Paak)] (2015), EP 앨범 [130 mood : TRBL] (2016)이다.


자이언티(Zion.T)가 있었고, 크러쉬(Crush)가 뒤를 이었다. 힙합과 R&B를 접목시켜 캐치한 멜로디로 트렌드세터 역할을 했던 가수들이다. 그 뒤를 이은 후발주자로 나타난 또 다른 가수가 딘(DEAN)이었다.


딘의 등장은 처음부터 화려했다. 미국의 R&B 가수 에릭 벨링거(Eric Bellinger)와 듀엣으로 부른 싱글 'I'm Not Sorry'는 나오자마자 많은 이들에게 화제가 되었다. R&B 싱어들 중에서도 완전한 기교파로 불리우던 에릭 벨링거와 같이 호흡을 맞추면서도 아무런 위화감이 없을 정도로 딘의 실력은 뛰어났다. 우리나라도 이제 R&B의 본고장에서 활동하는 가수를 배출하게 된 건가, 하는 기대감도 있었다.


다음 행보는 더욱 놀라웠다. 무려 앤더슨 팩(Anderson .Paak)과 함께 'Put My Hands On You'라는 곡을 발표하여 네오 소울을 향한 가능성도 보여준 것이다. 자이언티와 크러쉬의 후발주자 포지션인 건 분명하지만, 단연코 실력 면에서 그들을 능가할 가수로 일찌감치 점찍어져 있었던 셈이다. 좀 러프하게 말하자면, '난 너희랑 노는 물이 달라.' 정도였을까.


이듬해 발표한 EP [130 mood : TRBL]은 나온 지 10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명반으로 남아 있다. 아웃트로(outro)인 '어때'가 1번 트랙에 배치되어 있다는 것은 앨범의 전체 트랙을 역순으로 놓았다는 의미이다. 앨범의 전형성을 전복시키는 파격적인 구성이었다.


구성도 파격적이지만 내실도 있는 앨범이다. 래퍼 지코(Zico)와 함께한 관능적이면서도 릴렉싱 무드를 품은 '풀어 (Pour Up)', 옷을 여러 번 갈아입는 변화무쌍한 R&B 'bonnie & clyde', 크러쉬와 제프 버넷(Jeff Bernat)이 목소리를 보탠 'what2do', 앨범의 타이틀곡이자 다이나믹 듀오의 개코가 랩을 더한 'D (half moon)', 래퍼 도끼(dok2)와 함께한 'i love it', 신나는 댄서블 R&B '21'까지 야무지게 채웠다. 정말 이 앨범은 버릴 곡이 하나도 없다. 자이언티나 크러쉬보다 훨씬 더 힙합의 색채가 강한데도 모든 곡이 다 내 마음에 들었다.


2017년에는 싱글 'Instagram'을 통해 어쿠스틱한 반주 위에 sns의 노예로 살아가는 현대인의 쓸쓸하고 공허한 마음을 잘 표현하였고, 미국의 힙합/소울 밴드 디 인터넷(The Internet)의 보컬 시드(Syd)와 듀엣으로 부른 'love'라는 곡도 발표하는 등 드문드문 활동을 이어나갔다. 그리고는 지금까지 개인 단위의 작업물이 없는 상황이다.


딘을 기다리는 팬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안다. 워낙 임팩트 강하게 등장했던 터라 그의 공백이 이렇게 10년 가까이 이어질 거라는 것도 미처 예상하지 못한 일이다. 모든 예측을 벗어나는 아티스트, 딘은 내게 그렇게 정의할 수 있을 것 같다. 그의 새로운 작업물도 언젠가는 만나볼 수 있게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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