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penters

팝 음악을 너무 잘하는 것도 죄가 되나요?

by Charles Walker
베스트 앨범 [Gold: Greatest Hits] (2000, 왼쪽), 정규 앨범 [Now And Then] (1973, 오른쪽)

팝 역사에서 대중들에게는 엄청난 찬사를 받았지만, 비평가들에게는 가루가 되도록 까인 비운의 그룹이 둘 있다. 하나는 아바(ABBA)요, 다른 하나는 오늘 소개할 카펜터즈(Carpenters)이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나는 비평가 집단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쪽이다. 쉽고 편안한 음악을 만들었다는 게 왜 비판받아야 하는 지점인 것인지 도무지 모르겠다. 카펜터즈의 음악은 멜로디가 확실하고, 연출하고자 하는 무드가 선명하다. 그만큼 팝(pop)적인 음악이 있을 수 있나?


비평가들이 아바와 카펜터즈를 비판(이라 쓰고 비난이라 읽는다)하거나 말거나, 대중들은 이들의 음악에 열렬히 화답했다. 아직도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에게 카펜터즈, 특히 노래를 부른 카렌 카펜터(Caren Carpenter)의 목소리는 '천상의 목소리'로 통한다. 나도 동의하는 바이다. 중저음의 낮은 목소리로 결코 내지르는 법 없이 오로지 '멜로디와 가사의 정확한 전달'에 충실하며 정직하게 부르는 카렌 카펜터의 노래에 매료되지 않을 수 있을까.


내가 가진 카펜터즈의 앨범은 2000년에 발표된 베스트 앨범과 1973년에 발표된 정규 앨범 [Now And Then]이 전부지만, 이 정도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Now And Then] 앨범의 포문을 여는 'Sing'에는 즐거운 추억도 있다. 우리 아들이 아직 엄마 뱃속에 있는 동안, 아이 엄마가 아기에게 이 노래를 종종 불러주었다. 그리고 아이가 태어나고 난 뒤에 아이를 재울 때에도 엄마 목소리로 이 노래를 불러주는 걸 나도 옆에서 많이 들었다. 그래서 이 노래를 들을 때마다 어렸던 아들 모습이 겹쳐 보이는 것 같은 기분에 괜스레 빙긋 웃게 된다.


노래를 부른 사람은 이미 오래 전에 세상을 떠나고 없지만, 음악은 이렇게나 오랫동안 살아서 우리 곁에 있다. 심지어 누군가에게는 일상 깊숙이 파고들어 잊지 못할 기억 속 한 장면을 선사하기도 한다. 음악의 힘은 이토록 강하다. 음악의 수명은 이토록 길다. 살아 있는 동안 이렇게 좋은 음악을 많이 남겨준 카펜터즈에게 감사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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