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트곡 제조기가 싱어송라이터로 발돋움한 순간
캐롤 킹(Carole King)은 이 솔로 앨범 [Tapestry]를 70년대 초입에 발표하기는 했지만, 그 이전까지도 뛰어난 작곡가로 명성을 떨치고 있었다. 대표적인 히트곡으로 아레사 프랭클린(Aretha Franklin)의 '(You Make Me Feel Like A) Natural Woman'이 있다. 아레사 프랭클린 버전이 거대하고 웅장한 오페라 같다면, 캐롤 킹이 이 앨범 [Tapestry]에 다시 불러 수록한 작곡가 버전은 다락방에서 듣는 오르골 같은 느낌이 든다.
캐롤 킹의 목소리는 꾸밈이 없이 솔직담백하게 다가온다. 서툴면 서툰 대로, 조금 못나면 못난 대로 캐롤 킹은 있는 그대로의 제 모습을 목소리에 실어보낸다. 이렇게 진심으로 불러주는 노래에는 속절없이 당할 수밖에 없다. 이 앨범이 나온 지 반세기가 넘었는데도 아직까지 많은 사람들에게 명반으로 대우받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다 있지 않을까.
캐롤 킹에 비견되는 또 다른 포크 계의 슈퍼스타가 조니 미첼(Joni Mitchell)이라고 있다. 둘 다 자신의 곡을 스스로 만들어 불렀던, 당대 포크의 양대산맥이다. 조니 미첼의 음악이 우아하고 고급스러운 느낌이라면 캐롤 킹은 소박하면서도 진솔하다. 각각 백설공주와 신데렐라라고 본다면 적절한 비유이려나. 조니 미첼에 대한 이야기는 한참 뒤 다른 시즌에서 더 하기로 하고 여기까지만.
[Tapestry] 얘기로 되돌아가 보자. 첫 트랙 'I Feel The Earth Move'는 굉장한 곡이다. 지구가 움직이는 걸 느끼다니. 둔중하게 중력처럼 내리치는 피아노와 현란하게 이동하는 베이스 라인, 단조와 장조를 넘나드는 다이나믹한 구성까지 이 곡은 실로 완벽하다. 캐롤 킹의 뛰어난 작곡 능력이 집대성된 곡이라고 생각한다.
이 밖에도 배리 매닐로우(Barry Manilow)의 여성 버전 같은 느낌이 짙게 풍기는 발라드 'So Far Away', 3박자의 소울 발라드 'Way Over Yonder', 희대의 명곡으로 널리 불리운 'You've Got A Friend', 로버타 플랙(Roberta Flack)의 버전으로도 유명한 'Will You Love Me Tomorrow?', 록앤롤에 대한 향수를 머금은 'Smackwater Jack' 등의 명곡으로 빼곡하게 들어차 있는 진정한 포크의 명반이다.